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최근 경기도에서 귀갓길 여성들의 실종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는 군포에서 실종된 여대생에 대한 공개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실종된 지 18일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 용의자의 모습이 CCTV에 찍혔죠?
<리포트>
네, 용의자는 마스크를 쓰고 덥수룩한 머리모양까지 해서 CCTV에 찍힐 것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여대생은 대낮 보건소에서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휴대전화가 꺼진 채 행적이 끊겼습니다.
사건 당일 워낙 추운 날씨라 이 여대생도, 용의자도 본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요. 그래서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한 것. 앞서 경기도 연천에서도 귀갓길 여성 납치 사건이 일어났었는데요...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잇단 납치 실종사건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지난 12월 19일,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21살 여대생 A양은 오전 11시 쯤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일을 본 뒤 이 여대생은 산본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오후 3시 쯤 군포 보건소 앞에 내렸는데요. 이 날 이 여대생은 언니가 부탁한 심부름을 하기 위해 보건소에 들렀다고 합니다.
<녹취> 군포 보건소 관계자 : “그 분이 접수한 게 아니고 언니 것을 대신 찾으러 왔나? 접수하러 온 게 아니고 영수증만 찾으러 오셨을 거예요 아마. 보건증이라고 아르바이트 할 때 내는 게 있어요. 그걸 찾으러 왔어요.”
보건소를 오고 가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 백 명이다 보니 사건 당일 이 여대생을 특별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녹취> 군포 보건소 관계자 : “여기만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300명 가까이 되고요, 민원 접수하러 왔다 갔다 하면 몰라요, 정신 없죠..”
3분 여 만에 심부름을 마치고 3시 7분 쯤 보건소를 나가는 여대생의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그리고 그 뒤 행적이 끊겼는데요.. 예정대로라면 집으로 갔어야 할 시간이지만 3시 37분 쯤 보건소에서 5.2km 떨어진 안산시에서 이 여대생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4시간이 지난 저녁 7시 28분..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위치가 추적된 곳에서 7.8km 떨어진 안산시의 또 다른 동네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이 여대생이 갖고 있던 아버지 명의의 현금카드로 누군가 70만원을 인출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현재 이 남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는데요, 2~30대의 이 남성은 보통 체격에 마스크를 쓰고 가발로 추정되는 더벅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사건 당일 이 남자를 본 사람이 없는지 은행 주변 사람들을 수소문 해봤습니다.
<녹취> 노점상인 : “많이 추웠죠. 추워서 이 앞에도 (천막) 다 쳐놓고 문만 내놓고 있었지. 그러니 앞을 못 봐. 그리고 불 켜놓고 이렇게 있으면 밖이 깜깜해서 안 보여..”
사건이 있던 날은 날씨가 유독 추워 오가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적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노점상인 : “전혀 없죠. 그날따라 추워서. 추우니까 마스크 하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더 무관심하게 봤나봐. 날씨가 따뜻했으면 보고도 신고했을 것 같은데...”
이 남자가 현금지급기를 찾은 시간에는 은행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뒤여서 은행에서도 그를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건 발생 18일이 지나도록 수사에 진전이 없자 경찰은 어제 공개 수사로 전환하고, CCTV에 찍힌 남자의 모습을 토대로 용의자를 공개수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원오 (경기지방경찰청 폭력계장) :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공개수사를 통해 빨리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하에 가족들을 설득, 공개수사를 하게 됐습니다. 용의자를 알거나 보신 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종된 이 여대생이 살고 있는 지역 주민의 말에 따르면 이 여대생은 착한 성격의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지역 주민 : “우리 딸이 그러더라고. 엄마, 걔는 가출하고 그러는 애가 아니야 그러더라고. 착하다는 얘기지 학교생활을 보면 알잖아 애들이.”
이곳은 사건 당일 이 여대생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입니다. 비슷한 시각인 어제 오후 3시 쯤 이곳을 찾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대로변이긴 하지만 걸어 다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녹취> 지역 주민 : “여기가 사람들이 별로 안 다녀요.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잖아요. 다들 무서워하고 있죠.”
<녹취> 지역 주민 : “여기가 좀 위험한 지역이긴 하더라고요. 파출소도 없고. 그 사건 이후로 경찰들이 순찰을 많이 돌아서 좀 나아요.”
현재 경찰은 용의자가 이동했을 만한 경로를 따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최관석 (군포경찰서 형사계장): “저희 판단으로 범인이 이쪽으로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걸 염두에 두고 포괄적으로 넓게 수색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달 31일 경기도 연천에서도 귀가하던 여성이 납치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밤 9시 반 쯤 혼자 집으로 가던 20대 여성이 집 근처에서 30대 괴한 2명에게 납치되어 2시간 만에 풀려났는데요..
범인들은 훔친 차량으로 이 여성을 납치해 신용카드를 빼앗고 인근 휴게소를 돌며 90만 원을 인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도난 차량을 수색하던 경찰에 3일 만에 검거됐습니다.
최근 이렇게 여성들이 납치, 실종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녹취> 지역 주민 : “내가 우리 애 보고 일찍 다녀라, 여기 군포에서 자꾸 그런 (납치)사건이 있었으니까 일찍 일찍 다니고... 그런데 대낮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니까 너무 그래요.”
지난 해 11월에는 안산에 사는 48살 주부 김 모씨가 오후 6시 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실종되어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7년 발생했던 군포시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과 수원 여대생 실종사건도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저항능력이 약한 여성들을 노린 귀갓길 납치 사건이 지역과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 많은 여성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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