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글을 쓰는게 처음이라 문체가 어색합니다. 그래도 정말 여기에라도 기대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 부디 읽어주세요. 그리고 진심 담아서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에 사는 남자입니다. 미성년자이구요. 성인분들은 여기부터 미자(미성년자)가 대체 뭘 안다고 벌써 이런 글이나 쓰냐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공부 해야하는 나이 아니냐 깔끔하게 정리해라 라고 조언을 남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맞아요 공부해야 하는 나이죠.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 문제는 차치하고 조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들어주세요.
서울에 사는 남자인데,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원래 한사람한테 정말 푹 빠지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이 사람만은 놓아주지 못하겠다 싶을정도의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전여친이 되어버렸죠. 전여친이자 가장 가까운 여사친. 저희는 정말 아프게 연애했어요. 미자임에도 서울-부산 연애를 해내야 했거든요. 여기부터 저희가 서로를 어느정도로 믿었는지 가늠이 가리라고 믿습니다.
서울-부산 장거리, 성인도 하기 힘들다는 연애에요. 방학 때야 많으면 2번 볼 수 있고 학기중에는 아예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죠. 그래도 꿋꿋하게 연애했습니다. 그만큼 많이 사랑해요, 오글거리지만. 양쪽 부모님 모두 보수적이셔서 집에서는 전화 한번 하기가 힘들고 학생이다보니 연락은 주로 새벽에 겨우겨우 하는 연애였지만 서로가 힘들 때마다 서로한테 기대면서 장문의 편지든 작은 선물이든 보내주며 버텼습니다. 가장 좋았던 추억을 꼽으라면 서로에게 처음 애칭을 불렀을 때. 갑자기 자기야라는 말을 들으니까 평소에는 제가 오글거리는 말을 해왔는데 엄청 설레더라구요.
오글거리는거 싫어하시는 분들께서는 여기부터 읽을만하실 겁니다. 왜 헤어졌는지 얘기할 거라서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여친이 바람 비슷한걸 했습니다. SNS에서요. 그때가 여친이 열심히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이 끝난지 얼마 안됐을 때라 준비기간에 연락하고 싶어도 방해될까 꾹 참아왔던 저는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새벽까지 얘기하기로 약속도 했고요.
근데 일찍 자더군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조금 서운할 뿐이고.. 근데 기분이 묘했어요. 뭔가 불안한? 왜 남자도 감이라는게 있잖아요. 잘 맞지는 않지만 애정표현이나 애칭 불리는 빈도도 너무 줄었고 제게 주는 관심도 적어졌습니다. 장거리다 보니 불안한게 당연하지, 시험이 막 끝났으니까 이런 것까지 생각하기가 힘든 상황일거야 라며 애써 제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그냥 SNS를 켜서 전여친을 몇번 태그하고 게시물도 읽다가 문뜩 여친의 부계정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예전에 일이 있어서 차단해뒀던, 여친은 더이상 사용 안한다던 부계정. 보니까 팔로워가 2명이 있는데 하나는 그냥 유머 계정이고 다른 하나는 남자였어요. 그사람한테 연락했죠. 몇 분 전에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라 바로 디엠이 왔어요. 그리고 제가 남친임을 밝히고 이야기를 하니까 연락한 기록을 주면서 자주 연락을 했었다-고 했어요. 웃기게도 자격증을 준비하느라 연락도 잘 되지않던 그 시기에 연락을 가장 많이 했더라고요. ㅋㅋ
순간 이성을 잃어서 그 새벽에 카톡으로 상처되는 말들을 잔뜩 내뱉고는 헤어짐을 통보했습니다. 근데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까 너무 심한 말들을 내뱉었고 메세지를 삭제할 수 있는 5분이 지나버려서..ㅋㅋ 머리는 더 복잡해졌어요. 그래도 어쨌든 그 상황에서 전 전여친이 바람을 폈다고 확신했으니까(증거가 있으니까) 뭐 어때 라고 치부해버리고 전부 차단하고 신경을 껐어요. 결국 한숨도 못 잤지만...
