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딸을 보면 감정이 복잡하고 질투가 납니다..

못된나 |2022.09.20 00:28
조회 399,384 |추천 1,993
자식을 키울수록..너무 마음이 복잡하고..
내가 부모의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새벽에 글을 써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불우하고 온전치 못한 가정에서 자라
결혼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었습니다
평생 혼자 살으려했고 결혼을 해도 애를 낳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좋은 엄마가 될 자신도 없었고
내가 받은 상처를 되풀이할까 두려웠어요

아픈 가정사를 지금의 남편은 잘모릅니다
남편 전에 다른 남자와 연애할 때 깊은 가정사를
얘기하면 저를 이해해주거나 보듬어주기보단
헤어질 때 책잡힐 일이 되더군요..
그래서 현남편한테는 깊은 가정사는 이야기 안했어요

표면적인 저의 가정은 친아빠와
새어머니와 그 자식들(모두 출가)이 잘지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진실은 저는 아주 어려서부터
새엄마가 수도 없이 바뀌었고(친모는 저 2세 때 이혼)
그 속에서 이유없이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맞은 적도 있고
고2때까지 학대를 셀수도 없이 당하다가
고2때 현재 새어머니를 만나서
이룬 가정이 10년 넘게 이루어지면서 학대의 고리가
끊긴 상태입니다 현재 새어머니는 좋은 분이시구요
이 분을 만나기전까지 (그러니까 고2까지)
저희 아빠는 툭하면 저에게 나가서 차에 치여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너같은 x은 나가 뒤져야 한다며
뼈가 뿌러지도록 때리고 학대에 이유는 없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술 마신 사람처럼 저를 학대했어요
차라리 알콜중독이였다면 이해가 더 쉬웠겠네요
친할머니에게 학대 사실을 호소해도 너희 아빠 불쌍한
사람이라며 니가 이해해야 한다 크면 이해된다 했지만
내 자식까지 둔 지금도 저는 아빠를 티끌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사이좋은 가족처럼 보이지만
지금도 아빠는 저에게 이x아 저x아 부르고
본인 수에 조금만 트러지면 저를 남편과 아이 앞에서
아주 창피하게 해서 친정은 잘 가지도 않아요
그러다보니 부부싸움해도 갈 곳도 없고 그렇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아무튼 저는 사랑은 하나도 받지 못했고
끝없는 방임과 학대속에 유년시절을 보냈고
어찌저찌 적령기에 평범한 사람을 만나
평생 내 팔자에는 없다고 생각했던 자식을 낳았는데
낳기까지 정말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수억번을
고민했지만 새어머니의 자식들도 사연 많은 사람들인데
출가하여 자식키우고 가정 이루는 것을 보니
저도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낳아보니 바람 불면 날아갈까 넘어질까
너무나 작고 소중하고 예뻐서 내 아빠는 어찌 이런 나를
그토록 때렸나라는 생각에 힘들었습니다
잊고 키워보려해도 자꾸 불현듯 생각이 나더라구요

제 딸이 지금 14살인데 이런 말하면 웃기지만
저 젊어서 예쁘다는 말 많이 듣고 살았는데
제 딸이 저를 많이 닮아서 정말 예쁩니다
저는 키가 작은데 제 남편 닮아서 키도 크고
좋은 것만 쏙쏙 닮아 연예인 시키라는 말 참 많이도 들었습니다
애가 원하면야 시키고 싶고 원하는거 다 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인데 너무 예쁘게 잘 크고 있는 내 새끼를 보면
뿌듯하고 좋아야 하는데 자꾸 내 유년시절과
오버랩 되어 너무너무나 힘들어질때가 있습니다
우리애도 노래 부르는걸 참 좋아하는데 저도 그랬거든요
내 딸은 내가 원하는거 다 해주려고
악착 같이 벌어서 입히고 먹여서 부족함 모르게
저렇게 올곧게 자라는데 나도 나같은 엄마 있었으면
저 나이에 저렇게 깔끔하게 씻고 단장하고 다녔을텐데 싶고
우리 애가 얼마전에 초경을 시작했는데
꽃다발과 평소 갖고 싶어했던 선물을 남편과 준비했네요
딸은 부끄러워 하면서도 좋아했구요
저 어려서는 초경이 뭔지도 몰라 피가 나오는데
아빠에게 우물쭈물 말하니 쳐다도 안보고 몇천원 던져주고
생리대 사라하고 전 뭘 사야하는지 어떻게 붙히는지도
몰라서 노다지 생리가 새어서 책상 의자까지 젖어
학교에서 몇번 조퇴를 하니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새면
니가 알아서좀 해서 안새게 해야하는거 아니냐 면박주고
생리대 버릴줄을 몰라 몇 번 생리대가 집 화장실 쓰레기통에
펼쳐졌는데(나름 안보이게 버리려 했으나..)
더럽게 생리대 펼쳐놨다고 개패듯이 맞은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이 외에도 생각나는 상처가 수천개에요..
우리 딸이 무언가를 성취하고 잘하고 너무 예쁠때마다
자꾸만 저런 상황들이 떠오릅니다
겉으로는 티내지 않아요 나같이 안키우려고 정말 노력했고
우리 애 아주 밝고 깨끗해요.. 얼룩 덩어리 나랑은 다르게요

