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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지적장애인에게 홍삼 강매하고 당당한 회사

ㅇㅇ |2022.03.26 20:31
조회 1,041 |추천 12



장애인 가족을 둔 분들 꼭 조심하세요.
공익을 위해 작성합니다.

저희 삼촌은 지적장애 1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연령은 6세 정도에 말도 굉장히 어눌해 딱 보기에도 중증 장애를 앓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죠.

그런데 3월 24일, 삼촌이 자주 가는 복지센터에 갔다 오는 길에 홍삼을 들고 온 겁니다.
당연히 복지센터에서 줬다고 생각한 저희는 삼촌이 내민 한 종이에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대체 어디서 이런 걸 강매당한건지 멘붕 상태였죠.
하지만 지적장애1급인 저희 삼촌은 본인이 어떤 일을 했는 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냥 홍삼을 줄테니 무슨 카드를 달라고 했고
휴대폰 번호만 알려주면 된다...
대충 삼촌의 말을 정리해보면 이렇더라구요.
(평소에 삼촌의 말이 매우 어눌하여 가족인 저희조차 잘 알아듣지 못하여 정확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삼촌은 돈이라곤 약간의 현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적장애 1급에게 카드를 줄 순 없으니까요)
카드를 달라는 말에 본인의 복지카드를 준 모양이었습니다.



삼촌의 복지카드입니다.
주민등록번호(뒷자리까지), 이름, 주소 모두 이걸 보고 적은 것 같았습니다.
전화번호는 삼촌의 휴대폰으로 판매자가 판매자 번호로 전화를 걸어 삼촌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고 하고요.

이렇게 완성된 계약서로 우린 물건을 줬으니 값을 지불해라...
아마 이게 저 홍삼 판매원들의 목적이겠죠?

당연히 이 사태에 화가 난 저희는 곧장 계약서에 적힌 대표 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우선 본사가 아닌 단순히 판매원들의 독자적인 행동일 수 있으니, 본사에서 판매원들에게 교육을 시키냐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네'
화를 꾹 참고 다시 물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장애인에게도 홍삼을 팔으라고 교육시키세요?
그러자 본사 측에서는 '저희는 상대하는 고객이 많고 거의 노인들인데 어떻게 한 명 한 명 장애인이냐고 물어보고 팔아요?' 였습니다.
(집안에 노인 있으신 분들도 꼭꼭 조심하세요!)

여기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면,
저희 삼촌은 말이 매우 어눌하여 가족인 저희조차 알아듣기 힘들고, 판매원이 카드를 달라기에 장애인 표시와 '장애 1급'이라 표시되어있는 복지카드를 판매원에게 줬었죠.
그리고 저희 삼촌은 50대 초반으로, 전혀 나이 때문에 언어적으로 문제가 있을거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다시 본사에게 말이 어눌해서 말하기만 하면 누가봐도 장애인이고 복지카드도 줬는데 어떻게 장애인인걸 모르고 팔았다는 말이 나와요? 라고 한 번 더 물어봤습니다.
본사 측 직원은 그걸로 장애인인걸 어떻게 아냐며 당당한 말투로 대답하더라구요.

ㅋㅋㅋㅋ하 솔직히 모든 사람한테 장애인이냐고 물어보고 팔아야하냐는 말도 어이없었는데
말 하자마자 알 수 있을 정도로 중증 장애인이어도, 복지카드를 줘도 장애인인걸 알 수 없다니ㅋㅋㅋㅋㅋㅋㅋ
본사가 저 따위 자세로 나오는데 당연히 화가 나겠죠?

어이없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 점점 언성이 높아지니
본사 측 직원은 왜 소리 높이냐고 적반하장ㅋㅋ
말하는 걸로도 중증장애인인걸 모르는 회사라 그런지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르나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난 저희 어머니 대신 제가 통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소 귀에 경 읽기를 하는 것 같아 차분히 본사측 직원의 말을 들어줬습니다.
제품을 팔 때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물어본다는 말만 한 7번을 했는데 또 하길래 본사 측에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본사: 그 쪽도 똑같은 말만 하고 있잖아요. 라고...ㅋㅋㅋㅋ
어이없는 답변에 저는 제 동생이랑 말싸움 하는 줄 알았어요

당연히 장애인에게 물건을 강매한 걸 인정하고 사과받고 환불 받으려 전화를 하는 건데, 같은 말만 반복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그래서 더 들어주지 못하고 '딱 봐도 장애인이라구요' 라고 한 마디 시작하니 본사 측이 말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지 저랑 동시에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덕분에 중간에 뭐라는지 하나도 못 들었네요(아쉽ㅠ)

결국 똑같은 말만 반복된 20분 가량의 통화가 이렇게 종료되었습니다.
통화내용을 정리하자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본사: 판매원들 우리가 교육함, 지적장애1급이어도 우린 장애인인걸 알아챌 수 없음, 복지카드를 봐도 장애인인걸 모름, 우린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뒷자리까지?!) 주소만 필요했을 뿐임, 우린 잘못없고 니네가 화내니까 반품은 해주겠음

저희: 장애인인걸 어떻게 모르나, 말이 굉장히 어눌하고 복지카드도 줬는데 장애인인걸 모른다고? 사과하고 반품해줘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분이나 통화했는데 간결하네요.

본사 측 직원은 장애인에게 강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본사는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통화 후 30분 정도 지났나, 본사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님이 화내셔서 저도 화나서 소리 냈고(?) 죄송하고 반품은 해주겠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이후에 통화를 한 번 더 했는데,
본사 측에서 저희 삼촌이 또박또박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게
'돈을 줄테니 홍삼 저한테 주세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가족인 저희도 평생 다 못 알아듣는 삼촌의 말을
처음 만난 판매원이 알아들었다는 기괴한 말도 살다보니 듣게 되네요.

반품도 저희가 직접 판매점에 가서 놓고와야했습니다.
시의적절한 사과도 받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저희 삼촌은 저를 비롯해 많은 가족과 함께 살고있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되는 강매에 대처(라기엔 모두 가족이 했지만요)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장애인 분들은 모르고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본사 측과 통화 중 노인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걸로 보아, 강매의 주 타겟층은 노인분들이 아닐까 하는데요.

주위에 사리분별이 어려운 노인분들이나 장애인분들이 계시다면 꼭, 강매에 이용되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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