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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현대소설

ㅇㅇ |2022.08.31 23:08
조회 26,723 |추천 26
강대 ㅇㅈㅅ쌤 모티브로 쓴 소설 ..

“기숙 가기를 중지할 테여...... 그것이 옳은 일이지...... 응, 그리할라네.”
하면서 원장의 손을 놓고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원장은 손을 잡아 정수를 끌어당기며,
“자네 미쳤단 말인가. 이리 좀 오게.”
정수는 멀거니 섰다.

“자네 지금 정신이 산란하였네. 기숙 가기를 중지한다는 것이 무슨 소리여.”
“지금 자네가 좀 노보세[上氣]했네 . 참 자네는 어린아일세. 세상이 무엇인지를 모르네그려. 행여 꿈에라도 그런 생각 내지 말고 어서 기숙이나 가게.”

대체 자기는 누구를 가르치는가. 고3인가, 재수생인가. 고3을 대하면 학생을 열성으로 가르치는 것 같고, 성인을 대하면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 것 같다.
아까 교대역에서 차를 탈 때까지는 자기는 오직 학생에게 몸과 마음을 다 바친 듯하더니, 지금 또 재수생을 보매, 고3은 둘째가 되고 재종의 학생들이 자기의 훈육의 대상인 듯도 하다.
그러다가 또 앞에 앉은 학생을 보매 ‘이야말로 무례한 학생, 내 수업을 무시하는 학생’이라는 생각도 난다.

자기는 자습하는 학생과 수업을 경청하는 학생 둘 다 사랑하는가. 그렇다 하면 동시에 두 사람을 다 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남들이 하는 말 을 듣거나, 자기가 지금껏 생각하여 온 바로 보건대, 참된 사랑은 결코 동시에 두 사람이 이상에 향할 수 없는 것이거늘, 지금 자기의 마음은 어떠한 상태에 있나.

(중략)

그는 교육이란 것을 한국의 모든 직업 중에 가장 중하고 거룩한 것의 하나인 줄을 믿는다.
그러므로 자기가 학생을 교육하는 것은 자기에게 대하여 서는 극히 뜻이 깊고 거룩한 일이요, 자기의 동료에게 대하여서는 큰 정신적 치유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정수의 교육에 대한 태도는 종교적으로 진실하고 경건한 것이었다. 재종을 인생의 전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업에 대한 태도로 족히 인생에 대한 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제 생각하여 보건대 자신의 수업에 대한 무시는 너무 무례한 것이었다. 너무 태도가 불량 하고 학생이 잘못한 것이었다.

정수는 오늘 저녁에 이것을 깨달았다. 깨달으매 슬펐다. 마치 자기가 인생 경력을 다 들여서 하여오던 수업이 일조에 헛된 것인줄을 깨달은 듯한 실망을 맛보았다. 그와 함께 자기의 정신의 발달한 정도가 아직도 극히 유치함을 깨달았다. 자기는 아직 인생을 깨달을때도아니요, 따라서 태도를 의논할때도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자기가 오늘날까지 여러 학생에게 문명을 가르치고, 인생을 가르친 것이 극히 외람된 일인 줄도 깨달았다. 자기는 아직도 어린아이다. 마치 어른 없는 사회에 처하였으므로 스스로 어른인 체하던 것인 줄을 깨달으매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도 난다.

정수는 생각에 이어 생각을 한다.
나는 강대의 나갈 길을 분명히 알았거니 하였다. 강대 학생이 보일 이상과, 이에 실현시킬 교육자의 자질 이상을 확실히 잡았거니 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필경은 어린애의 생각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다.


- 작자 미상, 「무정 2」.
*노보세했네: 일본어를 차용한 표현으로 ‘흥분했네’의 뜻임.

출처: 텔그 핑프방


추천수26
반대수2
베플ㅇㅇ|2022.09.01 09:14
물2 화1...상여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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