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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이 너의 일"…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49재 봉행

ㅇㅇ |2022.12.16 17:19
조회 27 |추천 0
이태원 참사 49일째를 맞은 16일 오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가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봉행됐다.

제단에는 유가족이 동의한 65분의 영정과 77분의 위패가 모셔졌다. 상에는 각종 과일과 전, 떡 등 제사음식을 비롯해 생전에 희생자들이 좋아하던 음식이 수북이 놓였다.

이날 49재에는 영하 6도(오전 10시30분 기준)에 달하는 강추위에도 150여분의 희생자 가족, 스님 100여분, 신도 500여명과 일반 시민들이 동참했다.

오전 10시. 범종을 158번 치는 추모 타종을 시작으로 49재가 시작됐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러 영단에 모시는 '시련' 의식이 거행됐고, 지현스님(조계사 주지)이 제단에 향을 올렸다.

뒤이어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이 추모사를 통해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던 이들이 좁디 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갔다"며 "158명의 귀한 생명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냈다"며 제단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추모사가 진행되는 동안 앞자리에 앉은 유가족들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떨궜다.

속세에 남은 애착을 씻어내 영혼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는 '대령 관욕' 의식에 이어 희생자들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의미의 바라춤이 이어졌다. 비구니 스님 2명은 자바라를 들고 구슬픈 태평소 연주에 맞추어 정성을 다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뒤이어 조계사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추모 법문을 통해 "우리 모두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인드라망' 안에 다같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인드라망은 '부처님이 세상 곳곳에 머물고 있음'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이어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이라며 "우리 모두는 연가(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한 없는 위안을 줘야 한다"고 이태원 참사가 '우리 모두의 일'임을 강조했다.

특히 진우스님은 "예나 지금이나 왜 이처럼 크게 잘못들을 하는가. 길을 막아놓고서 수레를 만들려 하지 말라"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성을 촉구는 의미를 담아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며 법문을 마쳤다.

법문이 끝난 후 회심곡이 울려퍼지고 스님과 유가족들이 차례로 제단에 올라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 예를 갖췄다. 자식의 영정 앞에 선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며 목 놓아 울었다. 또 다른 어머니도 망연한 표정으로 영정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는 남편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오열했다.

뒤이어 故 이지한 배우의 어머니인 조미은씨가 유가족을 대표해 "조계사에서 저희 아들·딸들을 편히 보낼 수 있게 해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실 오늘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이승과의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온다"며 "하지만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름다운 말만 하려고 한다"며 울먹이며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가 낭독되는 동안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며 조용한 울음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마지막으로 희생자들의 위패와 옷가지 등을 불로 태워 영혼을 보내는 '소전 의식'이 진행됐다. 소전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은 "미안해 아가야" "안전한 곳으로 가렴" "하고 싶은 것 다하렴"이라고 울부짖었다. 이를 지켜보던 신도들과 시민들도 함께 울며 통곡소리가 조계사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한편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약 1만명이 참가하는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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