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떤말을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술을 한잔 마셨고 엄청나게 많은 댓글을 봤고
읽으면서 이혼하라는 말에 차마 반박을 못하겠어서
서글픕니다.
오후에 남편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미안하다고 과했다고
하지만 결혼하고 나름 첫 휴가인데
기분 좋게 가주길 바랬다고
피곤하다는거 알았는데 그래도 욕심이 나서 그랬다고
이혼하자는 말 진심 아니라고
뭐 대충 이런 내용이 왔는데
저 카톡 보고 나니까 그냥 내가 9년 세월 뭐했나 싶습니다.
오늘은 좀 일찍 집에 갔어요
옷가지 챙겨서 호텔이라도 갈려고 일부러요
집에 가니까 남편이 있고 이야기 좀 하자는데
아침에 이혼 이야기 하던
그 비열한 눈빛과 말투가 생각나서
말도 섞기 싫어서 그냥 제 옷 챙겨서 나오려는데
남편이 잠깐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왜 지금 나가면 이혼이야?
어차피 휴가 안갈꺼니까 이혼이겠네
비꽜어요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하나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그냥 너무 모든게 허무했어요
그래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주말 지나고
이야기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엄마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 이러고 있네요
두달동안 야근하면서 집에오면 11시
출근하려고 7시 반에 집에서 나가고
주말에도 출근한 적도 있고
그러는 와중에 시댁도 방문했었어요
근데 웃긴게 뭔지 아세요?
울 집은 한번도 못갔어요
딸 피곤한데 잠이나 푹 자라고
우리 엄만 늘 저보고 밥 잘 먹으라고
근데 저는시댁가서 웃으면서 밥 잘 못먹고 왔어요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는데
우리딸 하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우리 엄마나 보러 갈껄
남편은 계속 어디냐고 카톡 보내고
미안하다고 정말 잘못했다는데
늘 온전하게 믿음을 주던 그 사람인데 낯설어요
제가 너무 일에 치여서
저 사람의 사과가 들리지 않는건지
내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결혼반지가 없어요
연애초에 남편이 방학기간동안 공장 알바해서
저한테 반지를 사줬거든요
브랜드도 아니고 예쁘지도 않고 그냥 커플링을
늘 소중하게 끼고 다녔어요
이걸 빼고 살아야 하는 날이 온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네요
슬픈데 자야 출근을 하고 일을 하니까
더 정리가 되고 제 마음도 괜찮아지면
그때 한번 올께요
너무 넋두리 하고 가서 죄송해요
다음주부터 휴가인데 한 두달 야근에 쩔어 살아서
휴가때 잠 잘 생각에 행복한 일인입니다.
근데 뜬금없이 편도 두시간정도 걸리는 시댁에 가서
거기서 또 한시간을 가서 시누를 픽업하고
또 한시간 거리로 휴가를 가자고 합니다.
시누가 제안한거고 남편이 저한테 전달했는데
거절했습니다.
쉬고 싶으니까요
어제 시어머님이 전화로 놀러 가자니
왜 싫다고 하냐고 그래서
진짜 넘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친정이랑도 안놀러간다
이번엔 저는 빠질테니 남편이랑 다녀오셔라 좋게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버럭 하시면서 나랑 놀러가기 싫으냐? 소리 지르셔서
욱해서
네 가기 싫어요 불편해요 대답하고
끊겠습니다 하고 끊어버렸는데
남편이 누가 어른한테 그렇게 싸가지없게 말하냐
이야기 하서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저는 어머님 말하시는게 강요라고 생각하고
남편은 권유였을뿐이라고 합니다
통화 녹음 다시 들어도 버럭하는거 듣고도
엄마가 말투가 그런거지 절대 강요가 아니고
니가 싸가지 없는거라고 그래서
너무 기가 막혀서 그래 나 싸가지 없는걸로 치자 하고
자고 출근하려는데
니가 실수했으니까 휴가때 놀러가잡니다
저도 모르게 미친새끼 아니야 소리 튀어나오고
더 막말 튀어나올까봐 무시하고 가려는데
휴가 안가면 이혼이다 이러길래
오늘 서류 제가 가지고 가려고요
점심시간에 법원가서 서류 가져올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착잡하네요
양가에 뭐 받은것도 없고
짧게 만난 사이도 아니고
오래 만나면서 같이 돈 모아서 결혼 준비하고 결혼하고
연애때 남편 취준생 시절
제가 먹여살렸던 시절에.. 잘하겠단 약속이 생각나면서
이게 지금 나한테 잘하는건가
화가 너무 나고 배신감이 들어서 죽을꺼 같습니다.
이게 이혼 소리를 들을만큼에 일인가요?
저 말 듣는 순간에
아 얘랑 살면 안되겠다 팍 식은 그 느낌을
아시는 분 계실까요
친정에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차라리 화만 났으면 그냥 풀고 끝인데
감정이 한순간에 이렇게 식을수도 있나요?
여러모로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