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먹고 싸고 이게 아빠의 일상이었어 그래도 내가 어렸을 땐 빵 가게 사장으로 일하긴 했는데 저녁에만 하고 나머지는 다 친할머니가 했었어 직원 없이 아빠랑 친할머니랑만 했던 걸로 기억해 보통 다른 아빠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같이 아침밥도 먹고 주말이면 나가서 놀아주고 그런다는데 나랑 남동생들은 한 번도 아빠랑 같이 아침밥을 먹은 적이 없어 그냥 아빠가 우리 셋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갈 시간에 일어나있는 걸 본 적이 없어 집안일은 엄마가 다 했었고 아빠는 그런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았어 엄마가 아빠한테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듣는 둥 마는 둥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엄마가 그 잔소리를 13년이나 했는데 변하는 게 없었어 어릴 때는 아빠가 그러든 말든 노느라 정신없었는데 초3 정도 되니까 알겠더라 술만 마시면 미친놈처럼 물건 던지고 새벽에 엄마방 두들기면서 헛소리 하고.. 내가 잠귀가 밝아서 아빠가 그럴 때마다 못 자고 혼자 방에서 숨죽이고 있었어 손발 덜덜 떨리더라 미치겠더라고 그때부터 아빠의 심각성을 알게 됐어 진짜 너무 무서웠다
아빠가 술도 많이 먹고 원래 먹어야 할 약도 안 먹어서 집에선 사건사고가 끊기질 않았어 제일 기억에 남는 사건 두 개가 있는데 내가 초4 때였나 숙제를 다 하고 잘 준비까지 다 끝냈는데 아빠가 술에 취해서 왔어 바로 방에 가길래 신경 안 쓰고 안방에서 폰을 했어 한 시간 정도 지났나 아빠가 나오더니 안방으로 왔어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아빠가 내가 들고 있는 폰을 보자마자 뺏으려고 하는 거야 안 뺏기려고 안 놔줬는데 그대로 화장실로 가더니 수건을 들고 내 등을 때렸어 순간 빡!! 하는 소리가 나서 거실에 있던 엄마가 놀라서 왔는데 너무 아파서 맞자마자 안방 가서 울었어 엄마는 아빠 혼내고 그제서야 미안했는지 술 취한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얼굴 좀 보여달라고 하는데 너무 싫고 무서워서 사과도 안 받아주고 보지도 않았어 그날은 안방에서 잤던 거 같아 나는 다음날에도 아빠를 조금 피했는데 아빠는 어제 일을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게 날 대하더라 또 하나는 내 생일 전날이었는데 초6이었어 오후 11시쯤에 술 취해서 왔는데 이때는 엄마랑 나랑 동생들 다 아빠가 술 취한 거에 지쳐서 한숨만 쉬고 각자 할거 했는데 아빠가 동생방에 가더니 동생 1이 읽고 있는 만화책을 찢기 시작했어 동생 1은 뭐 하는 짓이냐고 난리 쳤는데 아빠가 책장에 있는 만화책까지 찢기 시작해서 그때부턴 울더라 그 만화책 삼국지 내용이고 친할아버지가 사주신 거였어 오자마자 만화책을 찢는 걸 보고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친할아버지한테 전화로 아빠 술 취했으니까 빨리 와달라고 했어 아빠가 찢어진 만화책을 들고 쓰레기통에 버릴 때 동생 1은 너무 무서워서 더 이상 못 찢게 하려고 방문을 잠갔어 그러자 아빠는 문이 부서질 것처럼 두들기기 시작했어 난 그 모습을 동생 2랑 거실에서 봤어 아파트 자체가 무너지는 줄 알았어 소리를 듣고 안방에서 엄마가 나왔고 동생 2가 엄마한테 상황 설명해 줄 때 친할아버지가 오셨어 문을 열자마자 할아버지가 신발을 신은 체로 아빠한테 가니까 아빠가 친할아버지를 밀더라 지켜보던 가족들 다 놀랐어 안 그래도 할아버지 다리 안 좋으신데.. 다행히 기둥을 잡으셔서 넘어지지는 않으셨어 다시 아빠 쪽으로 가시더니 아빠 뺨을 때리시더라 아빠는 뺨을 맞고 더 흥분해서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어 아이들이 목욕할 때 거품 내면서 가지고 노는 걸 선물 받은 게 주방 식탁에 있었는데 그걸 바닥에 던지더라 다 터지고 난리 났었어 시리얼 통도 던져서 바닥엔 시리얼로 가득했었어 여전히 할아버지는 아빠 뺨 때리시고.. 시계를 보니까 12시가 훌쩍 넘었더라 내 생일이었어 3시간 정도 할아버지랑 아빠랑 싸우셨던 거 같은데 싸움이 너무 길어지니까 엄마가 나랑 동생들을 안방에 데려가서 이불을 펴고 잘 준비를 했었어 그사이 아빠랑 할아버지는 현관 밖까지 나가서 큰 소리로 싸우시더라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안방 들어오셔서 할아버지가 해결할 테니까 빨리 자라고 그리고 나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하셨어 그러고선 다시 싸우러 가셨는데 그대로 자버려서 그 뒤는 기억이 안 나 다음날 일어나서 거실에 아빠가 던진 게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보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갔더니 동생 1이 팔에 깁스를 하고 있는 거야 조퇴했대 깁스는 왜 했냐고 물어보니까 방문 잠그고 아빠가 문을 두들길 때 혹시나 열릴까 봐 무서웠는지 문을 팔로 막고 있었대.. 아빠가 거실에 던져놓은 것도 엄마가 치웠대 그때 방에서 아빠가 나왔는데 웃으면서 양쪽 뺨이 아프다고 하더라 어제 일은 하나도 기억을 못 했어 아빠의 그 웃음이 아직도 생생해 내 최악의 생일이야
