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글링크: (추가)와이프한테 무리한 부탁인가요? : 네이트판 (nate.com)https://pann.nate.com/talk/367016473 <-클릭
ㅡㅡㅡㅡ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이 봐주셨습니다ㅡㅡㅡㅡ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보시고 댓글 남겨주실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인터넷에 글을 쓴다는게 파급력이 크네요
친구 중에 한 명이 저한테 이 글 링크를 보내주면서 혹시 제 얘기가 맞냐고 물었습니다
친구가 알 정도면 와이프도 알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오전에 와이프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이 글을 봤다고 합니다
주말에 얼굴 보고 대화하려 했는데 먼저 이렇게 상황이 전달이 됐네요
글을 삭제하라고 하는데
제가 위로가 되는 댓글들이 많아서 그럴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어쩌면 글의 내용은 지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와이프와 잠깐 대화 나누면서 오해라고 말한 부분들 첨부합니다
현재 글은 지나치게 제 입장만 들어가 있답니다
1. 오빠네, 언니네, 동생네는 전부 친정에서 차로 10분 거리입니다. 아기 데리고 멀리 간 거 아닙니다. 이모집도 차로 20분거리입니다.
2. 계곡은 친정에서 30분거리고 말만 계곡이지 그냥 개인 수영장 딸인 독채 펜션입니다. 아기 데리고 물놀이 한 거 아니고 고생하신 부모님과 바람 쐬러 갔다 온겁니다.
3. 남편한테 한 말은 진심이 아니고 순간 욱해서 한 말실수입니다.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4. 하지만 남편의 말이 기분 나빴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친정에 놀러 온 것도 아니고 친정 엄마, 아빠도 아기 데리고 놀고 있는거 아닙니다. 매일매일 같이 육아하면서 다같이 고생하는 중인데 남편의 말이 순간적으로 그 고생을 아무렇지 않게 치부하는 것 같아 화가 났습니다.
5. 남편이 친정 행사에 많이 참석하고 농사일 도와주는거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냥 공짜로 머슴처럼 일만 시키는 거 아닙니다. 농사지은 쌀과 농산물, 과일들 매번 여유있게 받고 있습니다. 요즘 물가 생각하면 꽤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와이프가 톡으로 보낸 내용들입니다
일단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같이 사과를 해야한다네요.
이 부분은 통화로는 의견이 좁혀지질 않았습니다
주말에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절 위로해주시는 분들끼리 오해로 인한 말다툼이 있으신거 같아 대댓글로 남겼던 내용 짧게 추가합니다
1. 첫 아이가 생기고 양육 방식을 결정할 때 와이프 의견에 따랐습니다. 저는 조리원 퇴소 후 제가 육아휴직을 써도 좋고 도우미나 시터를 고용해도 좋고 장모님이 올라오셔도 좋다고 했지만 와이프가 친정에서 양육하기를 원했습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그 의견에 찬성하셨습니다. 현재도 와이프가 원하면 언제든 육아휴직 가능하고 도우미나 시터 고용 가능합니다. 다만 와이프가 아직은 친정에 더 있고 싶어합니다
장모님도 아이가 전혀 모르는 남의 손 타는 거 싫다고 본인께서 계속 케어하길 바라십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매주 의중을 여쭤보고 있습니다
2. 저희 아기때문에 쓰던 방을 내어주신 장인어른께 침대를 새로 사드렸고 장모님께는 세라젬을 렌탈해드렸습니다. 작지만 냉동고도 하나 사드렸습니다. 양육 도와주신 보답으로 매월 두분께 따로 용돈도 드리고 있습니다.
3. 육아가 쉽지 않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처가댁에 같이 살면서 직장을 다니면 좋겠지만 물리적 거리 때문에 불가능하여 주말에만 내려가고 있습니다. 염치없게 금전적인 보답으로만 도움드리는 거 같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 부모님 산소는 처가댁에서 편도 40분, 막히면 50분 거리입니다
5. 장모님은 저 혼자 지내는게 안쓰러워서 주말마다 항상 일주일 먹을 반찬이나 요리 챙겨주십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그냥 이 글을 내버려두고 싶은데
와이프가 그건 절대 안된다고 하네요
댓글만이라도 보존하게 글 내용만 지울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조금 더 설득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시고 위로해주셨는데
마음에 차지 않는 결과인거 같아 죄송합니다
순간적인 마음이야 울컥해서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아기 사진 보고 있으면 또 마음이 누그러지네요
현실은 현실인가 봅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 제 마음과 생각은 온전하게 전달하고 표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금전적인 지원에 대해 궁금해하시네요
솔직히 막 여유롭게 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내려갈 때 고기라도 사가고 있습니다
매월
장인어른께 50만원
장모님께 50만원씩 따로 드리고
공동 생활비로 100만원 드리고 있습니다. 합치면 200만원 정도 되겠네요.
