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댓글에도 사과드렸지만 간호조무사=간호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유보통합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쓴 제목이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시고 이 정부의 기조인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지 판단해주세요.
현재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로 유보통합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저는 유보통합이 윤석열 대통령님이 강조하시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설립 목적이 다릅니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 "사회복지시설" 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인만큼 교육보다는 돌봄 기능이 조금 더 강화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해 아이를 맡길 시설이 부족했던 시절에 돌봄을 목적으로 어린이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유치원이 있었으나 시설이 부족했고 교육기관인만큼 유아를 장시간 기관에 맡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 "교육기관" 입니다. 교육기관인만큼 돌봄보다는 교육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있고 교육과정 설계, 운영, 실행, 평가의 기능이 강화된 기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둘째, 유치원 교사는 교직을 이수하여 교원 자격증을 발급받은 교사, 즉 "교원" 입니다. 흔히 초중등, 고등학교 교사와 같은 의미입니다. 이에 반해 보육교사는 명칭만 교사일 뿐 교직이수를 받지 않은 "교직원" 입니다.
현재 교사 라는 명칭을 교직이수 없이 공적 문서에 나타낼 수 있는 직종은 보육교사가 유일하며 교직이수를 받지 않았으므로 교사라는 단어보다는 교직원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셋째, 양성과정이 다릅니다. 유치원교사는 3~4년제 대학교(대학)에서 적정 점수에 도달하여야지만 교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적정 점수가 되지 않으면 졸업만 가능하고 자격증 발급이 되지 않습니다.
대학졸업 이외에 학점은행제나 교육대학원 양성 과정을 통해서도자격증 취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보육교사는 대학교가 아닌 양성기관에서 1년6개월 이상 관련 과목을 이수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대학교 사회복지학과나 영유아보육과 진학을 통해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자격취득 경로가 유치원보다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교직이수는 아닙니다.
또한 유치원 교사는 유아교육을 전공하면서 어린이집 실습만 추가하면 보육교사자격증을 +@로 받을 수 있고 어린이집 취업을 원하지 않을 경우 어린이집 실습을 패쓰 하고 유치원정교사만 발급 받습니다.
이처럼 기관의 설립 목적과 양성 과정이 전혀 다름에도 보육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통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육대상이 겹친다는 이유입니다. 보육기관에서는 0-5세 (한국나이로 1세~7세)를, 유치원에서는 3-5세(한국나이로 5세~7세)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3-5세는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누리과정" 이라는 교육과정으로 보육 또는 교육받고 있습니다. 보육측에서는 "우리도 똑같이 누리과정으로 유아를 교육하고 있다" 라는 논리를 펼치며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 취득에 적정 보수교육만으로 가능하다 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누리과정은 유아교육의 극히 "일부분" 이며 유아교육의 전체가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유사하다고 하여 교원이 아닌 교직원에게 보수교육만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어긋납니다.
둘째, 기관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경험은 더 중요하다, 우리도 잘할 수 있다, 우리를 무시하지말라 라는 논리로 자격 통합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감정팔이" 에 불과합니다. 유치원 측에서는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합니다. 보육에 대한 전문성이 있기에 보육교사라는 공적인 자격증도 있겠지요.
하지만 유치원정교사(교원)자격증과 보육교사 자격증은 서로 다릅니다. 자격 자체가 다른데 교육대상이 겹친다는 이유로,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통합하게 된다면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모두 간호사로도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감정팔이" 한번 해보자면 유치원 교사가 되기위해 대학교 4년 과정과 교직을 이수하였는데 1년 또는 1년6개월의 양성과정으로만 자격증을 딴 보육교사와 자격이 같아진다면 매우 속상할 것 같습니다.
