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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고싶다 사랑해

쓰니 |2022.05.15 03:28
조회 1,889 |추천 4
내가 기억하는 네가 이별을 준비했던 때는 그때였던 것 같아. 피곤하다며 보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던 그때.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보던 날짜가 일주일에 한 번, 이주일에 한 번으로 변해갈 때, 연애 초반의 너를 생각하며 너는 그럴 리가 없다고 많이 피곤한가보다 하고 더 잘해주려 노력했어. 너 직장 때문에 고민했잖아. 그러다가 언제쯤인가 난 항상 널 바라보는데 넌 다른 곳만 바라보더라고. 연애 초반, 아니 중반만 해도, 아니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 되게 달달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을 마주치는 횟수가 줄고 눈을 바라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 권태기일 거라고 이것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어. 나에기는 권태기가 가벼웠는데, 우리의 시간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거라고 생각했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너한테는 아니었나보더라. 어쩌면 무게를 견딜 이유조차 없었던 걸까. 애정표현이, 스킨쉽이, 연락이, 만나는 횟수가. 이 모든 게 점점 줄어드는 걸 보면서도 오래 만났으니 예전과 똑같을 수가 있을리 없지 하고 넘겼어.

알잖아, 나한테 넌 내 세상이었어. 우리 아빠 장례식장에서 날 지탱해준 게 너였고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 그래서 나한테 넌 그냥 남자친구 그 이상이었던 것 같아. 너를 통해서 그리웠던 아빠를 떠올렸고 너를 통해서 세상을 봤고 그래서 그만큼 더 힘들었어. 그거 알아? 나한텐 애정표현도 조심스러웠던 거. 애정표현이 너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10번 중 5번, 3번만 했던 거. 나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너를 놓을 수가 없었어. 그게 널 지치게 만들었을까. 헤어지자고 하더라. 권태기 같다고, 극복할 수가 없다고. 미안하다는 그 말이 참 쓰리더라고. 나는 너와의 미래를 생각할 때, 너는 나와의 이별을 생각했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 방 곳곳에 너의 추억이 남아있고 내 몸 곳곳에 너와의 추억이 박혀있어서 도저히 뭘 할 수가 없었어. 헤어지고 며칠은 밥도 못 먹었고 물도 못 마셨어. 병원도 다녀오고. 그냥 숨 쉴 틈만 있으면 울었던 것 같아. 그러다 너가 다시 만나자고 할 까봐, 그때가 되면 너무 말라보이면 안 되니까 마음 다잡고 밥도 먹고 일상생활도 했어. 기다리면 네가 올 것 같아서. 웃기지 무너진 것도 너와의 이별 때문인데 일어나는 이유가 너라니. 근데 그렇게 조금 견딜만 해지니까 다시 실감이 나더라. 아 넌 돌아오지 않는구나. 그때부터 내 시간은 여기 멈춰있어. 그래도 있잖아, 가끔은 말이야 우리가 행복했던 그 시간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나는 내가 못 해줬던 것들만 생각나더라고. 요새 날씨가 밤에는 춥더라. 옷 걸칠 것 들고 다녀. 잠도 푹 자고 좋은 사람도 만나. 내가 엄두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 그래서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만나. 많이 사랑했고 사랑해.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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