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구/절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 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도종환》
비스듬히
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5분 느낌
비스듬히, 바라보세요.
똑바로 바라보다가도, 슬며시 옆으로 돌아가 한번 바라보세요.
지금 당신이 비스듬히 바라본 그 사람의 모습이 어떻습니까?
난, 너무 똑바로 보는 데에만 익숙한게 아닐까요?
난, 너무 직선적이고 까다롭지는 않은가요?
내 몸을 약간 기울여, 비스듬히 그 사람과 기대어 보세요.
꽉찬 둥근달보다는,
약간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다소곳이, 살며시 얼굴을 든 달의 모습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인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기대어 산다는 것은, 의지한다는 것이기보다는,
그 사람이 내 곁에 있는 존재의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병하 드림(^◀▶^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