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에게 권고하다:
세상의 악한 일 중에 bl삽화를 그리는 것 만큼 나쁜 짓이 없다. 글을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모조리 그것에 취하고 정신이 나가 금수의 수준으로 떨어지니 어찌 극악하지 않겠는가?
bl삽화에 능란한 자들 중에 후사가 끊어지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그 음란한 그림이 세상에 전해져 얼마나 많은 자제와 규수들을 그르치고 망쳤는지 모르니, 그 자손들이 죗값을 보상하기 힘들다.
그의 처와 딸, 며느리 중에도 음란하지 않은 자가 드무니 이는 아침저녁으로 보고 듣는 것이 음란한 모양이 아닌것이 없기 때문에 정숙한 여인이라 할지라도 그릇되고 마는 것이다.
본인 역시 반드시 요절하고 장수하지 못하는데 그가 붓을 들고 그림을 모사할 때 시시때때로 음란하고 방탕하여 몸의 독맥과 임맥이 급강하하니 깨끗한 정기가 어지러이 흩어지고 몽정하여 정기가 흘러나오고 양기가 지나치게 손상되는 등의 병증이 끊임없이 나타나게 된다.
오호, 참담하구나!
온갖 장인의 재주중 어떤 일이든 못할 것이 없는데 어째서 하필 이런 것을 하는가?
산수 화조 등 어떤 것도 못 그릴 것이 없는데 어째서 이런 것을 그리는가?
온갖 궁리를 다 하여 세상 사람 중 음란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게 하고 모두를 금수의 세계에 빠뜨린 후에야 그칠 것이니, 그 기예가 더욱 정교할수록 죄악은 더 무거울 것이요, 죄악이 무거울 수록 업보는 더욱 가혹할까 두렵다.
출처: 明末동성애소설 《宜春香質》⋅《弁而釵》삽화의 서사 재현과 玩物로서의 특징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