술 취했을 때도 미친 사람인데 평소에도 좀 이상해 버스 같은 거나 지하철 탈 때 혼자 씩 웃고 있다가 말 걸면 정색하고 혼자 다른 길로 가고 정말 정신병자 같아
내가 중1일 때 엄마가 저녁에 어딜 나갔는데 아빠가 술에 취해서 온 거야 동생들은 다 자고 있고 나만 안 자고 동생들 옆에 있었는데 아빠가 날 보더니 씩 웃고 왜 안 자냐고 물어보더라 무서워서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조카 크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나가보니까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라고 이 시간에 밖에서 뭐 하냐 대충 이런 식으로 얘기하던데 이미 엄마가 아빠한테 오늘 저녁에 집에 없고 내일 아침에 온다고 얘기했고 아빠도 알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저러니까 진짜 미친놈 인거 같아서 시끄러우면 못 자니까 안방 침대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아빠가 엄마한테 요즘 너무 자주 외박한다고 혹시 마약 하냐고 물어보더라 전화기 너머로 엄마가 화난 게 다 느껴지고 나도 뭔가 터지겠구나 싶었어 전화를 하다가 안 하다가 하길래 너무 무서워서 엄마한테 무섭다고 집에 오면 안 되냐고 울먹이면서 말하니까 외할머니랑 집 가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 아빠한테 외할머니 전화번호 알려주지 말고 친할아버지랑 친할머니도 불러달라고 해서 전화로 부르고 조금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방 문을 쾅 하고 열어서 나한테 오는 거야 __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나보고 외할머니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길래 계속 안된다고 했는데 여기서 더 안 된다고 하면 멱살 잡힐 거 같아서 결국 알려주고 제발 빨리 와달라고 빌었어 아빠가 외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난리 칠 때 할아버지가 오셨어 나 그때 벨 소리 듣자마자 속으로 "나의 구세주" 이러면서 열었다 아빠는 당연히 당황했고 조금 있다가 엄마랑 외할머니도 오셨어 당장이라도 엄마한테 안기고 싶었지만 너무 싸해서 쭈그리고 앉아있었어 어른들끼리 크게 언성 높이면서 얘기하는데 이랬던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무섭지는 않았어 엄마가 울먹거리면서 아빠랑 못 살겠다고 하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더라 그 와중에 아빠는 자기는 헛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끝까지 버럭버럭 소리 지르길래 벌떡 일어나서 그동안 아빠가 하는 헛소리들 녹음해 놓은 거 볼륨 최대로 해서 틀었다 틀자마자 엄마는 울고 아빠는 5분 정도 가만히 있다가 어린놈이 아빠 목소리를 녹음했다고 날 때리려고 해서 외할머니가 아빠 때렸어 그때 벨 소리가 들려서 문 열었더니 친할머니가 오셨더라고 친할머니는 오자마자 아빠 얼굴부터 보시더라 그뒤로 계속 싸우시길래 안방에 들어갔는데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눈물이 나오더라 30분정도 울었나 외할머니가 들어오시더니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하셨어 나가보니까 아빠는 여전히 날뛰고 있고 친할아버지는 아빠 말리고 친할머니는 엄마 말리고 있더라 외할머니가 내손 잡고 엄마 손 잡고 그렇게 나와서 외할머니 차 타고 외할머니 집으로 갔어 아빠는 친할아버지 집으로 간대 외할머니 집 가자마자 잤는데 시끄러워서 깼거든 엄마가 아빠랑 전화를 하고 있는거야 알고보니 아빠가 친할아버지 집에 안갔더라고 집이래 엄마가 나 일어난거 보고 스피커로 바꿨는데 여자는 깔끔하게 입어야 한다 너 밥 좀 정성껏 해라 라는 개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삼촌이랑 외할머니 다 깼는데 외할머니가 새벽에 뭐 하는 짓이냐고 (내 이름)도 깼으니까 그만하라고해서 끊었어 집에 아빠랑 같이 있는 동생들이 걱정되더라고 아침에 바로 집에 갔는데 아빠는 없고 다행히 동생들은 한번도 안깨고 자고있더라 아빠는 아침에 알아서 친할아버지집 갔길래 현관비번 바꾸고 한 3일정도 조용히 지냈는데 저녁에 아빠가 술취해서 현관비번 계속 틀리고 문 두들기는거야 결국 열어줬는데 엄마랑 크게 싸우고 나갔어
그뒤로 지금까지 따로 살아 친가집이랑 여기랑 걸어서 15분거리라 아빠가 자주 찾아오지만 아파트 입구에 비번있는 문이 또 생겨서 절대 못들어와 아빠가 이 동네를 많이 왔다갔다해서 자주 마주치지만 괜찮아 엄마만 아빠 안보면 되니까 나랑 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아빠를 계속 봐야하지만 엄마는 남이니까 이혼은 친가쪽이 절대 안된다고해서 못하고있어 가끔 친할아버지가 저녁에 나만 불러서 엄마욕하고 아빠랑 같이 살라고 설득하는거 빼면 나름 괜찮아 그나저나 아빠는 변한게 없더라 여전히 술 마시고 여전히 약은 안먹어 근데 생활비를 반으로 줄였더라고? 아니 사고싶은거 말하면 다 사준다면서 막상 사고싶은거 말하면 핑계 대면서 안사줌ㅠㅠ 어쩌라는거지 생활비나 제대로 줬으면 좋겠다 치어리딩 돈도 내야 하고 아크로바틱 학원도 다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