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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5)

이슬 |2004.03.12 14:40
조회 730 |추천 0

 

 

이런 생각은 해야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머릿속에 가연이의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태 현이랑 같이 있었는데.. 지금껏 이시간까지 밤새도록...?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정신없게 합니다

 

-미주야 출근안하니? 늦겠다
-......
-미주야? 차미주
-어어??
-오늘 아침부터 할 일 많다면서!!
-아 맞다!!

 

서둘러 집에서 나왔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늦겠는걸...

 

숨을 허덕이며 유치원앞에 도착했을땐

민재씨가 혜영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 문앞에 서있었습니다

 

-선생님
-응 혜영아 안들어가고 여기서 뭐하니?
-미주야^^
-응..

-우리 혜영이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들어야돼^^
-아빠 오늘도 데릴러 올거야?
-아니 오늘은 안돼 아빠가 조금 바쁘거든^^
-칫...
-혜영아 어서들어가^^
-아빠 안녕~

 

혜영이와 함께 들어가려던 나를 민재씨가 불러세웠습니다

-미주씨..아.. 아 미주야^^
-으..응?
-어젠 왜 그렇게 먼저 가버린거야
-아.. 좀 피곤하기도 했고...
-많이 피곤했긴 했나보네 지각까지하고^^
-응 나 들어가봐야되거든 미안 먼저 들어갈께

 

몇마디 하는 동안 민재씨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 그럼^^  일요일에나 봐야겠네 수고해

 

정말 지금껏 같이 있었던거야?....

민재씨가 밉고 가연이가 미웠습니다..

내 마음은 한번도 표현해 본적도 없으면서 그 둘이 밉기만 했습니다

 

민재씨가 어릴적 동무라는것을 모르고 그에게 빠진건 사실입니다

말끔한 외모 따뜻한 미소..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사랑을 아는 남자..

 

하지만 민재씨가 어릴적 동무라는걸 알았을땐 마음의 흔들림이 컸습니다..

그토록 가연이가 그리워하던 그가 민재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둘도없는 가연이가 찾던 그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종일 계속 울려되는 휴대폰은 받지도 않았습니다
가연이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고

무슨일인지 민재씨의 전화도 받지않고  휴대폰 종료키를 눌렀습니다..

 

내가 왜 이러는거지..내 마음은 아무도 모르는건데..

그냥 나 혼자 현이가 아닌 민재씨에게 호감이 가고 있었던건데.. 도대체 왜이러는거지..
그리고..어릴적 소꿉친구잖아..
그리고.. 가연이 찾았던 사람이잖아..가연이가 지금껏 그리워했던 사람이잖아..


일요일 날씨 맑음.. 아직도 가슴속은 답답..
몇일째 오는 가연이의 연락과 민재씨의 연락을 받지 않은채 일요일을 맞이했다.
가야하는걸까.. 말아야하는걸까

한참을 방안을 서성되면서 고민고민 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 생각에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집을 나섰다

 

-이제 주말마다 나가는구나? 호호호 어떤사람이야 엄마좀 소개시켜줘야지
-나중에..
-나중에 언제? 뭐하는 사람인데 어떤사람인데
-그만좀해...

 

아침부터 이것저것 귀찮게 캐묻는 엄마랑 눈도 마주치지 않은채
문을 쾅 닫고 집을 나섰습니다.. 

 

 

성당뒤 아이들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매일 내가 올시간이 되면 성당앞에서 쭈그려 앉아서 날 기다렸다가 반갑게 맞이해주던

녀석들이 오늘은 노는데 정신이 없는가봅니다

 

-훗..뭐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나보네..

 

성당 몽퉁이를 지나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얘들아~
-어? 선생님이다 선생님!!
-그래 잘들지냈니? ^^
-네~~

 

아이들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인형이며 로봇이며 장난감을 들고 내게 달려왔습니다

 

-아빠가 사줬니 이렇게 많은걸?

