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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방화 참사 변호사,직원 사촌 사망

ㅇㅇ |2022.06.09 18:16
조회 77 |추천 0
“우리 애들 아빠 여기 있나요? 온종일 전화가 안 돼서요…. 뉴스에선 사고 때 다른 곳 출장 갔다던데 없는 거 맞죠?”

9일 오후 3시 대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중년 여성이 황급히 장례식장 관계자를 찾더니 “사고가 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의 아내”라고 울먹였다. 그는 “남편에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락이 안 된다”며 “우리 남편은 넥타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여성도 장례식장 문을 열고 들어와 “사무실 직원인 남편이 사망했는지 확인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내 두 사람은 “어떻게 우리가 여기서 만나냐”고 손을 잡았다.

이들이 찾은 장례식장은 이날 오전 수성구의 한 법조건물 폭발 및 화재 사고로 숨진 7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사망자는 변호사 1명과 직원 5명, 방화 용의자 1명이다. 유족들이 도착하자 수성구 관계자가 사망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신원 확인을 시작했다.

사고가 난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A씨의 아내는 사진을 보더니 “우리 남편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B씨의 아내도 “얼굴이 헷갈린다”고 했다. A변호사와 B씨는 사촌지간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구 관계자는 “사망자 중에 얼굴이 닮은 분이 있는데 두 분 다 사망하셨다”고 말했다. 순간 바닥에 주저앉은 유족들은 “내 가족이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모르겠다”고 울부짖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55분쯤 수성구 범어동 5층짜리 법무빌딩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졌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변호사 사무실이 몰려 있는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와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50대와 진화인력 160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여 20분 만인 오전 11시17분쯤 불을 껐다. 부상자는 연기 흡입 등 경상 40여 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중 18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화재 사건으로 50대 방화 용의자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분석 등을 통해 방화 용의자가 손에 인화물질을 든 것을 확인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용의자의 시신도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으며, 용의자의 유족이 왔으나 혹시나 모를 충돌을 대비해 격리 중”이라며 “유족이 모두 도착하는 대로 장례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법률사무소의 70대 사무국장은 이날 장례식장을 찾아 “해당 사무소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가 지금은 보수를 받지 않고 일을 봐주고 있다”며 “오늘은 오후 출근 예정이어서 화재 당시 사무실에는 없었는데 신원 확인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숨진 직원 중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친구가 있는데 무슨 이런 일이 생겼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방화 용의자는 불이 난 변호사 측 의뢰인이 아니라 상대 변호사 측 의뢰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용의자가 민사 사건으로 법적 다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불리한 입장이 되자, 상대 변호사 측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닌가하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송 과정에 불만을 품은 용의자가 변호사사무실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대구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이 사건 현장에서 합동 감식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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