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대 여자애 인생.. 어떡해야할까요?

ㅇㅇ |2022.03.22 21:17
조회 519 |추천 0
두괄식 글도 아니고 구구절절 글이 너무 길지만 읽어주신다면 무척 감사드릴 것 같아요
저한테 소중한 애라 간절한 마음으로 조언 구해봅니다

친구의 배경 및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24살이고 특성화고 졸업한 고졸이에요.
아주 어릴 때 엄마가 도망가서 아빠랑 단둘이 살아왔고 집안형편도 좋지 못해요.
고등학생 때까지 반지하에 살았고 (지금은 임대주택) 예전엔 나라에서 나오는 지원금도 받았어요 (지금도 받는진 잘 모르겠어요 친구가 수입이 있다보니)

아빠는 70대 초?로 알고 있고 일하실 수 있는 몸이 아니라 친구가 2인가구의 생계를 책임져요.
친구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작은 세무사 사무실에 취업해 3년간 일해왔는데, 사무실 폐업에 의해 타의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게 작년 초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 벌고 있어요

그리고 재작년쯤부터 또래의 연상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어요.
오픈카톡,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요.
이것만 보고 이런 애들 다 똑같지 하면서 내리지 마시고 계속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저도 정말 많이 혼냈어요
혼낸단 표현이 건방져보일 수 있으나 정신 나갔냔 말을 돌리고 돌려서 한시간 내내 뭐라했어요.
가정환경이 좋지 못한 여자들이 남자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수두룩빽빽하고, 그렇게 잘못 걸려서 인생을 송두리째망치는 여자 여러 매체에서 많이 봤으니까요
너 멀쩡한 놈이 그런 오픈카톡 통해서 여자친구 사귈 것 같냐, 너는 남자들한테 당하는 여자들이 뭐 뛰어나게 바보라 당하는 줄 아냐 부터 시작해서 여러분이 지금 혀 끌끌 차며 생각 중이실 그 모든 말. 저도 다 했어요
심지어 본인의 가정사까지 다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이 얘기 듣자마자 눈앞이 노래지는 기분 들면서 진짜 너무 참담했어요
말도 안되게 바보같이 착하고 정직하기까지 한 애라 그 남자한테 휘둘리기라도 할까봐 혹은 약점이 잡힐까봐 모든게 걱정되고 무섭더라고요

이렇게 제가 뭐라한 게 작년 초인데 아직도 안 헤어졌어요
그래서 사실 빨리 헤어졌으면 좋겠는데 정말 헤어지게 된다면 괜히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혹은 무슨 일이 일어나서 헤어진걸까봐 그냥 차라리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저는 친구가 짊어진 인생의 무게를 모르잖아요
알아도 수박겉핥기식이지 공감을 하지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놔두게 돼요

어릴 때 어머니가 도망갔고, 아버지의 가정폭력 아래서 컸고(분명히 문제고 어머니를 도망가게 만든 장본인이지만.. 웃기게도 친구를 진짜 많이 사랑하세요. 정말 끔찍이도 아끼세요. 그래서 친구도 당연히 아빠를 많이 사랑하고요.. 그냥 글로는 뭐라 설명이 안되네요. 친구의 인생을 망친 것도 아빠가 맞고 친구를 유일한 보호자로서 열심히 키워온 것도 아빠가 맞고 둘 다 맞아요), 집이 가난하단 이유로 같은 학교 친구들한테 얼마든지 놀림 받을 수 있는 동행 같은 프로그램에도 출연해봤고, 조금 크고나서 찾아간 어머니로부턴 다신 찾아오지 말란 소리를 들었고, 20살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었고, 다른 친구들 대학 다니거나 회사 다니면서 오직 자기자신만을 위해 돈 쓸 때 이친구가 버는 돈의 태반은 생활비로 지출되고 있고, 그러기 위해 아끼고 아끼고 또 아끼며 살아야하고, 돈걱정을 매일 해야하고,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르는 70대 아버지와 언제 세상에 혼자 남겨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렇게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도 잠시도 쉴 수 없는 몸

물론 저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저도 정확히는 몰라요
고등학생 때부턴 사는 지역이 멀어져 자주 왕래하지도 않았고 워낙 긍정적이고 밝게 사는 친구라 이런 얘기를 나눌 겨를도 없거든요
그런데 저것들은 그냥.. 다 알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힘들어도 안 힘든 척 살고 있는 거란걸 아니까.. 뜬금없지만 해외는 커녕 제주도도 한번 못 가본 애거든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니까 그렇게라도 누군가한테 의지하고 싶은가보다 싶고 (사실 이거부터가 위험한 거지만..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 당장은 친구가 남자친구의 존재?에 큰 위안을 받는 거 같아서)

그래서 더이상 연애 관해서는 잔소리를 안해요

그런데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는 게 벌써 1년이 넘었잖아요.. 이게 너무 걱정돼요
직종은 물경력에 가깝겠지만 그래도 나름 3년의 근무경력도 있고 (그냥 이정도로 끈기있단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걸 살려서 다시 재취업을 하면 좋겠거든요
어쨌든 본인 직장이 있어야 어디가서 당할 가능성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서요
직장이라도 있어야 얘가 조금더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직 전혀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뭘 준비는 해야할 거 같거든요?
근데 뭘 준비하라고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마음 같아선 전산회계 1급이라도 따라고 하고 싶은데 공부머리가 있는 애도 아니고 제대로 공부해본 적도 없는 애거든요
얘가 공부만 똑바로 할 마음이 있다면 제가 전산회계 학원비도 다 대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닌걸 아니까.. 학생 때도 안했는데 지금은 더더욱 돈까지 벌어야해서 바쁘니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그럼 또 뭐가 있을까요? 지금 이친구가 뭘 해놔야 주어진 환경에서 그나마 그래도 좀 더 나은 길로 갈 수 있을까요?

그래도 아주 멍청하거나 머리가 나쁜 앤 아니라, 조금만 돌아서 돌아서 가는? 좀 쉬운? 공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물론 본인이 노력한단 전제 하에서요

마음 같아선 제가 친구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주고 싶은데 저도 그래봤자 시야가 조금 더 넓은 수준의 동갑 밖에 못돼서 어려워요
지금 친구가 노력을 쏟는다면 반드시 도움이 될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 뭐가 있을까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