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이 청와대로 입성한 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는 초임 검사 시절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도 했지만 그가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을 짓누르고 있다는 걸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국가의 최고 권력자 답게 마땅히 누릴 것도 많았지만, 가장 큰 톱니바퀴의 역할을 수행할 뿐, 기계 부품의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언가 손해를 보고있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ㅡ똑똑.
그 와중 누군가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젠장, 그 귀신같은 아가씨겠군. 석열은 표정을 가다듬었다.
"들어와."
석열의 예상대로 몸에 알맞은 정장을 잘 차려입은 비서가 냉랭한 표정으로 들어왔다.또각또각 낮은 구두굽 소리를 내며 적정 거리까지 들어온 그녀가 사무적인 투로 말했다.
"대통령님. 공식적인 일정은 모두 끝마쳤습니다만, 손님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석열은 그것이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업무 외 일정은 본인 선에서 칼같이 정리했던 그녀가 (나에 대한 배려라며 포장하는 건방진 행동이었지만, 나름 나쁘진 않아서 지켜보고 있던 참이었다.) 업무 시간이 끝난 뒤에도 갑자기 손님이 왔다며 나에게 보고하다니. 순간, 석열의 머릿속이 번뜩이며 한 가지의 가능성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설마? 석열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비서는 석열의 반응을 보고는 이내 모든것을 안다는 듯이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후후...그럼 전 이만."
그 손님이라는 자가 누군지, 어디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집무실을 나간 그녀에게. 석열은 의문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다. 그는 황급히 외투를 챙기고 별도의 공간을 통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가 기다리고 있을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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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찮타,,,이따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