셋째, 보육교사의 처우와 복지 개선 입니다. 알다시피 보육교사의 처우와 복지는 매우 열악한 편입니다. 법인, 직장, 국공립 어린이집은 그나마 호봉이나 복지 처우가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법인,직장,국공립 어린이집은 그 수가 매우 적고 민간어린이집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할 수 있습니다. 민간어린이집 같은 경우 개인사업장이기 때문에 처우와 복지, 급여는 원장 재량이기 때문에 급여를 최저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직업 특성 상 연차나 조퇴를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초과근무는 당연히 열정페이 취급합니다. 이러한 열악한 처우는 반드시 개선하는 것에 매우 동의하지만 이를 유보통합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것에는 반대합니다
급여 면에서 살펴보자면 어린이집 원장들은 운영비가 적자라고 하며 교사의 인건비를 보전 받고자 할 것입니다. 결국 그 보전받는 급여는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구요.
현재도 보육교사는 지자체 시청에서 매월 처우개선비 명목으로 수당을 받고 있습니다. 유아반 36만원, 영아반 26만원, 농어촌지역은 별도로 매월 11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원장이 지급하는 급여 이외에 이 수당들이 모두 나라 세금입니다. 유보통합이 된다면 유치원 교사 이니 교사만큼의 처우와 복지를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나라에 처우개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 개인이 원장과 협의하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협의가 힘들다면 유보통합이 아닌 "보건복지부" 와 소통하여 처우와 복지를 개선해야 합니다.
또한 유보통합 시 정부에선 교사의 급여 복지 처우를 "국공립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 상향 시킨다고 합니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초중등학교 교사처럼 "임용고시" 를 통해 선발된 교육공무원으로서 행정부 소속 공무원입니다. 급여와 처우 복지가 초중등학교 교사와 동일하며 특정직 공무원이지만 7급 공무원 수준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원이 아닌 보육교직원이 교육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받는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공정과 상식에 어긋납니다.
인천국제공항사태, 인국공 사태를 기억하시는지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와 다를바 없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임용시험 응시 조건은 "유치원정교사2급 자격증, 한국사능력검정시험2급이상" 입니다.
보육교사가 단순 보수교육을 통해 유치원정교사를 획득함으로써 임용시험도 치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공정과 상식인지 묻고 싶습니다.
넷째, 유보통합은 오로지 "유아" 를 위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유보통합에 반대하는 유치원 교사들에게 밥그릇 싸움하지 말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유아를 위한 것이라면 통합이 아닌 이원화를 통해 교육보단 돌봄과 보육이 필요한 0-2세는 보육전문가인 보육교사가, 교육이 필요한 3-5세는 유치원교사가 교육해야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보육계에서는 유보통합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유보의 상향평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로 평가하고 있으며 매우 우려를 나타냅니다.
현재 보육교사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루트가 있습니다. 방과후전담사(돌봄사), 초등돌봄사 등 입니다.
이들은 공무직, 무기계약직으로서 정년이 보장된 말로만 계약직인 정규직원들입니다. 이분들도 교원자격이 된다면 공무직 급여가 아닌 교원자격의 급여가 지급되어야 하고 이는 100프로 나라의 세금입니다.
유보통합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부처, 행정체계, 교사양성과정, 자격증, 지위, 시설, 운영주체, 예산, 법.. 이 밖에서 수백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십수년전부터 유보통합이 논의되어 왔으나 번번히 실패한 것은 수천억, 어쩌면 수 조가 들 수 있는 재정 문제와 교사양성체계 일 것입니다.
무리한 유보통합 보다는 0-2세, 3-5세 연령 이원화를 통해 보육전문가와 교육전문가가 각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육 또는 교육하는 것이 더 영유아를 위한 길 일 것입니다.
또한 학부모는 영유아를 기관에 보낼 때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인지 고려하여 기관을 선택함으로써 학부모의 선택권 또한 더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를 학부모, 교사로서 경험해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유보통합이 억지로 이루어졌을 때의 혼란과 불합리함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유아를 위해서, 그리고 유아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4년동안 수천만원의 학비를 쏟으며 학업에 매진한 노력이 유보통합이라는 것을 통해 저는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으므로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은 단순히 보수교육만으로 이수되지 않아야 하고 진정한 유보통합을 위해서는 정해진 루트에 따라 정당하게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