바로 다음날 문자로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이렇게 연락하는것도 이기적인거 아는데 한번만 들어달라- 이런 내용이였고 얘기를 좀 나누다보니 결국 재결합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바람까지 갔던것도 아니고 자기 친한 남사친인거 전부 인증했어요) 제가 그러면서도 너무 힘들어서 그냥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하루만에 사라진 믿음이 다시 돌아올리도 만무하고 충격도 워낙 컸으니까요. 버티기 힘들었어요 그냥 대화하는거조차.
그냥 그렇게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다가 일주일 뒤에 장문의 연락이 왔어요. 진짜 그걸 읽으면서 펑펑 울었고 이야기가 길어지고 길어지다 보니 친구라도 하기로 결론이 났어요. 서로가 없으니까 너무 공허했으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랬어요.
한참을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충격도 가시고 믿음도 다시 생기고, 슬며시 좋아하는 마음이 다시 올라왔어요. 바람 비슷한걸 한 사람에게 그러는게 가능하냐라고 하실텐데 그만큼 생각이 없는게 아니고 그만큼 좋아한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다시 고백을 했는데 뻔하게 차였죠 ㅋㅋㅋㅋ 그걸 2번 정도 더 했어요(좀 비참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접혀서 정말 친구로 지내는데,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다 걸고 공부해보고 싶다. 그래서 공신폰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전여친에게도 말했더니 그럼 연락 잘 안되지 않느냐며 되게 싫어하더라구요. 전여친은 문자료, 전화료 제한이 있어서 카톡이나 디엠이 아니면 연락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리고 그날 저녁에 고백을 받았어요. 근데 성인이 되면 사귀자고. 아마.. 공부하는거에 뜻도 있고 장거리에 부모님 문제까지 겹쳐서 현실적으로 연애하는게 어렵다는거 알고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백을 받고 여친네 학교가 이제 막 중간고사 기간에 들어가면서(저는 끝났지만) 연락이 힘들어졌어요. 그래도 괜찮았던게 줌으로 같이 공부하면서 같이있는 것처럼 느끼는 시간이 꽤 있었다는 거죠. 그것마저도 전여친이 시험주간이 되니까 못했지만요.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전여친이 목표한대로 성적은 안 나왔고 힘들어하는걸 보면서 저는 위로해주는게 먼저였고, 또 전여친은 엄청 예민한 상태여서 크고작은 싸움도 계속 일어났거든요. 그래도 시험기간 끝나면 전처럼 좋아질거라 믿고 기다렸습니다.
근데 ㅋㅋ 노느라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거기다가 전에 악몽을 반복하듯 애정표현도 애매해졌고요. 그래서 어제 슬며시 말했습니다. 혹시 전보다 식었다거나 하면 말해달라고. 근데 전여친은 그냥 장난이라고 왜그러냐고 받아쳤어요. 거기서 그냥 끝내고 가벼운 얘기나 했다면 좋았을텐데 심적으로 계속 불안해서 횡설수설 하면서까지 예민한 얘기를 꺼냈어요. 왜그랬냐면 연애도 썸도 아니지만 서로 사랑하는 상황에서 저는 혼란스러운데 확신, 아니 그보다도 사랑해 한마디도 먼저 나오지 않았던 전여친이였기에 그냥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솔직하게 까놓고 얘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문제는 이게 감정이 격해져서.. 서로 또 상처주는 말을하고 전에 연애얘기, 과거얘기 같은 예민한 얘기들이 나오면서 또다시 서로가 너무 힘들어졌고, 일주일간 시간을 갖자는 얘기까지 나왔어요. 여친이 시간을 갖자는데 어떻게해야 할까요만 얘기하면 되는데 뭘 이렇게 길게썼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이유를 말씀드리면.. 물론 복잡하지 않은 사연 없겠지만 저로서는 이것조차도 많이 가감해서 적은 사연이고 이렇게 다 털어놓아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조언해주실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대체 어떻게하면 좋을지.. 전 끝내고싶지 않거든요. 상처주고 싶지도 않고 받고싶지도 않고 이제는 제가 왜 그랬는지조차 사실 이해가 안가요. 애정결핍인건지.. 사연에 관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냥 진지하게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글에 들어나는 것보다 너무 힘들어서요.. 부탁드립니다. 다시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