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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3세의 충격고백록

해내리 |2022.09.13 06:19
조회 399 |추천 0

동방예의지국의 핏줄을 물려받은 여인답게 

차분하고 정직한 자기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일단 저희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분이세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한국에서 나고자라 60년대 후반쯤에 

저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나서 결혼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70년대에 저희 아버지와 삼촌을 낳으셨대요 

그리고 그 아버지가 낳은딸이 저 

이른바 ‘한인3세’인 셈이죠 

 

사실 어릴때는 집안내력에 대해 그렇게 자세히 알지는 못했는데 

1년에 한두번정도 아빠,엄마랑 할아버지,할머니한테 인사드리러 갈때가 있었는데 

그러다 서서히 저희집안 내력에 대해 알게되었죠 

-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할아버지,할머니한테 아빠,엄마가 인사드리러 가는날이 

한국으로 치면 대충 추석,설에 해당되는 명절때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추석,설날은 한국에서 쇠는 명절이지 미국이 쇠는 명절이 아니니까 

저는 아버지 어머니나 할아버지,할머니 한테서 차츰 저희집안 내력에 대해 

알게되면서 

자연스레 저희집안 곡절을 알게되었던거에요 

 

사실 전 어릴 때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별 관심은 없었어요 

대체로 저희집안 분위기를 보면 한국에 대한 언급을 

그렇게 자주 하는편은 아니었어요. 소위 추석이나 설같은 명절 때 

할아버지,할머니 그리고 삼촌내외까지 온가족이 모이면 

이런저런 집안 내력이나 지나온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일이 없지는 않지만 

사실 제가 태어나서 제일 처음 배운 한국말이 

‘김일성’과 ‘공산당’이란 말이었어요 

그때까지 전 그게 무슨말인지 몰랐는데 

다만 할아버지는 가끔 뉴스나 신문보도 같은걸 통해 

한국소식을 접할때가 있으시긴 한다본데 

그러면 가끔 이렇게 장탄식을 하시더라구요 

‘에휴...이러다 전부 김일성 공산당세상 되지...’ 

대체 어디가 ‘김일성 공산당’ 세상에 된다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그냥 분위기상 미국이 그렇게 된다는 소린 아니었던 것 같구 

아마 할아버지,할머니가 두고온 고향 한국이 

그렇게 된다는 걱정의 말씀 아니셨는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저희 할아버지 고향이 

소위 ‘북한’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답니다 

그러고보니 남북분단이나 6.25에 대해 알게된것도 그때가 처음이네요 

대충 내력을 들어보니 원래 6.25때 할아버지의 부모님 

그러니까 제게는 증조부님이 되시는데 

증조할아버지,할머니 내외분이 슬하에 3남매가 계셨는데 

저희 할아버지 위로 누님 한분이 더 계시고 

그리고 할아버지의 누님과 저희 할아버지에게 열 살정도 터울이 지는 

이른바 6.25때 아직 세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남동생이 

밑으로 하나 더 있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그렇게 1.4후퇸가 뭔가 그렇게 전쟁이 터지고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는 여러 가지로 위험하니 

그때 이미 열 살넘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누나 두 자녀를 데리고 

그리고 아직 어린 애기였던 막내는 임시로 이웃집에 맡겨놓고 

그렇게 열 살 넘은 두 자녀만 데리고 월남을 하셨다는거에요 

그러니 할아버지도 또 할아버지의 누님이 되시는 할머니도 

북에 두고온 막내 남동생이 한명 더 있는 

그런 실향민이자 이산가족이신가죠 

 

참, 다만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달리 남한출신이세요 

할아버지 가족이 6.25때 그렇게 북한에서 월남한 실향민이자 이산가족이라면 

할머니는 그냥 남쪽에서 나고자란 남한분 

그렇게 북한출신인 할아버지와 남한출신 할머니가 6.25가 끝나고 

나중에 20대 성인이 되신 60년대에 만나 결혼한 

이른바 남남북녀...아, 참 거꾸로 되었네요. 남녀북남 커플이 된은건가요 ? 

