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무니
|2023.02.08 22:00
조회 900 |추천 3
기어이 나는 또 너때문에 무너지고 마는구나.
네가 없었던 지난 내 1년은 네 얼굴을 다시 마주한 그 순간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이만큼이나 아무렇지 않게 널 마주할 용기를 갖기엔 1년이나 걸렸는데 그 용기를 무너뜨리는데에는 단 10초도 걸리지 않는구나.
오랜만에 네 눈을 바라보던 그 순간 나는 깨닫는다.
아 사실 나는 네가 정말 많이 보고싶고 그리웠구나.
나는 너를 다 지워내고 살 수가 없겠구나.
우린 결국 다시 아무 사이도 아닌 사이로 남아 각자 삶을 바쁘게 살아가겠지.
술에 취해 보고싶다고 거는 전화 한통조차도 허락되지 않을 아무것도 아닌 사이로 돌아가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서로를 다시 찾게 되겠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건 사랑이 아닐뿐이라는게 나를 무너지게 하면서도,
무너지는 나를 느끼며 너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더이상 내가 너를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뜬금 없는 네 연락 한통에 애가 닳아 그 새벽에 그저 네가 보고싶단 마음 하나로 한달음에 네게 가서는
왜 만나자고 했어? 내생각은 했어? 따위의 질문은 일체 하지 않고 그저 우리에게 언제 이별같은게 있었냐는 듯, 다시 웃어주고 다시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내 손을 꼭 잡고 잠든 네 머리칼을 가만 쓰담으며 느껴지는 벅차오르는 그 감정이 혼란스러워 너를 꼭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던건.
그래, 내가 아직 너를 사랑해서 였구나.
행여나 다시 붙잡는다 느껴 도망 가버릴까봐 나도 너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단 듯,그렇게 공기처럼 가볍게 너를 마주했지만
사실 한가득이었던 묻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느라 힘이 든지도 모를만큼 너를 바쁘게 눈에 담았다.
너와 헤어질때에도, 이번에도 따뜻한 밥 한끼 함께 하지 못하고 결국 이렇게 다시 너를 보내야 한다.
언젠간 반드시 너는 나를,나는 너를 또 찾게 되겠지만
부디 그 때에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나였으면 좋겠다.
지난 5년을 쉴 새 없이 사랑하게 해준 너를 잠깐이지만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