그리고 와이프한테 용돈으로 100만원 주고 있습니다
이건 결혼 때부터 저도 똑같이 용돈 100만원 받던거라 특별한 용돈은 아닙니다
ㅡㅡㅡㅡ
그냥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주절주절 넋두리입니다.
아버지는 중학교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대학교 때 돌아가셨습니다
형제 남매 없이 혼자라서 꽤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 버티고 살았습니다
4년 전에 결혼했고 올해 3월에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저는 부모님도, 가족도 없지만
와이프는 부모님 전부 살아계시고 오빠와 언니, 여동생까지 있는 다복한 가정입니다
그래서 유달리 가족 행사가 많은 편인데 어차피 제가 가족이 없어서 시간내기 편하고 와이프 입장에서는 친정 모임 참석한다고 똑같이 맞춰서 참석해야할 시댁 모임이 있는 것도 아니니 거의 모든 친정 모임에 참석하려고 합니다(이건 제 생각이고 느낌입니다. 아무튼 친정 모임을 거의 대부분 참석하는 건 사실입니다)
심지어 친정오빠네, 언니네, 동생네가 다 따로따로 친정에 놀러온다고 하면 그 세 번을 다 가서 만날 정도입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첫 아이를 낳고
와이프가 저 출근한 사이에 혼자 아이 보는게 무섭다고 친정에서 몸조리하며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리원 퇴소하고 아직까지 친정에서 아이 양육하는 중입니다
저는 금요일 퇴근하면 처가댁에 갔다가 월요일 새벽에 올라오고 있습니다(편도 2시간 거리)
아이 낳고 장인어른, 장모님 포함 처가댁 식구들이 전부 좋아하시는 거 보니 저도 좋은데
그러면서 동시에 일찍 돌아가신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나더군요
솔직히 혼자 있었을 때 눈물이 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기 태어난지 100일이 지났을 때(바로 얼마전입니다)
아기 데리고 부모님 산소에 인사라도 드리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안된다네요
저희 부모님 산소가 산 중턱(그래봐야 언덕 수준입니다. 주차하는 곳에서 걸어서 5분입니다)에 있고
풀이나 나무 같은거 많아서 벌레도 많은데
거길 어떻게 아기를 데리고 가냐고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도 좀 위험한가 싶어서
와이프 말이 어느정도 이해는 됐지만
그래도 좀 우울하고 울컥한 감정때문에
장인어른, 장모님은 매일매일 아이 보고 사시는데
우리 부모님한테도 이제는 인사시키고 싶다고
너무 너랑 처가댁 생각만 하는 거 아니냐
너무 이기적이다
나랑 우리 부모님 생각도 좀 해달라고 말했는데
와이프 입장에서는
제가 장인어른, 장모님을 언급한게 기분이 나빴는지
저보고
우리 엄마, 아빠는 살아계시고 시부모님은 돌아가셨다
솔직히 산소에 아기 데려간다고 실제로 보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저) 마음 편하자고 우리 아기 위험하게 하는거 아니냐
이기적인건 내가 아니라 자기다
이렇게 말을 하네요
순간 숨이 턱 막히고 말문이 막히더군요
부모님 돌아가셨으면 그냥 그렇게 끝인가요?
진짜 너도 나중에 내 입장 돼서도 그런 말 나오나 보자...그런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아무 죄없는 장인어른, 장모님 욕보이기 싫어 꾹 참았습니다
저도 너무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어서
와이프 말이나 행동이 일정 부분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너무 쓸쓸하고 답답하고 우울하고 슬프네요
설마 이제와서 부모님 빈자리가 이렇게 느껴지리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이제 100일 갓 지난 아기를 데리고
부모님 산소에 인사하러 가자는게
그렇게 무리한 부탁인가요?
