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of’는 ‘Yet To Come’으로 시작해요. 무엇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나요?
처음 ‘Yet To Come’을 만들면서 생각한 건 ‘High Hopes’ 같은 거였어요.
하나의 바람 같은 거죠.
‘그래 맞아,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전성기가 있겠지.’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보편성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앨범이 나온 다음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 사이에서 떠다니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얻게 됐으면 좋겠어요.
RM 씨 개인도 그런 바람이 있나요?
‘Proof’에 ‘Intro : Persona’가 실렸는데,
그 곡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잖아요.
지금은 모르겠어요.
스스로에게 한 발짝 떨어져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이고, 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알 것 같아요.
지금은 ‘내가 혹시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는 것 아닐까?
내가 뭔가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고민을 해요.
다른 의미로 ‘Yet To Come’이네요.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더 나아가야 한다는 거니까.
현상 유지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현상 유지로 1등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여기서 뭔가 잘해야 하고,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은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에요.
우리는 팀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 때 티핑 포인트라고 해야 할까요?
그때 해야 할 것을 잡아냈던 사람들인데, 지금은 모르겠더라고요.
‘나는 누구인가?’와 ‘방탄소년단은 무엇인가?’를 찾아야 할 때가 온 거군요.
저한테는 이게 지금 너무 중요한 이슈예요.
이 팀이 옛날에는 어떤 건지 분명히 내 손에 잡혔는데,
지금은 팀도 나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시기에 온 것 같아요.
그래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받는 영감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세상에 존재하는 영감과 영향을 받아야겠다는 절실한 내면의 요구가 있어요.
‘앞으로 방탄소년단이 이 세상에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
방탄소년단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로 기억돼야 할까?
나아가서 어떤 식으로 우리가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어요.
‘Proof’에 ‘Young Forever (RM Demo Ver.)’가 실렸어요.
멜로디가 최종 버전과 다르게 RM 씨의 믹스테이프 ‘mono.’의 정서가 느껴지더라고요.
내면으로 침잠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로부터 6년 동안 쌓인 생각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젠 침잠이 아니라 분명히 해야 할 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분명히 해야 할 말들이 있는데 그걸 계속 못하는 느낌이 너무 커요.
이 팀으로 인해 내가 받은 모든 것들은 나 혼자라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혼자 감당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나로서 사는 것, 방탄소년단으로서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거죠.
방탄소년단은 저에게 가족이거든요.
위기가 오면 누구보다 서로의 편이어야 하는 거고,
기쁜 일도 함께해야 하고 슬픈 일도 함께해야만 해요
그 일들 사이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거죠.
미술에 대해 꾸준히 공부한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맞아요. 제가 찾아낸 게 그거예요.
결국에는 시간이 지났을 때, 빛이 나야 하는 것 같아요.
무언가 ‘타임리스(Timeless)’에 근접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 어리고 너무 한 게 없어서
그게 욕망한다고 획득할 수 있는 부분이냐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염두에는 둬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걸 의식하지 않고 작업하면,
분명히 그때 그때의 것들에 휩쓸려 지금처럼 알고리즘에 의해
모든 게 휙휙 바뀌는 세상에서 뒤돌아보면 촌스러울 확률이 높겠다, 그 정도예요.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다 보니까 몇 년만 지나도 버려지는 느낌이 많고,
그래서 영속성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들거든요.
음악이 누군가에게 뭔가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이뤄낸 아티스트들이나 작가들을 보면
결국에는 시류와는 관계없는 무언가를
고독하게 혹은 아니면 그 사회 속에서 무언가를 지켜낸 사람들이더라고요.
새로운 건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경계 사이에서 나오곤 하니까요.
제가 그냥, 꾸준히 제 길을 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거 하나밖에 모르겠어요.
내가 지금 그리고 있는 게 코끼리인지 아닌지 알려면 계속 그려봐야 하는 것 같아요.
그것만 알겠고 나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요.(웃음)
허물 없이 나를 최대한 보여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싶은데,
그래도 계속 하다 보면 진심이 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미련과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면 결국 해보는 거고,
하지 않으면 죽어도 모른다가 결론인 것 같아요.
결국에는 자기 걸 해봐야 하고, 그게 실질적으로 구현이 좀 돼야 하는 것 같아요.
믹스테이프로 예를 들면 2015년에 보여주고 싶었던 래퍼로서의 모습과
2018년에 제 우상들을 다시 빌려와서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저의 어둡거나 우울한 면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2022년에는 내가 정말 순수하게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요.
지금까지 보고 읽은 것들에 대해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는 거니까,
해보면 결국 뭘 하려고 한 건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와, 그거 되게 위로가 되는 말씀인데 그런 식으로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해봐야 알 것 같기는 해요.
제가 뭐든 해보고 반응이 나오면 알 것 같아요. ‘아! 이건가?’ 싶은.
알엠 책 몇권읽었을까...
인터뷰 대답 한문장 한문장 단어 선택까지 그냥.. 똑똑이 그 자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