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로 유명한 에스피씨(SPC) 그룹이 그룹 계열사 빵공장 기계에 끼어 숨진 20대 노동자의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주라며 파리바게뜨 빵을 놓고 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에스피씨 그룹 쪽은 지난 16일께 사고로 숨진 ㄱ씨(23)씨의 장례식장에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를 두고 갔다. 상자 안에는 땅콩크림빵과 단팥빵이 들어있었다.ㄱ씨의 유족은 “16일 처음 빵을 발견하고 유족이 사 왔을 리 없어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이 빵을 누가 갖다 놓았냐’고 물었는데, ‘회사에서 답례품으로 주라고 갖다 놓았습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장례식장 직원들은 회사에서 주라고 하니까 (빈소에 오는 사람들에게) 싸서 나눠줬다고 하더라”며 “우리 아이가 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숨졌는데 이 빵을 답례품으로 주는 게 말이 되냐”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ㄱ씨는 에스피씨그룹 계열사 에스피엘(SPL)의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12시간 맞교대’ 야간작업을 하다 새벽 6시께 샌드위치 소스를 혼합하던 중 상반신이 교반기에 끼어 숨졌다. 사고가 난 공장은 에스피씨 제과점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에 빵 반죽과 재료를 납품한다. 이후 에스피엘은 사고가 난 기계에 흰 천을 씌워두고 다음 날 곧장 기계 가동을 시작하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노동자 일부를 출근시켜 재료를 폐기하기도 해 ‘동료가 겪을 죄책감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사망사고 뒤 현장에서 천 하나 덮어 높고 사고 목격한 근무자 근무하게 한 것도 어이없는데, 빈소에 답례품까지 놓고 가다니 어이가 없다” “노동자 처우 개선 시위하는 노동자들 단식 때 무시하더니, 빵 소스 배합하다 숨진 사람 장례식장에는 소스가 들어간 빵을 답례품으로 두고 갔다. 평생 불매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스피씨 그룹은 통상적인 경조사 지원품이라는 입장이다. 에스피씨 관계자는 “에스피씨 직원이나 그 가족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 중의 하나다. 직원이 상을 당하면 다른 회사에서 떡 내놓고 숟가락 제공하듯 일괄 나가는 그런 품목이다”며 “(사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