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산NC다이노스 통합우승 이끈 이 코치, 올해부터 서울LG트윈스 맡아
"류지현 감독, 코치들과의 약속 모두 지켜주시는 분"
"타자들이 잘 치는 비결요? 묻지 마세요."
현재 KBO리그 2위를 질주 중인 서울LG트윈스의 이호준(46) 타격코치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인사를 건네자 돌아온 대답이다. 웃음기 섞인 그의 말에는 최근 비슷한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새롭게 할 말이 없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이 코치는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 NC 다이노스를 거치며 무려 21시즌을 활약한 레전드급 선수 출신 지도자다.
2017년 은퇴 이후에는 NC와 코치 계약을 맺었고 2020년 1군 타격코치로서 NC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는 데 기여했다.
지난 시즌 후 NC와의 계약이 종료된 그는 LG로 둥지를 옮겼다. 효과는 확실하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던 LG는 지난해 팀타율 0.250으로 10팀 중 8위에 그쳤으나 올해는 23일 기준 팀 타율 0.274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이 코치는 "여기 오기 전 LG가 어떤 팀인지 몰랐다. 지난 동계 훈련 기간 동안 기술적인 것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성향을 파악하려 애썼다"며 "반 년 정도 지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파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바깥에서 LG를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직접 보니 정말 야구를 열심히 하는 팀"이라며 "훈련을 대충 끝내려고 하는 선수들이 없더라. 나는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라'는 스타일인데 여기는 이미 그런 문화가 잡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겨울 정말 추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배팅 게이지를 열어 훈련을 했는데 모두가 불만 없이 파이팅을 외치는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며 "내가 와서 훈련량을 늘렸는데, 선수들이 박수치고 좋아하더라"며 웃었다.
이 코치는 또 "선수단 단합이 정말 잘 돼 있다. 일단 팀이 뭉쳐야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베테랑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들까지 한 마음으로 잘 뭉쳐 있어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LG는 올 시즌 팀 홈런에서도 98개로 가장 많다. 기존에 장타력을 보유했던 김현수(22개), 오지환(20개), 채은성(10개) 외에도 유망주 이재원(13개), 문보경(7개), 문성주(6개)의 활약도 대단하다.
과거 NC가 우승하던 시절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 등으로 홈런군단이 조성됐던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지금처럼 LG의 불방망이가 유지되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이 코치에게 2020년 NC와 지금의 LG를 비교해달라고 물었다. 그는 "그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중이 없었고, 지금은 관중이 있는 정도"라며 큰 차이 없음을 돌려 말했다.
이어 "당시 NC 분위기가 좋았으면서도 '우리가 진짜 우승을 할까'라는 자체적인 의구심도 있었다"며 "우승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조심스럽다. 때문에 당장 우승을 할 것이라 자신하기보다 그냥 매 경기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타이틀이 따라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코치는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류지현 감독과 케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단 코치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신다. 코칭스태프와 한 약속은 다 지켜주셔 감사한 마음"이라며 "물론 감독님의 생각이 확고할 땐 내 생각을 꺾고 감독님을 100% 신뢰한다.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않겠나"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