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벽에 너가 나한테 자기가 쓴 글이라며 천천히 그리고 잔잔하게 읽어주었다
나는 고여있는 빗물이다거센 빗줄기에 흘러가지 못하고 고여있는 빗물이다
나는 누군가에게는 웅덩이며누군가에게는 도랑이며누군가에게는 거센 파도이며누군가에게는 잔잔한 호수다
나는 그저 고인 빗물이다
새벽에 너와 글로 교감을했고 너와내가 좋아하던 그 겨울에
그 겨울냄새가 찬바람에스며들어 짙어질때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게 약속이니까
사람이라서 참을 수 없고사람이라서 연락을 하고싶고사람이라서 너무나 보고싶다
사무치게 보고싶다
너가말했던 그 빗물에 몸을 담궜더니문득 내가 있는 이시간이 너와 내가 교감했던 그 새벽이란걸 난 알겠더라그냥 자연스럽게 알겠더라
우리 다시만나자 겨울냄새가 진해질때 꼭 니가 이글을 봤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사무치게 그립다 이글을쓰는 이순간에도 그립고 끝마쳐야 하는 이순간에도 보고싶다
어떤 공간을넘어서 원초적인 표현조차 허락되지 않은곳에서너와 몇년같은 몇시간을보내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나는 너가 사무치게 그립다 보고싶다
새벽빛에 눈이 반짝이고 그 눈빛에 주위가 환해지며 겨울냄새가 짙어질때 우린 다시 볼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