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남들보다 일찍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현재로서는 또래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와있으며 저를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은 한국인이 아닙니다). 다만 바쁘게 살다보니 연애다운 연애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성경험도 전무합니다. 유년시절 금전적인 부분으로 고생을 좀 해서, 사랑보다는 저보다 조건이 좋은 남자를 만나겠다는 생각으로 저 좋다는 사람들을 거절하며 공부 그리고 일만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회사에 저보다 직급이 낮은 30대 후반 이혼남에게 자꾸 끌렸습니다. 전부인과는 바람으로 이혼, 아이도 둘, 직급도 낮은 이혼남. 처음만날때부터 삐그덕 거렸던 관계라 직감적으로 서로 맞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상하게 감정이 주체가 안되더군요. 그사람만 보면 바보 같아지고, 그와의 잠자리는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게 되고, 다른 여자를 바라보는 눈길에 신경쓰게 되고, 그 사람이 바라보는 여자가 미워지더군요. 밤이면 그 사람 생각하느라 잠을 설치고 꿈까지 꾸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제 인생을 봐서라도, 이 남자는 절대로 만나선 안되는데하며 거리를 벌리려고도 해봤습니다. 수많은 애정 공세에도 차갑던 그 사람은 제가 거리를 두려는게 느껴질때마다 귀신같이 다시 제게 다가오더군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 저 사람과는 연애를 해도 행복하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이, 감정과 이성속에서 제어가 되질 않는 제가, 정말 미친것 같았습니다.
최근 제게 꾸준하게 연락해 오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그 사람은 20대후반으로 아직 학생이고 회사에 견습으로 잠깐 머물렀던 사람입니다. 역시나 제가 찾아왔던 남자의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구요. 일적으로 만날일이 몇번 있어서 회사 밖에서 한번 만나게 되었고, 그 후 두번째 회사 앞 라면집에서 만났습니다. 밥먹으면서 서로의 꿈에 관한 이야기, 그냥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저녁을 먹고, 공원 산책을 좀 하다가 키스를 하게 됬습니다. 어깨는 딱딱하게 굳어있고 팔을 벌벌 떨더군요. 이 남자 첫키스구나 알 수 있을정도로 굉장히 서툴었습니다. (저에게 첫키스는 아니었습니다). 키스 후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알게됬습니다. 부모님 도움 없이 상경해 살아왔고, 어렸을때부터 혼자 살아 이제 10년이 되간다는것. 바쁘게 사느라 여자 경험이 없다는것. 어떤 인생 계획을 하고 있는지 등등이요. 다음주에도 또 만날 수 있겠냐 묻기에 알겠다 했습니다. 집에서 보자고 했어요. 아마 저도 그친구도 첫경험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친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지도 않아요. 다만 이 친구랑 있으면 그 사람이 생각이 안납니다. 가끔 머리속에 스쳐지나가지만 다시 이 친구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요. 그 사람보다 내가 마음 고생을 덜 할 것 같은 느낌, 편안하고 풋풋한 느낌을 받습니다.
적어도 애딸린 이혼남보다는, 조건이 모자라도 제 또래인 이 친구랑 연애하는데 더 바른 선택일것 같고, 제가 조금 덜 흔들리지 않을까 해요. 연애도 해보고 싶고.. 혼자는 너무 힘듭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원하는 조건의 사람은 지금 제 나이에 만나기 힘드니까요.
다만 감정도 없이 흔들리지 않고싶다는 이유, 외롭지 않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처음을 함께 한다는것에 죄책감이 듭니다. 그리고 제 첫연애와 첫경험을 후회할까봐 무섭습니다.
과연 제가 후회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