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받으러 가는 엄마, 따라가는 동백)
따라오지마 나도 보여주기 싫은거 안보여 줄 권리 있다고
- 엄마 투석이 그게 그렇게 힘들다며, 그냥 이식이 최고래
동백아 내가 죽든살든 내 생사는 내가 선택할 권리 있다니까
왜 이래 진짜
- 엄마, 엄마는 죽을 권리가 없어.
엄마는 나랑 딱 7년 3개월짜리 엄마잖아.
엄마 나랑 얼마나 살았는 줄 알아?
어렸을때 7년 이제와서 3달
딱 고거 살았어 그런 엄마가 어딨어?
겨우 7년 3개월짜리 엄마면서 뭐 고깟 보험금으로 나보고 떨어져나가라고? 엄마 고아로 커봤어?
엄마는 내 인생에 매일매일 있었어
매일 매일 수도없이 상처줬어
나 억울하고 약올라서 고깟 보험금으로
퉁 못쳐줘 나 엄마랑 20년은 살아야겠어
그러니까 살아.
살아서 빚갚아 엄마 노릇해!
망할년.. 사람을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해. 왜.
(투석 받는중)
- 엄마 무서워? 내가 옆에 있어줘?
그래서 넌 7년 3개월이 괜찮았어?괜찮았어? 으이구 속도 좋아
- 그럼 엄마는? 엄마는 7년 3개월이 어땠는데?
난 그냥 적금 타는거 같았어엄마는 이번생에 너무 힘들었어정말 힘들었어정말 사는게 벌 받는거 같았는데너랑 3개월을 더 살아보니까아 7년 3개월을 위해서내가 여태 살았구나 싶더라독사맞은 세월도 다 퉁되더라
- 나는 퉁이 안되는데 엄마는 퉁이 되네
(상담 받고 온 틈에 사라진 엄마)
(그리고 모텔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엄마)
- 동백이에게 남긴 편지 -
동백아 나는 남자보는 눈이 너무 없었어.
술 취한 애비가 지 마누라한테 던진 소주잔에 니 뒤통수가 째졌는데 그때 내가 눈이 돌데.
소주병으로 걔 머리통을 갈기고 나와버렸어.
너는 자꾸 크는데 널 달고 일 할데가 있어야지.
주방 쪽방에서 같이 살게 해준다길래 룸살롱 주방일을 했는데
니가 오빠오빠 소리를 배우더라.
아빠아빠도 못해본 내 딸이 오빠 소리 배운게 그렇게 싫더라고.
돌고 돌다 술집 언니들 식모노릇도 꽤 했는데
서른살 먹은 년 지문이 다 닳아빠지게 일을 해도
애하나 키우기가 허덕허덕 하더라고.
근데 자꾸 뛰쳐나와봐야 갈 데가 있나.
못먹고 커서 그런가 배고프단 소리를 하루에 골백번씩 하는데
속창아리가 타들어도 어떡해.
그놈에 돈이...돈이 죽어도 없는데
그렇게 여인숙을 전전하다가 딱 한번
정말 딱 한번 서울역에서 너를 안고 잤어.
그리고 결심을 했지. 너를 버려야겠다.
이 모질아, 내 부탁을 제대로 기억했어야지.
고아원에 딸내미 맡기고 온 애미한테
세상에 못할 일이 없더라.
너 고아원 보내고 그 대포집에서
젓가락을 들던 순간 조정숙이는 죽었어.
그냥 너 찾으려고 산 단 마음밖에 없었는데
가난이란게 꼭 아귀 같아서 쳐내면 쳐낼수록 더 달려들더라.
차라리 같이 죽고 말지 못보고는 못살겠어서 널 찾으러 갔는데
그때는 내가 널 버린게 너한테 제일 잘한 일 같더라.
너같이 예쁜 애를 왜 파양했을까?
이상하게 너무 알고 싶더라.
근데 겨우겨우 널 찾고 보니까
니가 진짜로 술집을 하고 사는거야 그것도 미혼모로.
정말로 내 팔자를 물려받았나 억장이 무너졌는데
근데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니가 웃어.
니가 웃는거야.
너는 나랑 다르더라고.
못해준 밥이나 실컷 해먹이면서
내가 너를 다독이려고 갔는데
니가 나를 품더라.
내가 니 옆에서 참 따듯했다.
이제 와 이런 애기를 너한테 다 하는 이유는
용서받자고가 아니라 알려주고 싶어서야.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 받은 7살로 남아있지마.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아 훨훨.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
- 엄마, 엄마 근데 있잖아
엄마 나 속상해서 그러는데
손 좀 잡고 그러면 안돼?
우리는 원래 손 안잡나?
넌 속도 좋다.
내가 그렇게 좋으냐?
- 몰라 엄마 엄마 부르는것도 좋아
그러니까 잔소리말고 옆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