이럴 줄 알았으면 부모님을 납골당에라도 모셨어야하나
그런 생각까지 드네요
ㅡㅡㅡㅡㅡ내용 추가합니다ㅡㅡㅡㅡㅡ
애초에 아기를 부모님 산소에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는 거, 제가 이기적이라는 댓글들 보며 많은 생각이 드네요
와이프 입장에서 조금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댓글들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와이프와 아기가 집에만 있었으면
애초에 이런 글 쓰지도 않았을 겁니다
현재 와이프는 아기 데리고
산책이나 카페 같은 곳 자주 방문 중이고
오빠네나 언니네, 동생네도 놀러다니는 중입니다(조리원 퇴소 때부터 그랬습니다. 처가댁과 다들 가깝긴 합니다)
심지어 요즘엔 이모님들 댁에도 놀러가고
지난 주에는 계곡(이지만 잘 정비된 수영장 있는 계곡 펜션)도 놀러갔다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100일이 지나고 외출이 좀 자유로워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 산소 방문은 안된다고 하니까 제가 좀 울컥했나봅니다(물론 아무리 야트막한 곳이라지만 산이니까 잘 정비된 계곡과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부부 사이에 서로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는 처가댁 모임 못해도 한달에 서너번 이상
전부 참석했는데
그래서 더 서운한거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주말 반납하고 내려와서
처가댁 농사일 도와주고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
이젠 그러고 싶지가 않네요
그리고 제가 서운하고 화가났던 건
시부모님은 돌아가셔서 아기를 실제로 보는 것도 아닌데....이런 식으로 말한 게 더 화가 났던 겁니다
그래도 댓글들 보고
이번 제 생각은 고쳐먹겠습니다
일년이든 이년이든
와이프가 먼저 저희 부모님 산소에 가자고 할 때까지 그냥 참고 기다리겠습니다
따끔한 조언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다들 산이라고해서 오해하시는거 같아
카카오맵 로드뷰 사진 첨부합니다
비포장 길 시작시점쪽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가야합니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립니다로드뷰라서 저희 부모님 산소는 안나오는데
지금 보이는 산소 바로 오른쪽 코너에 비슷하게 조성되어있습니다
저는 그냥 언덕이라 생각하는데
외이프는 저것도 산이라네요
물론 현재 벌초 전이라 풀은 우거져 있습니다
ㅡㅡㅡㅡ댓글들 감사합니다. 아래 글은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ㅡㅡㅡㅡ
퇴근하면서 댓글들 꼼꼼하게 읽어봤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다소 감정적으로 썼던 글이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이기적이었다는 댓글들이 많아 또 유치한 마음에 제 입장과 상황 내용을 추가했네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들만큼 자리잡으려고 정말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우습게도 그 덕분에 부모님 빈자리를 가늠할 여유가 없었네요
그래서 전 제가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나도 이렇게 어른이 됐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장인어른, 장모님 포함 처가댁 식구들이 생기면서 다시 가족이 생겼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솔직히 돌아가신 부모님을 매일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명절 때나 기일, 아니면 생신 때 같이 특별한 날에나 한번씩 문득 문득 떠올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아기가 태어났고 그제야 제가 아직 완벽하게 괜찮은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저도 잔디 입힌 흙더미말고 진짜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나 잘 살았다고, 그래서 아기도 낳았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처럼 일어나서 아기 한번 안아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불가능한 거 알고 그래서 더 헛헛했나봅니다
그런 마음때문에 조바심이 났나봅니다
그래서 산소라도 가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됐네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거의 20년이 되었고
저도 이제 40대가 되었는데
아직 어른이 아니었나 봅니다
아니 아직 괜찮지가 않았나봅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진을 보면 얼굴은 또렷하게 생각이 나는데
목소리가 기억나질 않네요
ㅇㅇ아 더운데 고생이 많다.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와이프 말에 속상해서 글을 올리긴 했지만
댓글들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 마음 온전하게 와이프에게 전달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괜찮은 줄 알았으니까요
주말에 만나면 제 마음과 감정을 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쓰고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인가 혼자 씁쓸하게 웃기도 하고
글을 지울까도 했는데
그래도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해와 공감과 위로를 받아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이래서 다들 상담도 받고
하소연도 하고 그러는 거겠죠
정말 감사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따뜻한 위로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댓글 중에 제 아버지, 어머니도 계실지도 모른다는 꿈같은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솜씨때문에 답답하고 긴 글이 되었습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무더위에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