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커플이고, 둘 다 저체중입니다.
보통 요리를 하거나 외식을 하면
남친:저 = 1.5:1 정도로 나눕니다. 돈은 반반 냅니다.
남친은 유복하게 자라서 음식으로 서러울 일은 없었고
저는 소화를 못해서 입이 짧네요.
이런 저희에게 몇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제가 이게 식탐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여 판에 적어봅니다.
1. 달걀 사건
밥솥으로 맥반석 계란 하는 걸 알아냈어요.
하루는 갓 만들어진 걸 까서 남친 먼저 주고
저 먹을려고 뜨거운거 까서 딱 먹을라는데
낚아채더니 가져가서 흰자만 홀랑 먹고 노른자는 버리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한번에 엄청 많이 해놓는 편이라
부족하고 그러진 않아서
엄청 맛있나보네 하면서 웃으면서 넘어갔어요.
2. 컵라면 사건
뭔가를 먹고 있을때 궁금해서 한 입 달라고 하면
”안돼!“라고 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전에 애플파이 먹겠다고 하다가 장난으로
정말 크게 한 입 베어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거 때문에 그런가 싶어서 민망하지만 웃어넘기며
몇 번 넘어갔었는데요.
사실 저는 남친이 그렇게 제 음식을 많이 먹으면 항상
오 배고팠나보다, 우리는 입이 짧으니까
먹을 수 있을때 더 먹으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컵라면이 먹고싶다길래
원하는 라면을 사다주면서 그 라면의 새로운 맛도 샀어요.
제가 김치랑 라면 다 세팅하고
남친은 원래 자기가 먹고싶은 맛 주고
저는 새로운 거 먹고 있었어요.
근데 제거를 딱 맛보더니 이건 별로네 이러길래
저도, 아 나도 먹어봐도 될까? 하니까
정색하면서 ”안돼.“이러는거에요.
순간 제가 기분이 확 더러워져서
뭐하는거냐고 하니까 장난이라면서 먹으래요.
그래서 제가 ”이딴 장난은 개한테도 안쳐. 나 안먹어.“하고
식사를 마쳤고 다시는 이딴짓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3.마들렌 사건
남친이 레몬맛을 엄청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레몬맛 마들렌이 보이길래
제가 한봉지 샀어요. 6개가 들어있었구요.
1개를 줬더니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안에 든 잼이 그냥 별로래요. 그러고서 밥먹고나서
후식으로 1개씩 먹고 하루가 지났어요.
아침에 커피마시면서 그 마들렌을 달라길래 두 개 줬는데
몇개 남았냐길래 하나 남았다고 하니까
그것도 자기 달래요. 나도 먹어야지~ 하니까 ”줘!“하더라구요.
이것도 장난투로 말한거지만 기분이 확 나빠져서
”한 번 더 그 말하면 나 입도 안대. 줘 말어.“하니까
민망했는지 인상 찌뿌리는 척 하면서 넘어가더라구요.
4. 살라미 슈크림 아이스크림 등등
배고프거나 목마르면 뭘 먹고 마시면 되는데
뭐든 싫다 안먹어봤다 하면서 까탈을 부려댑니다.
저는 입이 짧은거지 호기심은 많아서
궁금하면 사서 먹어보곤 하고요.
한 번은 마트에서 살라미 스틱을 세일하길래 샀는데
안먹는다길래 제가 그냥 맛있게 먹으니까
궁금한지 하나 달라더라구요
결국 8개쯤 들어있었는데 남친이 반 넘게 먹었는데
나중에 “그건 맛 없었어.”라고 해서 당황스럽더군요.
제가 여름에 사먹는 슈크림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분명 살땐 자긴 그런거 싫어한다고 해놓고
막상 먹어보니 청량했는지 계속 먹더군요.
닭발도 생긴것과 닭비린내가 비위상한다더니
뼈까지 잘 발골해서 먹더니 또 한동안 안하니까
생긴게 비위상한다고 하고.
스타벅스 커피 맛있다고 하는 메뉴가 있어서
한잔 가져왔더니 안먹는다해서 냉장고에 넣어놨어요.
그러고 나중에 제가 마실려고 보니까 없어서 한참 찾게 하고.
마시면 마신다 말을 해주던가요.
제가 산 초콜렛인데 까먹고 남친 가방에 넣어놨는데
그거 어딨더라 하고 물을땐 글쎄 하더니
오늘 물어보니까 자기가 다 먹었다더군요
저번에는 흘려들었다면서요.
기억나는 것은 이정도인데
중간에 뭐가 많았겠죠. 제가 이 글을 적는걸 보면요.
그렇다고 다른 식탐글처럼 음식을 숨기거나 하진 않고요
고기 반찬 해서 나눠주기도 하고 그러는데요.
무례한 행동은 하지만
이걸 식탐이라 보기에도 참 애매하고.
음식 언제나 충분히 나눠주는데 저한테 왜 이러는 건가요?
장난을 제가 너무 진지하게 대응하는 걸까요.
정말이지 혼란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