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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공백

다시 |2022.12.21 23:33
조회 1,205 |추천 8
우리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서

그 공백들을 메꿔보려

정신없이 앞으로 나아가다가 문득.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장났다.

이대로 가다가 어쩌면,

니가 아닌 다른 사람이던

그 누구던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니가 없는 내가 초라해지지 않게

지나가다 혹시라도 널 봐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일에 몰두했던 것 같다.

일에서 오는 바쁨과 성취감은

순간 너를 잊기에 아주 쉬운 지름길이었다.

그렇게 하면 이 공허함을 모두 메꿀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지금 돌아와서 느끼는 감정은

너의 공백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그대로 뒤만 돌아 정신없이 이것저것 두서없이

너와는 상관없는 그 무엇이던 채우려던 욕심이

이젠 내가 누구인지,

뭘 바라보며 살아가야하는지조차 모르는

그냥 살고 있는 무언가.

이름받지 못한 무언가가 되어있다.
추천수8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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