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고 눈을 뜨기 전인데 그 사람 생각이 남
눈을 뜨고 나면 머리 맡에 뒀던 휴대폰으로
혹시 카톡이 오진 않았나 전화가 오진 않았나를 확인함
하지만 역시 그 사람에게선 연락이 오지 않음
만날 땐 시도 때도 없이 하던 카톡인데
그렇게 자주 하던 카톡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허무함과 비현실 적인 괴리감이 동시에 느껴짐
일어나서 씻으려고 거울을 보는데
초췌해진 얼굴이 눈에 들어옴
근데 눈에 들어오기만 할 뿐 생각은 그 사람한테 가있음
정신차리자 하며 폭풍세수를 하고 나와 스킨 로션을 발라 봄
향이 좋아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듯 함.
하지만 금세 이 로션을 바르고 그 사람을 만나던 게 생각나서 급우울해짐
그래도 밥은 먹어야겠지하며 밥을 한술 떠봄
넘어가질 않음 억지로라도 먹으려다 화장실로 달려감
헛구역질하며 먹은거 다 토해냄
왜 이러는지 나도 알 수가 없음
나와보니 식탁 위 초라하게 남겨진 밥그릇과 반찬들이 보임 이게 뭐라고 울컥하는 기분이 듬
하지만 참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니까벌써부터 이러면 큰일 난다는 걸 본능 적으로 알고 있음
출근을 하기 위해 밖을 나감
아직 차갑지만 봄이 오는 냄새에 그 사람과 꽃놀이 가기로 했던 기억이 떠오름
잠시 걸음을 멈춰 봄
의미없이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내뱉으며 씩씩한척 정류장으로 향함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주변 모든 것들이 나와 동떨어져 있음을 느낌
버스가 오고 자리에 앉음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밖을 내다보는데 사람들이 참 바쁘게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됨
평소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것들임
곧 사람들이 버스 안에 가득 참
하지만 왠지 나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듬
이 많은 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을 보면 뭔가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들처럼 느껴짐
버스가 서고 회사에 들어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우울한 표정이었지만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활기차게 인사를 건냄
미소도 지어봄
일을 핑계로 그 사람 생각을 잊어보려 하지만
내 눈은 의지와 상관없이 분당 2-3회로 돌아가며 폰을 힐끔힐끔 쳐다봄
그러다 의미없는 기대를 하는 것 같아 한숨 한번 푹 쉬고 휴대폰을 뒤집어 놓음
뭔가 내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스스로 기특해함
꾸역꾸역 일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됨
4시간 동안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는 거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낌
다른 한편으론 혹시 카톡이라도 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에 휴대폰을 뒤집어 봄하지만 카톡은 없음
속으론 기대해놓고 겉으론 피식 웃으며 그럼 그렇지 하며 어깨를 한번 으쓱 해봄
동료들이랑 밥을 먹고 나와 커피를 들고 거리를 걷는데
동료들의 얘기가 들리지 않음
소리는 들리는데 내용이 귀에 박히지 않음
시선은 온통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가 있음
커플이라도 보이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름
회사에 복귀해서 다시 힘을 내봄
왠지 일하는 시간엔 그 사람도 바쁠거라 생각해
저녁 이후에 연락이 올거라는 기대를 애써 해봄
드디어 퇴근시간이 됨
동료들에게 씩씩한 인사와 미소를 띠며 헤어진 뒤 버스에 올라 탐
거리에 커플들이 너무 많이 보임
갑자기 열병이 온것처럼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멍한 상태가 됨
버스에서 내려 집에 돌아옴
텅비어 있는 집을 보니 참아왔던 그리움이 해일처럼 밀려듬
들고 있는 폰을 확인해보지만 역시 연락은 오지 않음
기분이라도 전환할겸 샤워를 꽤 오랫동안 함
개운한 몸으로 나와 이때부터 그 사람 카톡을 시도때도 없이 확인함
프사가 바뀌진 않았는지
상태메세지가 바뀌진 않았는지
뭔가 의미있는 음악을 달아놓진 않았는지
혹시 새로고침이 늦어서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새로고침도 수차례 눌러봄
답답한 마음에 헤다판에 접속해봄
나와 같은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다 댓글을 남김
'그래서 다시 만나셨어요?'
'네 저희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뭔가 내일처럼 기쁘고 축하해줌
나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처럼 느껴짐
하지만 이미 알고 있음
저 사람과 나는 같지가 않다는 걸
두 시간 정도 서핑을 하다 보면 나 같은 사례는 수두룩 하다는 걸 깨닫게 됨
그리고 잘 된 경우는 처참할 정도로 적다는 것도 알게 됨
소파에 앉아 멍한 상태로 휴대폰만 들고 있음
뼈에 사무칠 듯 그립다가도
한번은 연락을 할수도 있는거 아냐? 하며 탓을 하기도 함
사랑을 하긴 한 걸까.
이렇게 쉽게 끊어 버릴 수 있는 건가.
다 내 탓이야.
다 니 탓이야.
연락 좀 해주지.
내가 먼저 해볼까?
별의 별 생각을 다하다 보니 어느덧 시계는 밤 11시
일은 가야하기에 침대에 누움
하지만 잠이 안옴
옆으로 돌아누워 다시 카톡을 확인해 봄
여전히 바뀐 건 없음
한심한 내 행동에 화가 나지만 방법이 없음
진짜 자려고 다시 돌아 누움
근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옴
가슴이 너무 시려서 으스러질거 같음
참지도 못할거면서 끄윽끄윽 되다가
결국 이불 끌어 안고 펑펑 움
한참 울다보니 조금 마음이 진정 됨
우느라 지쳤는지 어느새 잠에 빠져 듬
시간은 흘러 눈을 감은 상태로 잠에서 깸
마치 잠에서 깨길 기다렸다는 듯
그 사람 생각이 남
눈을 뜨고 현실을 마주함
다시 똑같은 하루가 반복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