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가씨 시절엔 165에 47키로였던 늘씬이였으나
아이낳고 5키로가 불어버린 평범한 서울 사는 30대
아줌마입니다.
아이가 6살이 되자 이제 슬슬 여유도 생기고
그동안 아이만 키우느라 집에만 있었더니
뭐라도 배우자 하여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워낙에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20대 초반에 커피숍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물론 다 잊어먹었고 완전 초심으로 공부를 하자
으샤으샤하여 굉장히 들떠 있었습니다.
수강생이 조금 복작복작하길 바랬으나(줌마 심리..)
저와 단둘이었고(여자)심지어 20대 초반..
강사는 20대 후반의 남자 선생...
(여자이길 바랬습니다ㅠ)
이 선생 말하는게 좀 툭툭거리는 성향이 있더라구요.
그거랑 배우는거랑 아무 상관이 없으니
저는 이론 시간에 엄청 경청을 했고 복습도 철저히 해갔습니다.
저는 사실 배우는게 오랜만이다 보니
수강생들끼리 다같이 으샤으샤 하기를
살짝 바랬었는데ㅠ 큰 욕심이었는지...
같이 듣는 수강생은 늘 지각하기 일쑤였고
심지어 하루는 무단결석 해서 그날은 저 혼자 실습..
그런데 이 남자강사
툭툭 거리는 것 까진 좋은데
열심히 기준점 잡고 분쇄기 돌리는데
옆에서 핸드폰 보질 않나
뭘 질문하면 왜그렇게 툭툭 거리는지..
거슬리는게 한 두개가 아니었지만
나만 잘하면 된다 싶어서 신경 안썼어요.
그날은 저 혼자 실습했기 때문에
그게 엄청 열심히 봐준거라는걸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스팀 배우는 날
그날도 같이 배우는 수강생은 여전히 늦어서
나 혼자 시작하게 된 실습..
이윽고 그 수강생이 출석을 하였고
빠진만큼 늦은만큼 커피선생 그 옆에 붙어서
잘 알려주더군요
저와 다르게 그 수강생 아가씨는 굉장히 잘했나봅니다.
커피숍에서 일했냐 묻기까지 하는걸 봐서는요.
신경 끄고 제 것만 몰두했는데
한시간 내내 봤을 때
커피 강사가 저한테는 묘하게 툭툭 거리고
그 수강생한테는 묘하게 부드럽더라고요.
그냥 거기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스팀을 배우는데 와ㅜ진짜 너무 어려운거예요.
예전에 커피숍에서 일할때 어떻게 거품 냈는지
생각도 안날 정도로
왜이렇게 손목 각도도 안나오고 미치겠는지ㅠ
그 수강생은 반면에 너무 손쉽게 각도 잡고 거품내고..
아ㅠ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강사한테 저 혼자 연습해 본다고 했어요.
너무 못하니까ㅜㅜ 강사한테 미안해서
동영상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자기가 봐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옆에서 몇번 보다가 속터졌는지 그냥 동영상 보고 하래요.
그래서 동영상 보고 했는데도 잘 안되는거예요..
내가 이렇게 멍청한가 나도 속터지고
환장하겠더라고요..
하다 하다가 저도 미치겠어서 강사한테
우유 데우는 스텐레스 잡는 제 손목 각도 좀
집어서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하고 물었더니 쳐다보기만하고 묵묵부답...
하..
거기서 저는 그 강사한테 모든 신뢰를 다 잃었습니다.
실습할 곳이 없으니 학원에 남아서 연습해도 되냐 물었을 때도 공강 시간이 없어서 안된다 했던 강사.
그럼 저같이 멍청하고 못따라가는 수강생은
어디서 연습합니까?
(이건 추후에 데스크에 물어보니 가능하다 했습니다)
그렇게 완전 우울하고 너무 힘든채로 수업이 끝났고
전 시간에 전날 배운 걸 복습하고 다 대답했던
수강생은 저 뿐이라며 칭찬도 살짝 받았었는데
그날은 스팀 거품도 잘 못내는 멍청이가 되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너무 우울하고 속상했고
다른 수강생은 너무 잘하는데
나는 진짜 멍청인가 그 생각 밖에 안들어서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너무 우울하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그 수강생 사진 좀 보재요.
커피 강사가 단톡방을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수강생 친구추가하고
사진을 남편에게 보여줬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 속에 그 아가씨는 완전 인스타여신이었습니다;
그 수강생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실제로는 이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심지어 마스크 내린 것도 봤음에도..)
카톡 속에 그 아가씨는 너무 예뻤고
외제차에 명품 가방에 명품 옷에 장난 아니더군요.
남편이 그걸 보더니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
얘가 이쁘니까 얘한테 잘해준거 아니냐며
그럼 그렇지 하는거예요.
얘는 이쁘지, 수업도 잘 따라오지, 부자지
당연히 잘해주고 싶지 않겠나며
당신은 애낳은 30대 아줌마일 뿐인데
둘이 같이 있으면 얼마나 비교가 되겠냐는 거예요.
거기다 수업도 못 따라가지
나같으면 걔랑 둘이 하고 싶겠다 이러는데
그때부터 우울했던 기분이 울그락불그락.....
니 와이프른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냐며
남편에게는 확 쏘아붙인 뒤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나한테는 틱틱 거리면서
그 수강생에게는 유난히 부드러웠던 커피 강사..
그게 저는 제가 못하니까
속터져서, 짜증나서 그런 줄 알았거든요.
제가 못하니까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근데 그게 외모 때문이었을까요?
순간 자존심도 상하고 화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거는 제가 옹졸? 해서? 예민?해서 그런건지
도대체 알수가 없습니다ㅠ
근데 저같아도 가르치는 수강생이 못따라가면
성질 날 것 같기는 한데...
그게 외모때문에 차별 받는다 생각하면
내 돈주고 배우는데
내가 왜 이런 대접 받아야하나 그 생각이 들기도하고요.
친구는 당장 강사 바꾸랍니다.
강사 자잘이 없는 것 같다고요.
남편은 바꿔도 또 이쁜 수강생 있으면
당신은 또 꿔다놓은 보릿자루 될텐데
그때마다 강사 바꿀거냐고 뭐하러 바꾸냡니다.
그냥 배우래요.
학원에서 남아서 연습이나하고
빨리빨리 자격증 따래요.
친구는 돈주고 왜 그런 대접 받냐고 하고요.
남편말에 화가 나기는 해도
맞는 말 같아서 어째야 할지 모르겠네요ㅠ
외모 밝히는 건 그 강사의 자질 문제고
수업에 못 따라 가는건 제가 문제니
그냥 이대로 계속 수업 받는게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