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준비태세 조정 준비 의미는...단기적 EDSCG 재가동.. 전략자산 동원장기적 한국형 3축체계 증강 본격 추진북 위협대비 작계 업그레이드도 가능한미일 8월 북 미사일 추적 탐지 훈련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끝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도 높게 압박했다. 다만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하며 외교적 해법의 여지도 남겼다. 북한이 이미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둔 상태에서 대결이냐 대화냐 선택지를 던진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가진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비롯한 도발에 대응해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난달 한미정상회담과 지난 1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포럼 계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이어 외교사령탑 차원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며 핵실험 저지에 나선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과 긴밀히 조율하며 모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 감행시 적절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블링컨 장관은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외교가 안팎에선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과 관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및 전개부터 현재 한미가 논의중인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작전계획(작계) 업그레이드 반영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한미 외교·국방 2+2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을 통한 미 전략자산의 전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우리는 EDSCG가 한국의 안보와 평화, 안정을 다루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재가동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필요할 경우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미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대거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와 관련 “아마 북한이 핵실험을 해서 한미가 조치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것이 논의됐는지 알 것”이라고 밝혔는데, 한미가 ‘전략자산 액션 플랜’을 수립했음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범위와 규모 확대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복원도 한반도에 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 증강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최근 신형 전략미사일 및 전술핵 개발 움직임을 감안하면 기존 한국형 3축 체계로 효과적인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해 3축 체계 모두 업데이트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작년 한미안보협의회(SCM) 합의에 따라 현재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중인 작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도 군사대비태세 조정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도발에 대응한 3국 안보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일은 8월 초순께 호주 등과 함께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을 계기로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은 표적으로 쏜 함대공미사일 SM-2를 탐지·추적하고 요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물질과 무기 확산, 미국과 동맹에 대한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북한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재지정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2008년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매년 북한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