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삶의 의미를 잃은 소년이 있다. 이름은 쟝 키르슈타인. 사고로 친한 친구로 잃고 난 후에 엄청난 죄책감과 우울함이 쟝을 삼켜먹었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고 결국 삶에 흥미를 잃은 쟝은 매일매일 죽을 생각과 각오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환자분, 오늘 퇴원하셔도 좋으세요”
“네”
쟝은 붕대로 감긴 쓰라린 팔목을 쓱 털고 옷을 갈아입고 쑤신 몸을 끓고 입원실을 나왔다. 병원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 도중
“얘!”
누군가 쟝을 불러세웠다.
‘아…매번 있는 여자애다’
쟝이 매번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마주친 여자애가 쟝을 불렀다. 항상 같은 입원실에 있는 걸 보니 많이 아픈 애인가? 쟝은 생각했다.
“거기 그냥 서 있지 말고 잠깐 와봐!”
얼굴만 몇 번 봤다고 반말하는 저 여자애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은 쟝이지만 무시하기도 그래서 여자애가 있는 입원실에 들어갔다.
“안녕? 우리 많이 마주쳤지?”
“어…네 저 아세요?”
“아니! 몰라ㅎㅎ 너랑 나랑 동갑인 것만 알아”
“제 나이는 어떻게 아시는지...”
“저번에 너 교복 입고 병원 왔었지? 넥타이 색 보니까 알겠더라고~ 나도 너랑 같은 학교 다니거든ㅎㅎ 지금은 못 다니고 있지만!”
“아…”
쟝은 지금 이 이름 모르는 여자애와 왜 대화를 나누는지 이 상황이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헉! 미안 내가 너무 부담스럽게 했나? 미안해ㅎㅎ 매번 병원에 있다 보니 또래 친구를 못 만나서 반가워서 그만..ㅎㅎ”
“어디 많이 아픈 거야?”
쟝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예민한 질문이지만 예전부터 궁금했던 점이었다. 여자애는 싱긋 웃고 창밖을 쳐다봤다.
“희귀병 때문에 그래. 치료법도 없고 그냥 몸에 병이
퍼지는 단계를 느리게 하는 방법 밖에 없어. 그리고 몸을 무리하면 심장이 터질 것처럼 아프더라고~"
“아…”
예상하지 못한 답에 쟝은 당황스러워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어버버 거리고 있었다. 그런 쟝을 보고 여자애는 눈썹을 찡그리며 피식 웃고 먼저 말을 꺼내 적막을 깼다.
“그래도 나는 희망을 안 잃고 하루하루 긍정적이게 살아가고 있어. 가망이 없다고 했는데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도 많잖아?”
희귀병이고 치료법이 아예 없다니…말하자면 시한부인데 어떻게 하면 저렇게 밝고 긍정적인지 쟝은 이 여자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져서 이름을 물어봤다.
“너 이름은 뭐야?”
“난 ㅇㅇㅇ이야! 너는?”
“나는 쟝…쟝 키르슈타인”
“이름 멋지다~ㅎㅎ 너랑 잘 어울려”
“윽..뭐래..”
쑥스러운 쟝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고 그런 쟝의 반응이 재밌는 ㅇㅇ은 키득 웃었다.
“쟝, 나도 너한테 물어봐도 돼?”
“뭐를?”
“병원에 왜 자주 오는지”
그 순간 쟝의 심장이 철렁했다. 천천히 죽어가지만 살고 싶은 ㅇㅇ한테 자살시도 때문에 병원 온다는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우울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지 않아하니까 하지만 ㅇㅇ은 뭔가 달랐다. ㅇㅇ 만큼은 쟝의 이야기를 들어도 피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죽으려고 했어. 가장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하는 일마다 풀리는게 없었어. 그리고 그 친구…내가 그날 전화를 받았으면 죽을 일이 없었을 텐데 나 때문에…!”
“쟝!!!”
ㅇㅇ은 쟝은 셔츠를 붙잡았다.
“진정해. 힘들면 말 안 해도 괜찮아. 미안해 물어봐서…”
쟝은 감정에 휩쓸려 흥분한 자기 자신이 너무 민망했다.
“아니야 괜찮아. 애초에 이 질문을 먼저 물어본 건 나니까”
…
적막이 흘렀다.
어두워진 분위기에 ㅇㅇ과 쟝 둘 다 무슨 말을 꺼낼지 감이 안 잡혔다. 말소리는 없는 병실 안에는 창밖으로 들려오는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와 매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음…있잖아 쟝. 혹시 나랑 친구 안 할래? 아니! 나랑 친구하자!”
“친구?”
“응! 말했다시피 나는 또래 친구가 거의 없단 말이야…학교도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병 때문에 병원에 살고 친구가 없어서 너무 외로운 거 있지~ 그래도 이것도 인연인데 나랑 친구하자 응?”
나쁜 애도 아니고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한 쟝은 흔쾌히 수락했다.
“좋아, 친구하자”
“아싸~! 나도 이제 친구 생겼다!!”
“근데 나랑 친구해도 괜찮겠어?”
“응? 무슨 뜻이야?”
“나는 너와 달리 살아가고 싶은 의지도 없고 우울한데 나 같은 사람이랑 친구해도 괜찮겠냐고”
“왜 그런 소리를 해~ 뭔 상관이야 내가 좋으면 된거지! 괜찮으니까 그런 생각 하지마!”
“그래..ㅋㅋㅋ”
ㅇㅇ은 기분이 좋아서 생긋 웃었고 그런 ㅇㅇ을 본 쟝은 생각했다. ㅇㅇ의 웃는 얼굴은 여름 햇살과 닮았다고…
간질간질
쟝의 심장이 조금 간질거렸다.
‘참 신기한 애야…’
쟝은 생각했다.
+팬톡에 드림 진짜 오랜만에 쓴다…ㅠㅠ 예전에 꾸금드림이랑 단편 드림도 좀 썼는데 한동안 안 썼더니 어색하네…그냥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거니까 편하게 읽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