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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짜리 통장으로 고백하기..

십원짜리 |2009.01.09 17:26
조회 479 |추천 0

갑자기 십원 달란 여자분 이야기를 읽으며 갑자가 저희 부모님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처음적어보는거라 왠지 어색...

 

거두절미하고..

이건 저희 부모님 이야기입니다.

70년대 후반 두분이 처녀 총각이셨을때..

아버지는 어느 작은 시골 섬마을의 면사무소에 근무를 하셨고,

저희 어머니는 그 면사무소 앞의 농협에서 일을 하셨었죠..

아버지는 그 지방 출신이 아니신데 그 쪽으로 발령을 받으셔서 그곳에 계신거라 혼자 자취를 하셨고,

그 반면 어머니는 그곳에서 태어나서 국민학교, 중학교를 마치시고,

서울에 유학(?)가셔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다시 고향에 내려와 가족과 함께 사시고 계셨어요.

참고로 그곳은 완전 시골이라 고등학교가 없거든요..아직도...

한 마디만 더 보태면..그 섬은 서울에서 얼마 멀지 않고 한달전쯤 패밀리에도 나왔던 곳이에요..영화 '시월애' 촬영지였기도 했고 말이죠..

 

아무튼 서울물(?)좀 먹고 와서 농협에서 일하는 저희 어머니는 그 당시 시골 청년분들께 인기가 상당하셨고..

저희 아버지 역시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로 주변 처녀분들에게 인기가 꽤나 있으셨데요..

그런  이유와 일하는 곳이 바로 앞인 이유로  두분은 서로를 알고 있었고..

그렇지만 그다지 그렇다할 계기가 없어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을 정도는 아니었고 말이죠..

 

다른 총각분들과 마찬가지로 저희 아버지도 어머니께 관심이 있으셨나봅니다.

그래서 자주 농협도 들르면서 친해지려 했지만 사람들 시선도 있고, 기회도 없고해서 생각만큼 일이 쉽게 풀리지 않으셨던 모양이에요..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건 알지도 못했었고 그냥 잘생긴 외지청년이 알뜰해서 저축도 많이하나보다 생각했대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아버지가 고안한 프로포즈 방법..

(혹시 은행원분을 마음에 두고 있는 분들..한번 써먹어봐도 좋을듯 싶네요..)

 

 

아버지는 10원짜리를 어머니께 내밀고 통장을 만들어달라고 했데요..

어머니는 어이없어하시며, 엉뚱한 그 말에 웃으시며 통장을 만들어드렸데요..

통장개설이 끝나고 아버지는 일 끝나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말씀하셨다네요..ㅋㅋ

 

지금처럼 쉽게 고백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그리고 우리에겐 무뚝뚝하게만 보이는 아버지에게

이런 로맨스가 있었다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땐 우리 부모님 세대도 연애도 하고

로맨틱한 프로포즈도 하고 그랬단 생각을 문뜩하게 되었어요..

살기가 어려워서 삶에만 너무 충실하신 부모님을 보면서,

이런 로맨스는 상상도 못했었거든요..

 

아무튼..

그랬다고요.ㅋ

글이 좀 길었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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