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과 어울리지 않는 글이지만, 여기가 제일 화력도 세다고 하고, 학부모님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읽으시고 우리 교육의 미래에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교육전문대학원, 일명 '교전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1월 5일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앞으로는 2년 과정인 교전원을 졸업하면 임용고시 없이 정교사 1급 자격증을 받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는 ‘교·사대 졸업’ 후 정교사 2급 자격증을 받고, ‘임용고시’를 합격한 후, 4년차 교사들이 ‘연수와 시험’을 통해 정교사 1급 자격증을 받고 있습니다.) 교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대, 사범대, 교직이수과정 등을 통합해 교전원으로 전환하며 졸업생에게는 전문 석·박사 학위와 1급 정교사 자격을 준다고 합니다. 올해 내로 2개교를 시범 학교로 선정한 뒤, 당장 내년인 2024년부터 교육전문대학원을 출범 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현 교사양성체제 속에서 교육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교대, 사대생들은 교전원 도입에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설명 드리겠습니다.
1. 교전원은 교사 전문성 신장의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교전원 입학 절차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언론 등에서 비교되고 있는 로스쿨에 비추어보았을 때, 대학 4년 간 어느 학과를 졸업했는지는 교전원 입학에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학부 전공이 무엇이든 간에, 교육과 상관없는 학과의 전공자도 교전원 2년만 이수하면,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작 2년 과정의 교전원을 졸업했다고 해서, 정교사 1급 자격증을 받을 정도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까요?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는 단순히 교전원을 설립하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바뀌지 않은 교대, 사대의 커리큘럼을 교육 현장에 맞게 개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학교 현장과의 괴리가 있는 현재 커리큘럼을 예비교사들이 교육 현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한 커리큘럼으로 바꾸는 것이 교사 전문성 신장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교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교전원 입학 절차, 커리큘럼 그 어느것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빠르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교사 전문성 신장에 효과적일지도 의문이 듭니다. 정말 교사 전문성 신장이 교전원의 목적이라면 이렇게 성급하게 도입하는 것이 아닌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2. 교육 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새로운 교사양성체제 도입'이라는 중대한 변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교육 주체의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예비교사의 입장에서는 교사가 되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안고 교대, 사범대에 왔는데 그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지금, 교사 티오는 점점 줄어들지만 교대, 사대 입학생 수는 줄이지 않아 임용고시 경쟁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초등임용의 경우 임용고시에 합격했음에도 자리가 나지 않아 발령을 대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용을 치고 있는, 준비 중인, 발령 대기 중인 수많은 분들이 여전히 줄 서 있는데 교전원까지 실시한다면 교육부는 이 청년들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책임질 수 있을까요?
또한, 교전원 도입 시, 4년 간 전문 교육인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현재 교대, 사범대생들은 자신들의 전공이 무의미해집니다. 교전원만 나오면 교대, 사범대, 교직이수가 아닌 일반학과 출신도 교사 발령이 가능하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결국 사범대, 교대생은 4년간 애써 배운 전공이 쓸모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아무 전공을 하더라도 교전원에 입학해서 2년만 배우고 졸업하면 교사를 시켜준다는데 기존 교대, 사대생들 중 어느 누가 이 정책을 찬성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교육 주체인 학부모 여러분의 교전원 도입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현재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 대다수는 모두 교대, 사범대 4년 과정을 모두 마치고 교생실습을 통해 현장을 배우고, 임용고시 1차 시험을 통해 교과에 대한 전문성을 인증 받았으며, 임용 2차 시험으로 수업 능력 또한 검증 받은 분들입니다. 그런데 교전원 제도가 도입된다면 임용을 보지 않고도 대학원만 나오면 교사가 됩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전공교과와 교육학을 전공하고 임용고시 또한 통과한 교사와, 다른 것을 전공하고 급하게 만들어진 대학원을 통해 바로 교직에 나온 교사 중, 어떤 교사를 더 믿고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시겠습니까?
3. 교전원은 새로운 입시 경쟁의 도입일 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점점 치솟는 임용 경쟁률과,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일반대생들의 취업난에, 교전원 졸업 시 무조건 교사 발령이라는 교육부의 계획이 더해진다면 교전원의 입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과 돈을 들여 대학원을 나오면 임용고시도 없이 바로 교사로 취직 시켜준다는데, 교사에 뜻이 없었더라도 누구나 교전원에 원서를 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 진짜 교사를 원하여 교대, 사범대를 나오고 몇 년간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한 학생들은 그동안의 노력은 뒤로 한 채, 교·사대 입학을 위해 대입시험을 치뤘던 그때와 마찬가지로 또 대학원 입시를 시작하게 됩니다. 현존하는 교사 양성 체제를 단기간에 일방적으로 갈아 엎어버리는 것은 이미 교·사대에 재학중이거나,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경쟁으로 뛰어들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교육부는 최대한 빠르게 정책을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수험생들이 수시에 합격하고, 정시에 지원하자마자 1월 5일에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3월 중으로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시범학교를 지정,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는 반대의 목소리를 낼 시간조차 별로 없습니다.
이 글을 읽고 교전원 도입에 대해 반대하시는 분들은 아래 국민생각함에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 힘을 보태주세요. 그리고 교전원 관련 뉴스에 더욱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이트판에 글 작성하는 것이 처음이라 혹시 잘못된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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