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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연애 후 이별통보

martin |2022.04.25 21:25
조회 7,244 |추천 0
공감도 쓴소리도 모두 감사합니다.
제 3자가 보시기에 지금의 제 상황은 가망이 없을까요?
글이 좀 깁니다. 
시간 나시는 분들은 읽어보고 한마디만 본인 생각 남겨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와 10년을 가까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헤어졌습니다.
제 직장때문에 여자친구와는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고 그게 헤어지기 5개월 쯤 전의 일입니다.
이런 저런 조건에 저는 현재의 직장에 취직하게 되었지만, 최종면접 전화를 받을 때 옆에 있었던 여자친구가 조금이라도 싫은 내색을 했다면 지금의 직장을 다니진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이렇게 빨리 찾아온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그런데 떨어져 지낸지 5개월쯤 후,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잘 전화하던 여자친구가 어느날은 전화를 걸자마자 울기 시작하더니 잠시 시간을 갖자고 합니다.
어안이 벙벙했어요. 이게 통보인가? 멀리 떨어져 지내 많이 만나야 2주에 한 번 꼴로 만나는 일상속에서 예측하지 못한 여자친구의 말들이었기에 통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주일여의 시간을 갖고, 볼수있냐는 여자친구의 연락에 바로 운전대를 잡고 몇 시간을 달려 여자친구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많이는 아니어도 10년동안 이런 위기가 한 두번은 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화해할 마음의 준비가요. 
근데 그 날 만난 여자친구는 제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20분을 땅만 바라보다가 "혹시 우리가 멀리 떨어져 지내서 이렇게 된걸까" 물어봤습니다.
여자친구는 우리가 멀리 떨어지기 2달정도 전부터 이별의 고민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매일같이 너를 만나러 오는게 방법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텐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구나?" 물으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헤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이여자와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10년을 만났으니까요.
제 여자친구는 비혼주의였습니다.
어떻게든 사회적으로, 남자로서 멋진 사람이 되어서 이여자를 설득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별로 모든게 무너진 순간,
"나랑 헤어지게 되면 누군가와 결혼하고 살게 될 것 같냐"고 제가 다시 물어봤습니다.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라는 여자친구의 답변에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여자친구에 대한 실망도 컸지만 제 스스로는 무력함, 구체적으로 자존심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반은 저의 의지로, 반은 능력 없는 제가 여자친구를 붙잡는것 같은 미안함에 이별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5개월을 익숙한 여자친구 없이 살았습니다.
진심으로 잊어보려 노력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저는 정말 괜찮은 여자도 만났고 진심으로 호감을 가지고 만났지만
10년을 만난 전여자친구와 결국 자꾸 겹쳐보여 3달가량 사귀고 이별 했습니다.



결국엔 잊지 못하고 다시 연락한 10년된 여자친구에게도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와 헤어지고 1주일 후에 알게되어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헤어지고 1주일 지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난 전여친이나 3달지나서 만난 저나 도긴개긴이겠죠.
어쨋든 그날 제가 들은 대답은 
본인이 티내지 않고 혼자 끙끙 앓다가 통보하듯이 이별하게 되어 미안하다,
반쯤은 연락이 오길, 반쯤은 연락이 오지 않길 바랐다,
나도 너로 인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진지하게 홀로 결혼 생각도 많이 하였었다,
그치만 너와는 예전의 죽고못살던 때의 감정으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
지금 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하지만 너를 좋아한것 만큼 좋아할 자신이없다,
하지만 지금남자와 진지하게 만나고 있으며 헤어지더라도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대답이었습니다.
말투는 따뜻했지만 내용은 여지를 전혀 주지 않는 날카로운 단어들이었습니다.



민망하고 쓰레기같지만 저는 그남자와 헤어지고 다시 돌아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도 얘기했습니다.
지금 남자때문에 나를 다시 안만나는 것이 아니며 그냥 더이상은 우린 어려울것 같다 합니다.
저는
너를 잊고 살 자신도 없고 쉽지도 않을 것 같다,
잘지내길 바란다
고 하고 마지막 연락을 끊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헤어질때'쯤'도 아닌 이별을 통보하는날의 갑작스러운 여자친구의 태도변화, 
그리고 1주일이라는 애매한 다음연애까지의 기간 때문에
환승 이별을 당한게 아닐까 느낌이 듭니다.



환승이별을 당했다는 뇌피셜에 혼자서 전여자친구 원망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끙끙 앓아서 미안하다고 하면 전부냐, 통보당하는 입장은 어떨지 생각해봤냐 화도많이 났습니다.
지금은 배신당했다는 분노도 남아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자초하고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왜 혼자 끙끙 앓고 힘들게 내버려만 뒀는지, 
어쩌면 내가 먼저 해주길 바랬을지도 모르는 많은 말들을 나도 기다리고만 있던건 아닌지 등등.



전여자 친구는 언제나 목표가 있는 제 삶을 멋지게 봐주고 존경해줬는데
여자친구가 사라지니 목표가 없는 인생이 되어버렸고 좋아하던 모든것들이 재미가 없습니다.
전여자친구와의 행복이 저의 가장 큰 목표였단걸 헤어지고 깨닳았음에 제 자신에게 육성으로 욕도 많이 합니다 ㅋㅋ



마지막 연락하는 날까지만 해도 진짜 우린 다시 만날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망상에 마음이 약해집니다. 진짜 우린 끝인걸까?
다시 연락하면 흔들리지 않을까? 



다시 연락해도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던 제 생각이 맞을까요?
위에 전여자친구의 대답들은 이미 헤어지고 두 번의 대화에 걸쳐 들은 대답들입니다.
지금의 제 상태에선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해서
자칫하면 스토킹이 되는게 아닐까 두려워서 이 글을 쓰는 마음도 있습니다.



전여자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뭔들 못할까요,
근데 그게 안되더라도... 어떻게든
지금의 생활을 끝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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