저희 할아버지가 북한출신 할머니가 남한출신이시니까요 

 

여하튼 그래서인지 몰라도 

제가 처음 할아버지한테 배운 한국말은 ‘김일성’과 ‘공산당’ 

그리고 두 번째로 들은말은 할머니한테서 들은말인데 

‘전주는 거지도시다’라는 말이었어요. 

대체 그게 무슨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할머니와 할머니에게 둘째 며느리가 되시는 숙모님이 

명절 때 가끔 말다툼을 하실때가 있었어요 

아마 전주가 한국의 전라도에 있는 지역에 있는 도시고 

숙모님이 그곳 출신이신가봐요 

- 근데 저희 아빠나 삼촌이나 다 할아버지,할머니가 결혼후 미국으로 

건나와 낳은분들이신데...삼촌이 아마 나중에 자라서 

한국의 전라도란 지역 출신인 숙모님과 어찌어찌하다 연분이 싹터 

두분이 결혼한 모양이네요 

 

여하튼 할머니는 숙모님을 보면 늘 그러셨어요. 

‘전주는 거지도시여. 내가 어릴 때 다 가봤어. 거긴 거지도시야.’ 

그럼 저희 숙모님은 할머니의 그런 말씀이 아마 기분나쁘셨는지 

이렇게 반발하곤 하셨어요 

‘어머닌 한국이 전주고 광주고 거기가 무슨 지금 6.25때 그대로인줄 아세요 !!! 

전주도 지금은 많이 발전했어요. 인구가 몇십만이나 되는 대도신데 무슨 거지도시라고... 

’ 

 

그렇게 숙모님이 발끈하면 할머니는 거듭 손 내저으시며 

그러시더라구요 

‘아니랑께. 전주는 거지도시여. 내가 6.25때 다 가봤다니까 그러네. 거긴 죄 구걸하는 

아이들만 있고 전부 거지도시여’ 

그렇게 대충 

‘전주는 거지도시다’ VS ‘거지도시가 아니다’ 

꽤 지루하면 지루하다싶을 정도로 반복되는 할머니와 숙모님의 말다툼을 

매년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 또는 집안식구 생일이나 장례식 같은때 

만날떄마다...제가 스무살 갓 넘을때까지 

할머니와 숙모님의 전주 거지도시 논란(?)을 

백번은 넘게 지켜봤던 것 같네요 

 

아버지의 경우엔 뜻밖에도 

소위 미주 한인들끼리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한인방송’을 케이블 방송을 통해 종종 보시더라구요 

- 뜻밖에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그런 한인방송은 잘 즐겨보시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인방송을 통해 종종 한국소식을 듣고나면 

이런식으로 말씀하셨어요 

‘한국은 6.25때 우리(미국)가 참전해서 이겼는데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우리(미국)에 대해 고마워할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한국 젊은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대체로 제가 

할아버지,할머니가 나고 자랐다는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선 

좋은 인상을 갖진 못했습니다. 

할아버진 이따금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한국소식을 접하면 

‘저러다 김일성 공산당세상 된다’ 탄식하시고 

한국에 아마 전주라는 도시가 있나본데 그 도시출신인 숙모님과 

늘상 숙모님 고향 전주에 대해 

‘거지도시다 VS 아니다’라는 말다툼을 하시곤 하던 할머니 

그리고 한국은 6.25때 우리(미국)이 도와줘 이겼는데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미국에 대해 고마워할줄 모르는 것 같다며 

매우 불쾌하고 이해할수 없다는 듯 말씀하시곤 하던 아버지 

대체로 좋은 인상이 심어지긴 어려운 사례들이었죠 

 

다만 살면서 뭐 그렇게 

소위 인종차별이나 그런 경험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어쨌든 동양계 피부를 가진 저이기에 학교 다닐 때 같은반 친구들은 

‘중국계냐, 일본계냐 ?’ 뭐 대충 이런식으로 묻기는 하더라구요 

그래서 실은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 출신이다’라고 말하면 

대개는 그 나라에 대해 잘 모르고 

가끔 안다는이가 나오긴 하는데 반응이 대개 이런식이더라구요 

‘그 나라 개고기 먹는 이상한 나라라면서 ?’ 