-아니요~

-그럼 누가..? 수녀님께서?

-아니예요 오늘 어떤 아줌마가 왔는데 장난감도 많이 사오고 과자도 많이 사왔어요

-아..줌..마?

 

도움 줄 분들이 오셨나.. 한달에 한번씩 오신다더니..

 

-혜영아 아빠 어디있어?

-저기저기...

 

혜영이는 나를 끌고 고아원 건물을 지나 그 뒤로 끌고 갔습니다

 

 

그때 저쪽 한구석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자목소리...?

가까이 가보니 더 자세히 들을수가 있었고
민재씨와 가연이의 목소리라는걸 짐작할수 있었습니다

 

-어어어..야~공가연 그만 하라니깐
-뭐 어때 큭...
-야아~

 

모퉁이를 돌자마자 바로 민재씨와 가연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불빨래는 하던 모양이였구나...

이불자락을 지근지근 밟으면서 장난 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빠~~ 아빠~~

그때 혜영이가 민재씨에게 달려갔고
가연이와 민재씨는 그제서야 내가 왔다는걸 알았습니다

 

-차미주 너 지각이다^^
-가연이도 있었네
-응! 수녀님도 계시고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

  나도 주말마다 너랑 현이랑 같이 아이들좀 봐주면 일손도 많아지고 좋잖아
-그랬구나..

-미주 너 근데 왜 연락이 안됐던거야..

민재씨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습니다

-아니..그냥 좀 일이 많았어
-거봐 걱정하지 말라니깐..현이 계속 걱정했었어 너 무슨일 있는거 아니냐고~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 거봐~

 

가연이는 그날 하루종일 민재씨 곁을 떠나질않았습니다
그리곤 벌써  일요일 하루가 후딱 지나갔습니다

 

-오늘 고마웠어^^
-고맙긴...나도 이곳에서 컸는데뭘...이런 손길이 필요하다는건 누구보다 잘 알아..
-아이들도 다 잠들었고 이제 좀 조용하다..차 한잔씩 하고 갈래?
-난..이만...
-그래 미주야 차 한잔 하고 가자^^
-잠깐만 기다려

민재씨는 차 준비로 잠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하늘은 유난히 까맣고 별은 유난히 반짝입니다

 

-참 예쁘지?
-그러게..갑갑한 서울 이런곳이 있다는게 신기해
-미주야
-응?

-나 너한테 고백할게 있어^^
-뭔데..?
-그 얘기 때문에 너랑 이야기좀 하려고 매일 전화 했더니..
 기집애 너 때문에 좀 미뤄야되잖아
-뭘 미뤄?
-사실은...훗... 나...

 

양볼이 조금씩 발그레지는 가연이는 고개를 숙인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지금껏 현이 많이 만나고 싶었던거..너도 잘알지..
 그리고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되었구..  나 이 기회 놓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미주야..
-으응...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가연이에게 들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넌 기억안나는지 몰라도 현이 예전 그대로야.. 그때도 참 예뻤는데..
 지금은 남자가 되어버렸네...그때와 다른 감정으로 현이한테 끌려..

-나 현이한테 적극적으로 대쉬해도 괜찮은거겠지?
-...응..
-미주 너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야한다^^
-..그..래..

 

저멀리서 민재씨가 걸어오는 그림자가 보입니다..

 

-둘이 무슨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있어?
-아니야..^^

 

 

가연이와 민재씨.. 아니 가연이와 현이..
정말 잘 어울려...

 

 

옛날 옛날에 공주는 어떤 왕자를 사랑했어..
하지만 공주의 하나뿐인 친구인 이웃나라 공주 또한 그 왕자를 사랑햇어..
공주는......
그 공주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이웃나라 공주에게 그 왕자를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했어..
이웃나라 공주가 왕자에게 사랑고백을 먼저 해버릴지도 모르는데
공주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공주는 용기없는 바보니깐...

 

 

 

               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 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 <기차는 일곱시에 떠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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