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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뭥미 |2009.01.09 15:20
조회 2,041 |추천 1

며칠 전의 일입니다.

몸살인지 으슬으슬 춥고 머리가 무척 아파서,

친구들과의 신년회에서 식사만 하고 나와 집에 가던 중이었지요.

어떤 남자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십원 있으세요?"

 

저는 "잠깐만 기다리세요."

지갑을 열어보니 십원짜리가 하나 뿐이길래 "하나만 드려도 되나요?" 라고 말하고 꺼내드렸습니다.

굳이 십원을 달라니 그저 십원 짜리 동전이 필요한가보다 했지요.

 

그런데 십원을 받아 든 남자분이 이상한 표정으로 머뭇거리시더군요.

그제서야 남자분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아직 젊은 분이었지만 발음이 어눌하시고(추워서였겠지요;)

정장바지, 낡은 잠바, 운동화, 체크 남방, 백팩..조금 초라한 듯한 옷차림이었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정말 십원짜리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구걸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ㅠㅠ

멋쩍게 웃으며 "아 죄송합니다. 동전이 필요하신 줄 알았어요." 하고 천원을 꺼내드렸습니다.

길에서 구걸하시는 분들께 가능하면 얼마라도 드리는 편이어서요.

 

그런데 남자분은 점점 더 똥씹은 표정이 되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저기.."

"네."

"...저기 저는...거지가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인데요."

"..."

"저기  기운이 맑아서 말을 건 건데요." ㅜㅠ

 

 

헉, 도를 아시냐고 포교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시간 있으세요?"를 "십원 있으세요?" 로 잘못 들었던 겁니다.

한 때는 종종 만났는데 이번엔 너무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몸이 너무 힘드니, 들리는 대로 듣고 이상하다고 느낄 힘도 없었습니다.

 

더욱 우울한 것은 친구가 저를 데려다주려고 금방 뒤따라 나왔는데,

낯선 남자와 이야기하고 있으니 제가 헌팅 당하는 줄 알고 가까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ㅠㅠ

아 정말.."우리 친구 아직 상태 멀쩡하다"고 좋아하며 멀리서; 지켜봤던 친구에게 면목이 없고. 

삼성동에서 십원 드린 남자분께는 정말 실례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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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 전에 다음 아고라에서 본 글이다! 어째 된게..? 비슷하지 않아?! 엉?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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