‘김일성이란 사람이 대통령인 나라라는데 사실이냐 ?’ 

일단 개고기 문제는 제가 잘 모르니 대답하기 난감했고 

할아버지한테서 ‘저러다 김일성 세상 된다’는 이야긴 자주 듣긴 했으니 

뭐 그렇게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답해줄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대략 제가 고등학교때 

우연히 한국 젊은이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이란걸 보게 되었어요 

뭐 대충 딱히 진지한 주제는 없는 

그냥 비슷한 또래 한국 젊은이들 몇몇이 나와 자기네들끼리 찢고 까부는 

그런 영상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전 어쨌든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 출신이라 

관심이 안 갈수가 없었고 

그래서 저와 대략 비슷한 또래인 한국 젊은이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이라길래 

한번 저와 비슷한 또래인 한국 젊은이들과 대화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에 

진지하게 이렇게 물어봤어요 

‘한국은 6.25때 우리(미국)가 도와줘 이겼다는데 왜 당신들 한국 젊은이들은 

미국에 대해 고마워할줄 모르냐 ?’고요 

사실 우리아버지가 늘상 하시던 이야기고 

그래서 전 아버지한테 들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저도 같이 생긴 궁금함이기도 해서 

진지하게 물어본건데 

반응은 뜻밖이었어요 

 

대략 세명정도의 저랑 비슷한 또래의 한국 여대생이 대답을 해주더라구요 

한 대학생은 반응하기를 (마치 조롱하듯이) ‘어이구 그래요 ? 감사합니다 미국님’ 

또 한 대학생은 제법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혹시 미국 군인 출신이나 고위층 인사냐 ?’고 묻고 

또 한 대학생은 대놓고 시빗조로 ‘니가 참전한것도 아닐텐데 왜 난리냐 ?’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그게 태어나서 제가 처음으로 

저랑 비슷한 또래인 한국 여대생 세명과 처음 유튜브 영상을 통해 

나눠본 대화였습니다 

그리고 세 여대생의 반응에서 느낀 결론은 

한마디로 ‘싸가지 없는 X들’이란...그런 느낌이었어요 

전 그래도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 출신인 한인 3세라 

한국이란 나라 어쨌든 궁금하기도 하고 나랑 비슷한 또래인 

한국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서 호기심에 한번 소통을 하고파서 

아버지가 종종 하시던 말씀인 ‘왜 요즘 한국 젊은이들은 미국에 고마워할줄 모르냐 ?’는 

질문을 그대로 전해준 것 뿐인데 

그에대한 한국 여대생 세명의 반응이 

한명은 조롱하듯 ‘어이구 그러셔요 ? 감사합니다’ 또 한명은 제법 진지하고 심긱하게 

‘혹시 군출신이나 미국 고위층 인사냐 ?고 묻고 

또 한 여대생은 ’니가 참전한것도 아닌데 왜 난리냐 ?‘는 식으로 시비걸고 

 

일단 첫 번째 여대생과 세 번째 여대생의 반응은 그렇다치고 

두 번째 여대생 물음에 굳이 해명하자면 

전 뭐 미군도 아니고 미국 고위층도 아닌 

그네들과 비슷한 또래의 20대 초반의 한인 3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수가 없어서 

저랑 비슷한 또래의 20대 초반 한국 여대생들끼리 만든 유튜브라길래 

호기심에 질문을 해본것뿐인데 

그에대한 반응이 조롱 아니면 시비조로 ’니가뭔데 ?‘ 아니면 

혹시 미군이나 고위층 인사냐니... 