저도 젊어서 제가 번 돈으로 심리치료며 뭐며
다 받아봤는데도 이 마음의 상처가 도무지 낫질 않고
내 새끼 낳아보니 내 부모는 더더욱 용서할 수 없고
눈부시게 빛나는 내 딸의 청춘을 보고 있으니
지나온 내 유년시절이 너무나 불쌍하고
이 상처를 치유 못하는 내가 너무 처량하고
내 평생에 반려에게도 터놓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써봅니다..

딸이 예쁘게 커가는걸 보며 뿌듯하고 기쁘지만
제 마음의 구멍은 어찌하면 좋을까요..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힘드네요 많이..


-----
댓글에 상담을 다시 해보시라는 분들이 많으셔서
9월 21일 기준으로 상담센터에 방문했고
다시 심리치료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993
반대수93
베플00|2022.09.20 04:25
아이공... 아이한테 티 안 내고 사랑으로 열심히 키워낸 쓰니 정말 대단합니다. 그게 티 안 내고 싶다고 안 나는 일이 아닌데 얼마나 속으로 치열하게 버텨내고 견뎌냈을지ㅠㅠ 하나도 안 나빠요. 왜 닉네임이 못된나인가요ㅠㅠ 그렇게 자학할수록 딸에게 죄책감까지 섞일겁니다. 그 죄책감이 또 다시 쓰니를 짓누를거구요... 저는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딸을 자신과 동일시해서 과잉보호하고 집착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음.. 그리고 상담이 소용 없었다해도 저는 상담이 제일인거 같아요ㅠ 다만 단순히 약물 처방만 하는 곳 말고 심리상담센터 같은 곳 찾아서 다녀보는게 어떨까요. 물론 쓰니의 상처를 100% 덜어내는 곳은 없을겁니다. 그런 곳은,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도 쓰니의 아픔을 털어놓고, 누군가 쓰니의 얘기를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픔을 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줘서 고마워요. 누군가에게 제대로 털어놓지도 못 하고 속앓이하느라 얼마나 외로웠나요ㅠ 그간 정말 고생많았고 애썼어요. 그리고 언젠가 정말 나이가 들고 딸도 누군가를 품어줄 그릇이 되었을 때 딸에게 만큼은 털어놓아도 좋지 않을까싶어요. 딸도 처음엔 엄마가 나에게 사랑만 준 게 아니었던가 하는 마음에 충격받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엄마를 이해하고 오히려 품어줄겁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할 줄도 아는거잖아요. 쓰니에게, 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쑥쑥자란 햇살같은 딸이니 엄마에게 그 사랑 충분히 나눠줄 수 있을겁니다.
베플남자ㅇㅇ|2022.09.20 01:24
어디 말할 데도 없으니까 그런거임.. 참전용사들이 죽을때까지 전쟁얘기는 안하고 죽는거랑 똑같음. 평화롭게 커가는 아들이랑 그 무렵에 몇달간 신발 벗지도 못하면서 얼어터진 캔음식 처먹던 자기모습 얼마나 비교되겠음..? 딸애한테 말해주기 싫으면 동화책으로라도 써서 내셈 그거 어디 털어놔야 후련해짐
베플ㅜㅜ|2022.09.20 09:37
지난 어린시절에 대한 결핍이 딸에대한 부러운 감정으로 나오는거같은데 다행이도 시샘하여 아이에게 고통을 주지는 않으나 본인이 괴로우니 상담을 좀 받으세요. 정신과 말고 마음치료센터 같은곳으로요.
베플ㅇㅇ|2022.09.20 01:33
정말 힘드셨겠어요 지금 너무 잘하고계세요...^^ 아픈상처는 지우려할수록 더 힘이 들수있으니 차분하게 그냥 어디 저기~~ 놓고왔다 생각해요. 예쁜 따님분이 조금 더 크면 세상에서 정말 친한 좋은 친구가 될수있을거예요.^^ 남은 인생 행복만 가득가득 하시길요 !!
베플남자ㅇㅇ|2022.09.20 11:43
지나가던ㅁ 50대 남자입니다. 글쓴이 고생 많으셨어요. 당신 잘못 아니에요. 인생 살다보니, 주변에 쓰레기가 꼬이는 경우가 있는데, 당신은 친아빠가 그랬던 경우입니다. 가급적 친아빠는 만나지 마시고, 딸에게 사랑만 주세요. 당신이 겪은 그 고통의 연결고리는 당신만이 끊을 수 있어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