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제가 친구들에게 제 개인적인 일(연애 등)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곳에 글을 쓰게 되네요ㅎㅎ 긴 글이지만 읽어봐주시고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결혼 전제로 30대 초반 남자친구랑 4년 넘게 연애 중입니다. 그런데 오래 만나다 보니 쌓이고 쌓여서 사소한 걸로 싸우게 되었고, 서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싸우게 된 계기가 제가 너무 가고 싶은 박람회에 당첨이 되어 가자고 하니 “시간이 너무 이르다.” “아직 박람회가 소규모지만 다음에는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질 거고, 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거다.” 등 가기 싫은 뉘앙스로 다음에 가는 게 어떻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군요. 제가 너무 가고 싶었던 박람회인 것도 알았고, 가고 싶다는 곳은 항상 바로 같이 가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친구랑 가겠다고 하다가 그냥 자기가 같이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당일, 박람회 입구에서 어디부터 관람할지 서로 의견이 다르니 살짝 화를 내면서 본인 주장을 강력하게 하길래 남자친구 의견에 따라 관람을 했었습니다. 그 외에도 웃으면서 잘 관람하다가도 구경하기 귀찮은 티, 억지로 온 티가 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결국 저도 참다 참다 나와서 폭발했고요. 4년 만나면서 저한테 한없이 다정하고 화도 한 번 안 냈었는데 슬슬 화를 내는 모습도 보이고 변했나 생각도 들었어요. 그 후로 지금은 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계속 만나게 되면 결혼까지 할 생각으로 만나야 할 것 같아서 더 진지하게 고민이 되네요.
얼마 전에는 제 친한 친구들 커플과 한 친구의 신혼집에서 함께 만났었어요. 신혼집에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가 가까이 올 때마다 제 남자친구가 정색을 하더라고요. 그걸 본 집주인 남편이 고양이 안 좋아하냐고 묻자 “저는 고양이 보면 패고 싶어요.”, 또 고양이는 수염을 절대 자르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한 번 고양이 수염 잘라보고 싶네요.”라는 등의 이야기를 웃으면서 농담식으로 했습니다. 평소에 친구들이랑 있을 때 장난으로라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더군다나 여자친구의 친구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이건 예의 없는 말 아닌가 싶어 나중에 남자친구한테 토로했습니다. 그러니 “그냥 남자들이 흔히 하는 장난처럼 말한 건데 미안하다.” “사실 자기는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는데 고양이털이 이렇게 많이 빠지는 줄 몰랐다. 집에 오고 알레르기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라고 이야기하더고요. 저는 신혼집에 고양이 키운다고 미리 말했었는데…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도 이때 처음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자친구가 기브앤테이크가 뚜렷해요. 자기가 선물을 이만큼 줬으면 본인도 이만큼 받아야 하고요. 남자친구 차로 이동을 많이 하다 보니 기름값도 많이 나와 밥 같은 건 제가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나중에는 아예 계산할 때는 일부로 쏙 빠지거나,
연애 중반쯤에 패딩을 커플로 맞추기로 했는데 평소에 군것질을 많이 선물 해줬으니 패딩을 제가 사줬으면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며 원하는 패딩을 고르더니 저한테 카드 입력해달라고 결제하기를 넘기더라고요. 제가 남자친구한테 돈을 안 써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저도 그만큼은 썼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축 등 돈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 결혼해서도 흥청망청 쓸 것 같진 않은데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여자친구한테까지 너무 계산적이고 저한테 조금이라도 돈을 더 쓰는 게 아깝나 생각도 들어요.
4년을 넘게 만나면서 중간에 저 혼자 권태기가 왔을 때도 있고 짜증도 많이 내고 이기적일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남자친구는 권태기도 없이 계속 그런 저를 많이 사랑해 줬어요. 또 관계 갖는 걸 싫어하는 저를 위해 몇 달에 한 번 관계를 갖기도 하며, 이렇게 나를 사랑해 주고 예뻐해 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면서 결혼까지 생각해 볼 때도 있지만 위에 이야기한 일들을 생각하면 고민이 됩니다. 이제 슬슬 본 모습이 나오는 건가… 결혼하면 더 심해지려나 생각도 들어요. 그러다가도 지금도 남자친구는 저한테 너무 잘 해주고 사랑해 주는데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을 제가 예민한 건가 생각하기도 하고요. 지금 제 입장만 썼지만 다른 분들이 제3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이 남자랑 계속 연애하고 결혼해도 괜찮은 걸까요? 아니면 복에 겨운 여자친구가 남자친구한테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걸까요? 따끔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을 다른 곳으로 유포하진 말아주세요… 혹시 남자친구가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글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