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발표하며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 등 주변국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접경 지역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비를 늘리는 등 전시 대비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국방부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일부 병력을 배치해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헝가리의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헝가리 국경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경을 방어하는 것과 인도주의적 임무를 준비하는 것이 동일하게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부는 접경 지역에 배치될 병력의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헝가리 국영 MTI통신에 따르면 티보르 벤코 헝가리 국방장관도 수일 내로 군사 장비들이 우크라이나와 접한 동쪽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충돌이 현재 분쟁지역에서 서쪽으로 번지면서 헝가리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파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서쪽에 위치한 폴란드는 방위비를 증액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날 자료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수도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비 지출을 확대하는 국토방위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앞서 해당 법안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는데, 러시아 상원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해외 파병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방위 태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독일 정부의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중단 결정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에 더 많은 징벌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폴란드 정부는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이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지배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카친스키 부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장관도 “엄격한 제재만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제국 건설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난민 대거 유입을 대비하기 위해 전투태세를 강화했다. 이날 야로슬라프 나드 슬로바키아 국방장관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마친 후 “전투태세를 높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쟁의 위협이 아닌 난민에 의한 잠재적 위협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드 장관은 최근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위협이 증가하는 등 하이브리드전(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주변국들은 방위를 강화하는 한편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에도 착수했다. 폴란드는 100만명 규모의 난민 유입을 예상하며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쪽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도 접경지 인근에 난민 수용을 위한 대도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50만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헝가리도 수만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