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여자야!
<내 소개>
나는 20대 중반 정규직 직장인이야. 재수해서 내가 친구보다 한살 많아
나는 마케팅으로 취준하다가 몇년 고생해서 개발자되는 데에 성공했어
<친구 소개>
친구랑은 대학교에서 만났어 고딩들이 원하는 대학에 갔으니 학창시절에 열심히 살았다는건 보장이 돼
정말 enfp 그 자체야
<본론>
친구랑 새내기, 2~3학년 내내 붙어다녔고 매일같이 놀았던 가족같은 사이야. 나는 노는걸 좋아해도 미래 걱정이 많아서 자격증 공부, 대외활동, 학점 챙기기를 꼬박꼬박 했어. 울면서 취준해서 목표도 이뤘고 졸업 했어.
친구는 아직 한학기가 남았고(그동안 3학기 쉬었어), 여행 동아리 회장을 하고싶어서 휴학을 했어. 농담인줄 알았는데 진짜더라고. 그 동아리 애들이랑 매일 새벽 4시~ 아침 7시까지 술마시고 해장을 하고 오후 4시쯤에 일어나 정말 매일을… 그래서 용돈 받아쓰는데 한달에 120 정도 받고 알바까지 해서 200정도 쓰더라고. 한달 일정에는 노는 약속들로 수두룩 빽빽
나 공부할때 카페 놀러와서 공부한다 하더니 2주 내내 친구들한테 편지쓰고 인스타만 하더라고
아직 자격증 하나 없고, 학점도 2점대고, 스펙 한줄 없어. 이건 나만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 친구가 똑부러지게 말을 잘해서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라서 똑부러지고 잘노는 앤줄 알아…
똑부러지는 애가 잠시 쉬는 거다~ 생각하지
나도 처음 만났을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취준 해야할 때 더 심각하게 노는거 보고 좀 충격받았어… 남자 동기들까지 다 졸업해서 회사다니는데 이 친구는 2~3학년 후배들이랑 놀아서 그런가 철이 하나도 안들었어
부유한 집안 딸도 아닌데 용돈 100만원씩 받으면서 매달 아버지나 언니한테 더 달라고 하고, 부족해서 알바 하고… 사실 씀씀이가 많이 헤퍼서 예전부터 거리를 뒀어… 하루에 5~7만원은 족히 쓰는 것 같아. 이젠 내가 돈버니까 먹을거 사달라고 엄청 하더라고
나는 적금들고 돈 모으는 중이라 한달에 50만원씩 생활비로 두고 30만원은 비상금으로 둔다 하니까 자기 맛있는거 사줄 돈이 30만원이나 있네? 하더라고 아껴서 50보다 덜쓴때에는 밥값 언니가 내면 되겠다! 그러고
솔직히 내눈엔 진짜 철부지 같아. 공부도 안하고 대외활동이나 마케터 같은 것도 안해봤으면서 마케팅한다고 하고, 20대 후반을 바라보도록 공부할 기회 다 안잡고 그 흔한 컴활도 토익도 자격증도 운전 면허도 없는 정말 순수한 스펙 가지고도 취준 시작할 생각을 안하고… 씀씀이 보면 대기업 연봉 받아야 하는데 답없는 것 같아
현실적인 얘기가 아예 안돼 뭐 맨날 별똥별 보러가자, 크리스마스 트리 꾸미느라 바빴다, 친구 아파서 병원 따라갔다, 맨날 술약속이다, 4시에 일어났다… 일하고 있는데 이런 카톡 주고받으니까 현타와… 맞추기에도 한계가 있구나 싶고
그냥 손절하면 되겠다고 말하기엔 애가 정말 성격도 좋고 넉살도 좋고 친동생처럼 데리고 산 세월때문에 쉽지가 않아
또 얘가 이렇게 답없는걸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겹치는 사람들 있는데 선뜻 손절하기가 고민되고
오히려 친동생 같으니까 이렇게 답답한것같아
그 친구랑 오늘 술마셨는데, 야근하고 오는 동안 후배랑 눈사람 만들다가 자빠져서 엉덩이에 멍들었대 전날엔 눈싸움 하다가 감기걸리고
얘를 우짜냐 진짜… 아효 술값도 내가 냈어 내 등골…
취기에 적어서 횡설수설 미안해
근데 진짜 고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