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꿈에 페트라 니가 나왔더군. 너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꿈이 너무 생생해서… 꿈이라고 인지하지 못 할 만큼 생생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 꿈에서 나는 평소처럼 서류를 검토했고, 너는 그런 내 옆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꿈에서 깨니 눈물이 흐르더군. 다른 녀석들이 볼까봐 급하게 닦았다. 어제는 니가 꿈에 나와준 덕분에 덜 외로웠다. 꿈에서 니가 내 옆을 든든히 지켜줬으니까. 외롭지말라… 이런건가. 아무튼 니가 나를 걱정하고있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은 꿈에서 널 볼 수 없었다. 매번 나올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기대를 했었나봐. 허무한 마음에 오늘은 유독 힘이없었다. 하루종일 멍해져서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책상에 엎드려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리더군. 니 방에서 유서를 발견했다고 신병이 내게 가져다주었다.
우리는 매번 벽외조사에 나갈 때 마다 유서를 쓰니까 니 유서는 아버지에게 쓴 편지일거라 생각했다. 신병에게 너희 집으로 편지를 보내라고 말하려했는데 봉투에 쓰인 내 이름을 봤다. 너는 매번 이렇게 나에게 편지를 써온건가?
니 유서를 들고 나는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어. 이 편지는 니가 나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니까. 이걸 읽으면 이제 니가 나에게 전하는 말은 영영 없을테니까. 그래서 니가 너무 사무치게 보고싶은 날에 꺼내보기로 했다.
아직 니가 나에게 남긴 말이있다는게 나에게는 참 위로가되고, 살아갈 힘이 된다. 니가 어떻게든 나를 살게 만들려고 애써주는 것 같아 고맙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니 생각에 괴로운 날들이 많을거다. 그럴때마다 나는 니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것을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버틸거야. 우리 관계가 아직 끝이 아니라는거니까. 내가 모르는게 있다는 거니까.
앞으로 오늘 같이 니가 너무 그리운 날은 편지를 쓰면서 마음을 달래겠다. 하지만 도저히 진정이되지않을 만큼 니가 보고싶은 날에 그때 편지를 읽어보겠다. 니가 이 편지를 읽는다고 생각을 하면 위안이된다. 나는 이제 의지할 곳이 생겼기에 다시 열심히 살아보려고한다. 그러니 너도 건강하게 잘 지내라. 끝까지 나에게 힘이 되주어 많이 고맙다. 그리고 꿈에서처럼 늘 환하게 웃어라. 니가 그곳에서 잘지낸다고 생각해야 내가 안심이된다.
내일 신병교육이있어서 이번 편지는 쫌 짧을 것 같다. 어쩌면 너에게 매일 편지를 쓰게 될지도 모르겠군. 말도 안되지만 이 편지가 너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에 정성으로 쓰고있다. 또 꿈에 나올 수 있으면 언제든지 나와라. 그땐 내가 꼭 하고싶은 말이 있으니까. 우리 또 만나자. 페트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