뭐 여하튼 그렇게 저의 태어나서 처음 저와 비슷한 또래인 

20대 초반 요즘 한국 여대생들과의 첫 소통도 

안 좋은 감정으로 마무리가 된 것 같네요 

 

사실 제가 사는 동네가 

한인타운에선 거리도 멀고 근본적으로 

동양계를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이 아니에요 

그래도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동양계를 딱 다섯명 만나본 것 같네요 

그중 일본계가 두명, 중국계가 두명 

그리고 고등학교때 

저와 같은 한국계 학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친그와 저 약간 차이가 있는게 

저흰 할아버지,할머니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한인 3세라면 

그 친구는 부모님이 결혼후 미국으로 건너오셔서 그 친구를 낳은 

즉 3세가 아닌 2세더군요 

 

편의상 그 친구 이름을 제니(가명)라고 부르겠습니다 

제니네 집엔 좀 사연이 있더라구요 

원래 제니 아버지가 집안에서 위로 누나만 셋인 막내고 외동아들인데 

제니 아버지가 결혼할 때 집안에서 반대가 극심했대요 

제니 어머니가 제니 아버지 부모님이나 누나들한테 그렇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뭐 어쨌든 뒷목잡고 쓰러지고 너죽고 나죽자 별의별일이 다 있다가 

제니 부모님이 결혼후 미국으로 건너가 사는걸로 

할아버니,할머니와 적당히 타협을 봐서 그렇게 어렵사리 

결혼허락을 받은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론 제니 부모님은 자신들 부모님인 

제니 할아버지,할머니와는 거의 연락않고 살았다고 하니 

참 어지간한 집안이로구나 하는 생각정도는 들었습니다 

근데 좀 뜻밖에...대충 제니가 아마 고2때던가 

뜻밖에 바로 그 문제의 할머니가 오신적이 있으셨어요 

저도 뭐 제니로부터 ’제니 부모님 결혼을 결사 반대하신 할머니‘ 

그 정도로만 이야기 들었지 그때까지 직접 뵌적이 없고 

할머니를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본적 없기는 

제니도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하네요 

 

허나...그렇게 할머니가 한달정도 제니 부모님에 오셔서 살다가면서 

제니가...’와...대박...진짜 짜증나더라‘ 이런 소리를 

자주 입에 담더군요 

뭐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하튼 그렇게 아들내외가 결혼해서 미국으로 떠난후 지금까지 

연락한번 왕래한번 없던 할머니가 오셨는데 – 그 사이 제니 부모님이 

낳은 딸 제니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거니 참 얼마의 시간이 흐른건지 

대충 짐작 하시겠죠 ? 

 

참고로 제니는 밑으로 남동생이 한명 더 있답니다 

여하튼 한달일정으로 미국의 아들내외집을 방문하신 할머니 

그분 말씀으로는 미국이든 어디는 해외에 나와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도 하지만 

뭘 그리 바리바리 많이 싸들고 왔는지 

소위 김치며 무슨 이런저런 나물,무침 그 외 여러 가지 오만 

전통 한국음식들 

아들내외 주려고 준비해오신거냐구요 ? 

천만에요 

미국에서 밥이며 김치,밑반찬 이런거 챙겨먹는거 쉽지 않을텐 

한달간 그분 먹을 양식을 그렇게 직접 챙겨 싸오신거랍니다 

그러고도 모자라 

매일같이 제니 어머니를 보채셨대요 

얘, 내가 오늘 뭐가 먹고 싶구나 무엇을 좀 해다오 

얘, 시장에 가서 뭐좀 사와서 뭐좀 해줄수 있겠니 ? 

 

와...진짜... 

제니로부터 이야기듣는 제가 다 짜증이 나더라구요 

아까 이미 한인타운에선 거리가 멀고 동양인 만나기도 쉽지 않은 지역이란거 

이미 말씀드렸죠 ? 

사실 저도 한번은 궁금해서 아버지께 여쭤보긴 했는데 

한인타운이란데는 대체 어디있으며 여기서 얼마나 걸리냐고 

아버지 말씀으론 아마 빠른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면 

뉴욕은 몰라도 아마 LA 한인타운 정도는 

열시간 좀 넘게 걸려 도착할거라고 합디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가까운 LA 한인타운이 그쯤걸린다는 소리고 

뉴욕은 그 정 반대편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이든 어디든 외국에 한번도 가보신적 없다는 그 할머니는 

