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판에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답답한 마음에 늦은 밤
제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5월부터 만나게 된 남자친구가 있어요.
참고로 올해 저는 서른, 남친은 마흔하나입니다.
연애 초반에 남친 SNS를 구경하다가
미쳐 지우지못한 전 여친 흔적들과
(미쳐 치우지 못한..?)집안 곳곳에 있는
동거 흔적을 발견하게 되면서
제 마음은 지옥이였어요.
그 뒤부터 전 여친의 sns에 들어가서
둘이서 어떤 추억을 만들었는지,
여친 부모님을 모시고
어디를 다녀왔는지,
결혼을 전제로 양가 합의하에
동거했던 것까지
직접적으로 같이 찍은 사진은 없었지만
남친의 sns 사진들과 매치해보며
굳이 굳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를 반복...
살면서 처음으로 남친 카톡을 몰래 염탐까지
해가며 제 자신을 더욱 힘들게했어요.
그럴때마다 감정이 롤러코스터마냥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숨기려해도 숨겨지지가 않아서
결국 남친과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내가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해해줄 줄 알았다.
일부로 집에 전 사람의 흔적을 안 치운게 아니라
그저 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이라 놔뒀다. 신경쓰이게 해서 미안하다'
라는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지만.....
그 뒤로도
종종 남친 집에 놀러가면 보이는
화장실 선반 속 여성청결제와 렌즈통, 옷방에 있는 화장대,
모아둔 안다르 지퍼백 등등...
(서랍을 뒤지다가 발견한 전여친이 사준 소파 영수증)
계속 해서 제 마음을 거슬리게 하는 것들을
애써 모른 척 하면서 지냈어요.
그만큼 좋아하니까요.
그러다
어느 날 무슨 일인지 제 눈에 100%는 아니지만
먼저 말하지 않았는데도 어느정도 정리를 했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조금 더 빨리 정리해주지..
저를 만나기 전에 미리 정리해줬으면
참 좋았을텐데..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연애 초반에 트라우마처럼 남아버린 탓에
1년이 다되가는 지금,
고민이 많이 됩니다.
너무 너무 좋고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만큼
잘 맞는 사람이라
어쩌면...결혼하면 참 잘 살겠다
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지만
'결혼'이라는 단어를 이 관계에서
완전히 배제하게 되더라구요.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듯이
혼전 동거에 쿨한 사람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저는 그 중 후자이기 때문에
점점 더 마음이 어려워지네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도저히 마음과는 달라서
주저리주저리 남겨봅니다.
악플도 선플도 지금의 저에게는 모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거짓말처럼 서른이 되자마자
친한 친구들이 현재 교제하고 있는 남자친구들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며 차차 미래를 준비하는데
저는 그럴 수 없다는게..
너무 슬프네요.
이제는 제가 먼저
남친이 지인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할 때
거절하게 되고
저도 제 지인들에게
남친을 소개해주지도 않을 뿐더러
sns에 댓글이나 좋아요 하나 누르지 않고
제 자신을 꽁꽁 숨기게 돼요.
같은 동네 사는 누나네 부부를
우연히 마주쳐도
남친 뒤에 숨어서 어정쩡하게 인사하며
안마주치려고 해요.
(직업이 유치원 교사에요.
평소에 남들에게 얼마나 살갑겠어요.
그런 제가 이렇게 무례하고 예의없는 모습을 보였네요..ㅋㅋ)
저를 만나면서 일을 그만두고
주식을 전업으로 시작하고있는데
손실이 너무 커서 안쓰럽고 걱정이 되어
이것저것....제 것 아껴가며
밥이라도 좋은 거 먹이려고 애쓰고
최대한 남친 지출을 줄여주려고
항상 신경쓰고 있어요.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은
많든 적든 상관없어요.
일할 의지와 인성만 갖추면 되니까요.
상대가 돈이 없으면 제가 열심히 일하면 돼요.
거두절미하고
전 '결혼'이라는 걸 너무 하고 싶거든요.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앞으로 태어날 자녀들에 대한 기대도 커요.
근데 자꾸 밀어내요.
같이 있으면 너무 자상하게 하나 하나
아빠처럼 잘 챙겨주고
너무 행복한데 한 편으로는 슬퍼요.
여러분들 중에 공감이 되시는 분들
혹시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