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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럽이 |2006.11.16 14:06
조회 22 |추천 0

가을

박현수

바람은 알고 있었다
사람이 사는 데처럼 계절이 사는 곳에도
강이 흐른다는 걸
오늘 한 떼의 바람이 찌르레기의
들을 지나 알려왔다
인화물질 보관함 속에 새끼를 쳤던
산새도 떠나가고
쓸쓸함이라도 담으라고 빈 둥지만
기우뚱 남겨놓았다
두 손바닥만한 범나비가 나는 곳은
밤이면
별자리도 낯선 여느 계절의 영토
식곤증처럼 노곤한 빨래를 걷고나면
빨래줄엔 꼬리가 빨갛게 타는
가을이 여럿, 노을에 졸고 있다
통 튕기면
깜짝 놀라서 흩어지는 가을의 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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