한인타운이 무슨 옆동네 편의점쯤 되는줄 아셨나봐요 

제니 어머니가 할머니가 요구하시는 그런 식재료는 여기서 구하기 어렵다고 하시면 

그냥 무작정 ‘한인타운 가서 사오면 될게 아니냐 !!!’며 

그냥 막무가내로 나오시는거에요 

도대체...미국에 그래도 한인타운이란게 있다는건 어디서 용케 들어서 아는건지 

미국 전체가 한인타운이라도 되는건줄 아는지 아니면 

한인타운이 무슨 옆동네 마트이름쯤 되는건줄 아는건지 

한국음식을 만들 식재료를 구할만한 여건이 못된다고 제니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드려도 막무가내로 

‘한인타운 가서 사오면 될거 아니냐 ?’고 무작정 우기시는 이상한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친구집에 한달을 머물다 가신거에요 

 

제니로부터 이야기 들었을때도 참 성격 이상한 할머니로구나 그 정도 느낌은 들었지만 

대충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듣다보니 대체 어떤분일까 궁금해져서 

한번은 그냥 인사나 드릴까 해서 친구집에 찾아가보기도 했답니다 

헌데 그날도 제니 어머니와 할머니 사이에 한바탕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러고보면 제니 할머니가 이곳에 한달정도 일정으로 왔다 가시기로 했는데 

그 떠나실날도 거의 다 되어갈때에요 그런데 무작정 

‘청국장이 먹고싶다. 청국장을 해다오’ 이렇게 우기시더라는거에요 

솔직히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때 ‘청국장’이란 한국음식이 

세상에 존재한다는걸 알았는데 

이제 며칠만 더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가신다는 할머니가 

‘돌아가기전에 며느리가 직접 해준 청국장맛은 꼭 보고 가야겠다’며 

참...한인타운까지 거리도 먼 미국의 평범한 중소도시 마을에서 

청국장을 찾는 이 대책없는 할머니를 어떡하면 좋나요 ? 

 

사실 저도 뭐 엄마가 가끔 한국음식을 해주신적이 없지는 않아서 

가령 김치찌개나 육개장 정도는 엄마가 몇 번 해주신적 있는데 

너무 맵고 입에 잘 맞지 않아서 제가 안 먹으려고 하자 

엄마가 그 이후로는 거의 안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까지 특별히 한국음식을 접하거나 관심을 가질일은 

거의 없었는데 

그 성격 이상한 친구할머니 덕분에 

이상한 이름가진 한국음식은 그 한달동안 참 많이 알게된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제니네집에 한달정도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가셨는데 

나중에 제니 어버니는 그분 SNS에 그 한달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적어놓더군요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었노라고... 

 

이런일이 한번은 있었어요 

앞서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누님 그렇게 두분이 미국으로 건너와 

살게 되셨다고 말했지만 

저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렇게 미국에서 쭉 아들 둘 낳고 

계속 사셨지만 

할아버지의 누님(고모할머니)은 슬하에 자녀가 두분 계신데 

그중 위에 따님은 마찬가지로 쭉 미국에서 사셨지만 

밑에 동생이 되는 고모할머니의 아들 – 그러니까 아버지한테는 사촌이고 

저한테는 당숙아저씨뻘... 

(* 근데 원래 미국엔 이모니 고모니 이모할머니니 그런식의 표현은 

없는거 다들 아시죠 ? 제가 지금 굳이 이런식의 표현을 쓰는 것은 

읽는이의 이해를 돕기위해 쓰는것일뿐 실제로 미국에 저런 표현은 

없습니다) 

 

아버지한테 사촌이 되는분이니 그냥 저한테는 아저씨죠 

여하튼 그분은 한국과 미국을 여러차례 돌아가면서 들어갔다 나왔다 

그렇게 한국에서 몇 년 다시 미국에서 몇 년 그런식으로 사시는분인데 

최근 한 4-5년 정도 한국에서 사시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사시게 되셨어요 

아버지께서 그 친척아저씨게 한국소식이 궁금했는지 

이렇게 물으시더라구요 

‘요즘 한국은 어찌돌아가냐 ?’고 

그러자 그 친척아저씨 하시는 말씀이 

‘다른건 모르겠고...TV를 보니까 공영방송에 무당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라’ 

고 하시더군요 

 

