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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당신을 놓을 수 있기를

따뜻 |2022.02.26 22:27
조회 4,535 |추천 26

밤공기가 무척 차가웠던 겨울이 이제는 손을 흔들며 사라지려고 한다.


밤은 깊어가는데 마치 봄밤처럼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다. 이제는 봄이 오려나 보다.


술에 취한 나는 택시 뒷좌석에서 머리를 기댄 채로 밤공기를 들이 마셨다. 마스크를 쓴 상태였지만 이제 겨울은 이별을 고하며 점차 사라져간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따뜻한 공기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난 요즘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도 복잡하고. 느슨하게 풀어졌다가도 신경이 바짝 곤두서기도 한다. 초조했다가도 다시 안정되었다가, 또 다시 초조해지는 혼란스러운 날들의 연속이다.

3월부터는 새로운 환경이 나를 둘러 싸게 된다. 새로운 것들을 앞둔 내 마음은 설레는 것이 아니라, 초조하고 불안하다. 마치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봄이 오면 정말로 내 마음에서 당신을 놓아줘야겠다. 한 번의 다짐으로 잘 놓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아무튼 꼭 놓아줘야겠다.

이제 당신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당신이 나를 정말 사랑해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든, 그냥 당신은 나에게 인간적인 친절함을 보인 것뿐인데 내가 그것에 대해 착각을 하며 해석한 것이든지. 이제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고,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가 싶다. 결국 우리의 끝은 맞닿지 못한 노끈이 되어버린 셈인데.

그저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당신이 끝끝내 나의 이 한심하고 복잡하며 낡은 천조각을 닮은 사랑의 마음을 몰랐기를 바란다.


미움과 사랑이라는 양가적인 감정의 에너지를 함께 품고 있는 일은, 나를 너무 지치게 만들지만.


나는 당신이 너무 밉고, 그와 동시에 아직도 잊지 못해서 사랑하고 있다.
추천수26
반대수17
베플ㅇㅇ|2022.02.27 09:33
사람의 마음은 모순 그 자체인듯. 내맘을 모르길 평생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알아주길 바라고. 지극히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잊길 바라면서도 잊지 않으려 꿈을 꾸고. 행복을 빌어주면서도 나 없이는 무미건조하길 바라는 이기적인 맘. 동시에 내가 그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은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괴감과 함께하고 그도 나를 사랑할 것이라는 믿음은 나를 하찮게 여길것이라는 불안과 같이 피어오르니. 사람의 맘은 다 그런것인가 봅니다. 그러니 편하게 생각하세요.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안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함께 하지 못해 속을 태우다가도 함께 하게 되면 그도 고통스럽다 하지요. 그러니 함께 하지 못해서 편안하다 여기세요. 그러니 애써 힘들게 잊으려 마시고 겨울에서 봄이 오듯 자연스레 잊으세요. 시간은 신이 인간에게 준 저주이자 선물이니 시간을 두어 마음에 다른 싹을 틔우세요. 그러면 그와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닌 선물이 되고 싹이 틔지 못한 그 자리가 다른 꽃이며 나무로 가리어 질겁니다. 저에게도 그런 빈자리가 하나 있는데 혹여 그 사람일까 하며 오랜시간 흙을 채워봐도 그 자리엔 흙이 들어차지도 싹이 피어나지도 않더군요, 세상엔 아직 우리가 모르는 꽃도 풀도 나무도 많으니 맘에 드는 것을 꼭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 봄날의 기운을 느끼는 고운 맘을 고슴도치 같은 가시로 채우지마시고 봄의 향기로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그러니 본인의 마음을 한심하다 불쌍하다 여기지 마시고 어여쁘게 여겨주세요. 때가 되면 뭣보다 진하게 피어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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