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긴 글입니다. 바쁜 분들은 넘겨주세요.
존대가 편해서 존댓말로 글을 쓸게요.
음, 저는 언제부터라고 정확히 특정 짓기는 어렵지만, 우울증이 있습니다. 주요 우울 장애,,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네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우울감이 있었으나, 기분 부전 장애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상생활은 어찌 저찌 울면서도 학교는 마쳤으니까요.
2020년도 하반기부터였을까요,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 때 1년간 상담을 받았던 효과가 다 떨어지기라도 한 건지 먹고 살 일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부터, 애초에 전공에 흥미가 없었지만 더더욱 흥미가 떨어지면서부터, 우울감이 다시 오더군요.
1년을 휴학하고 재휴학을 하려다 주변 눈치가 보여 복학을 했습니다. 그러다 죽으려고 발악을 하고 밥도 약을 먹기 위해 저녁 한 끼를 먹을 뿐이고 쓰러질 듯한 몸을 어찌 할 줄 몰라 누워만 있었습니다. 강의고 뭐고 듣지도 않고 원래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지, 하면서 꾸역꾸역 했을 텐데 2020년도 하반기에도 그렇고, 복학을 했을 때도, 강의도 못 듣고 대면수업도 한 시간 늦게 가고 과제도 안 하고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모든 걸 다 말하진 못하지만 전 정말,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제 삶에, 저에게 있어서 최선을 다했거든요. 언제부턴가 열심히 했어도 최선을 다 했다, 열심히 했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결국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교수님께 살려달라 메일 보내고 학생 상담 센터로 연결되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정신병동에 입원을 하기로 했었죠. 어렵게 구한 자리는 4박 5일간 코로나 격리를 하고 병동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2박을 핸드폰, 티비, 컴퓨터, 일기장 등등 뭐 하나 없이 누워만 있고 씻기만 하면서 버텼는데, 입원 과정이 워낙 갑작스러웠고 병원에 대한 불신으로 부모님이 반대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통원 치료를 받기로 했죠.
그렇게 휴학을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우울증에 걸린 이유는, 처음엔 대인관계였고, 지금은 진로, 미래에 대한 막막함,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예기불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 줄 요약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어서 상당히 답답합니다.
집에서 쳐박혀서 뭐 하냐, 집에만 있으니 우울증에 걸리는 거다, 학교 생활을 하는 게 훨씬 나을 거다, 학교 언제 올 거냐, 휴학하면 네가 돈을 벌 거냐, 뭐라도 해라, 너무 많이 들었는데도 내성이 안 생기네요. 때마다 울었습니다. 자살하고 싶었어요.
자살했어야 했는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살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것이 있느냐 아니면 막연하게 '죽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는 거냐 물어요. 저를 자살 고위험군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지 않습니다. 무엇이 그를 힘들게 했는가가 중점이 되어야 하는데, 자살을 하느냐 마느냐고 심각성을 따지고 있으니까요. 죽도록 힘들지만 자살은 무서워 못하겠다고 하면 냅둘 사람들 마냥. 그 사람들에겐 그저 일에 불과하니, 어쩔 수 없죠.
아르바이트든 학교생활이든 자격증 준비든 공부든 이런 것들은 상상조차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려 면접을 보긴 했으나 계획 없이 쉬고 있느냐고, 부모님이 용돈 많이 주나 보네 ㅡ 소리 들으며 깨지기만 했죠) 사소한 일이라고 하는 ㅡ 거창한 거 말고 하고 싶은 거 사소한 거 조금씩 해보라고 하는 ㅡ 그런 일들조차 힘듭니다. 최근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간절하지도 않고 왜 하는지 모르겠으나 애초에 이유를 찾지 않고 안 하는 것보단 낫다며 시작한 거니까. 근데 그조차도 버거워요. 지옥 같아요, 솔직히.
집안일 하면서 집안에서 제 몫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서,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 무너진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그래봤자 무슨 일 있냐고 하겠죠. 무슨 일 없어도 늘 우울했는데. 현재 상황과 제 마음을 말해도 이해를 못하잖아요. 그저 그대로 받아듣지도 않으니까, 말하면서 자기혐오만 느낄 뿐이죠. 그래서 입을 다물었어요.), 멀쩡한 척 하는데 아... 미칠 것 같습니다.
외로움에, 공허함에, 우울감에, 어떻게든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는 것부터, 일상을 지키려 애쓰는데 제자리입니다. 당장이라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살려달라, 죽으면 좋고, 마음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도 아무도 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죽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인간이 버틸 수 있다는 게 끔찍하네요. 사실 이게 버틸 수 있는 정도라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신이 있다면 이러면 안 되는 거거든요. 이 정도면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라는 심리인데.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인데.
낮이든 밤이든 이성보다 감성이 앞섭니다. 감정에 휩쓸리고 새벽감성으로, 술에 취한 듯, 제정신이 아닙니다. 더 이상 타인에게 할 말도 없고 타인에 대해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자꾸만 관계를 원하고 채울 수 없음을, 만족을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아무데나 번호를 올리고 연락 달라고, 살려달라고 빌고 싶습니다. 나의 구원은 나만이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남에게 떠넘깁니다. 책임 지는 것이 너무나 무서운 걸 아니까.
병원,,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게 나름의 루틴이지만 가기 벅찰 때도 있고 매번 기운이 빠져요. 가는 길이든 돌아오는 길이 버겁고 차에 치였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선 잠깐 보고 이야기하고 그게 끝이니까. 약 용량도 늘려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별 의미 없어요. 약 모아서 죽어버릴까.
사실 남들의 조언 듣고 싶지도 않아요. 지겹고 상처 받기 싫어서요. 그게 다 맞는 말인 거 아는데, 맞는 말이니까 아파요.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얘기고 나한테도 퍼붓는 말인데 이러니 날 탓하지 않을 수 없는데, 뭘 어떻게 자책하지 말라는 거야.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건 잘못이잖아요. 근데, 전 발전이고 성장이고 노력이고 계획이고 미래고 현재고 나발이고 못하겠어요. 영원히 성장할 수 없을 것만 같아요. 내 착각일 수 있는데, 착각이었으면 좋겠어요. 확고해서 힘겨워요.
너무 외로운데, 외로워서 우울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 모르겠어요, 두려워요, 너무. 뭘 하란다고 할 수도 없으면서. 하지도 않을 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