저도 저희 아버지도 대체 무슨소리인가 영문을 몰라 

의아해서 물어보니까 그 아저씨가 좀 더 부연설명을 해주시더라구요 

요즘 한국에서 한참 막 뜨는 그런 신인 트로트 가수가 있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명절 특집프로에...아마 그 신인 트로트가수가 어머니가 무당인가본데 

그 무당인 어머니와 같이 방송에 나와 노래를 부르더라는거에요 

그런 프로에 무슨 인기가수의 어머니라는 무당이란 여자가 나와서 

TV에서 노래를 부르더라 

그게 저희 아버지의 사촌이신 친척아저씨가 

오랜만에 전해주신 한국소식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배운 한국말은 김일성...공산당 

아버지한테서 들은 한국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이 한국 도와줘서 전쟁에서 이겼는데 요즘 한국 젊은애들은 

고마워할줄 모르더라’ 

궁금해서 한번은 진지하게 유튜브 방송 한다는 요즘 한국 젊은이들에게 

진지하게 물어봤더니 오히려 악플러로 오해받아 비난과 조롱만 받고 

그리고 난생처음 미국땅에 오셔서 오만진상 다 떨고 돌아가신 

친구 할머니 

그리고 무당이 TV에 나와 노래를 부른다는 

제게 대체적으로 한국이란 나라가 

좋은인상이 심어질수는 없었습니다.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최근에 있었던일은 아니고 90년대 후반쯤에 

있었던 일이에요 

제가 90년대 후반 태생이니 저는 갓난아기때 일이고 

나중에 철들어서 아빠,엄마한테 듣게된 이야기죠 

몰랐었는데 아마 90년대쯤엔 미국에서 

한국출신중 북한이 고향이거나 북에 두고온 가족이 있는 실향민들에 한해 

서신왕래나 고향방문 정도는 할수있게 허용해주는 

그런 서비스가 있었나봅니다 

그리고 저희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누님은 

그 서비스를 통해 북에 두고온 막내동생과 극적으로 

서신왕래를 두어차례 할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때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누님의 막내동생은 

함경북도 북부지방에 살고 있었고 슬하에 4남매가 있다는 

그런 소식을 편지로 전해받을수 있었다는거에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누님이 

북의 막내동생 편지를 처음 받아보았을 때 

‘그때(6.25때) 너도 함께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 전쟁이야 몇 달만 있으면 

끝날줄 알고 어린 막내인 너만 두고 나온게 평생의 한이 되고 죄인이 되었다’ 

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아버지,어머니한테는 평생가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뭐 지금은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의 누님도 다 세상을 떠나셨고 

북에 계시다는 막내동생도 40년대 후반태생이면 

지금 대충 나이를 계산해봐도 이미 이 세상분이 아니시겠네요 

어쨌거나 전 

김일성,공산당이란 말이 태어나서 처음 배우게 된 한국말이고 

(미국에게) 고마워할줄 모르는 한국 젊은이들, 그리고 유튜브에서 제게 

싸가지없이 군 실제 한국 젊은이들, 이상한 진상할머니(친구 할머니) 등등... 

대체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은 심어질수 없는 

그런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뭐 어쩌겠나요 

제가 제 부모나 조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니 

제가 그런 핏줄을 이어받은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는 숙명만은 

인정하고 수긍하고 살아야죠 

 

그리고 저야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나고 자란 어메리칸이지 

한국인은 아니잖아요 

전 죽을떄까지 이 나라(미국)만을 사랑하며 살겁니다 

제 부모가,조부모가 한국출신이든 뭐든 그건 그분들의 숙명이지 

제가 한국에서 나고 자란건 아니잖아요 

여하튼 지구 반대편에 참 이상한 나라가 하나 있고 

그런 나라에서 태어난 부모님,조부모님의 핏줄을 이어받은것일뿐 

저는 그냥 미국에서 나고자란 뼈속까지 미국인인 그런 모습으로 

이 땅과 이 하늘에 애정을 갖고 남은 여생을 살아가렵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한국인일뿐 

전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나고 자라 앞으로도 계속 이땅에서 자자손손 살아갈 

어메리칸일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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