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에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긴글이지만 꼭 한번 읽어주시고 경험담이나 자유로운 의견도 좋고 진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27살이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중인 여자 입니다.
지금 남친과는 만난지 2년 가까이 되었네요.
남친은 31살 직장인입니다.
4년전에 처음 만났고 100일 사귀고 헤어졌다가
재작년 여름에 재회해서 다시 만나는중 입니다.
※재회했을때 남친에게 우리 다시 사귀면서 내가 싫증나거나 불편하거나 부담되면 꼭 먼저 얘기해달라고 했습니다. 미련없이 놓아주겠다구요.
맨처음 사귀기전엔 6개월간 직장동료로 지내면서 썸타다가 크리스마스에 남친이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고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15개월동안 헤어져 있다가 제가 다시 만나자고 했습니다.헤어졌던 이유는 집안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도저히 연애를 할 마음과 여유가 없어서 였습니다.
남친은 분명 좋은사람이었고 연락문제가 약간 있었지만
헤어진 기간동안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해볼걸 후회하면서
잔잔하고 짧은 연애였지만 그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습니다.직접 만나서 사정설명을 하긴 했지만 거의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한뒤 바로 남친을 차단하고 연락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헤어질때 남친이 붙잡진 않았지만 제게 했던말이 내가 더 아껴주고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였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루고 얼마 안되었을때 헤어지고나서 6개월후였는데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제가 걱정이 되어 괜찮은지 톡을 한번 보냈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재회하기 직전인 3개월전(2021년 5월)부터 작년 3월까지 10개월간 다이어트로 23kg 감량하고 현재까지 유지하면서 남친과 처음 사귀기전부터와 지금 외모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키 162 몸무게 75▷52)
남친은 마른 체형의 너드남이라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타입은 아닙니다.
저랑 처음 연애했을때 몇년간 솔로로 지내다 제가 세번째로 사귀게 된 여자(당시 남친은 27세)라고 했습니다.
그때 23세였던 저는 남친이 다섯번째 였고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 중 제일 오래사귄게 고작 두달이었습니다.
전혀 예상밖이었던게 남친은 저와 헤어진 기간인 1년 반 가까이 각성이라도 한건지 거의 3,4개월에 한번 여자들을 만나고 헤어졌었다고 하더라구요.
한번은 스무살짜리 여자를 만났는데 시도때도 없이 모텔 가자고 조르고 결혼하자며 부모님 인사드리러 가자고 하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바로 차단하고 잠수이별을 택했다고 본인 입으로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저와 재회한뒤엔 성적으로나 생각과 태도등에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와 여유가 있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스멀스멀 있었던 연락문제부터 발단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남친이 먼저 연락 하는 편이 아니고 먼저 데이트 약속도 잡지않고
자주는 아니었지만 남친에게 어떤 힘들고 복잡한 일이 한두번씩 터질때면
그냥 이번 주말엔 못 볼것 같다 해결되면 연락주겠다 이런식으로 통보하더라구요.
거의 매주 주말에 한번 보는 편이지만
남친과 뭘하고 싶으면 제가 일주일전이나 늦어도 화욜까진 미리 남친한테 얘기해줘야하고 주말에 연락이 없으면 그 주는 아예 안 만나게 되는 겁니다.
또 남친집에 놀러가면 가끔이지만 혼자 두세시간을 컴퓨터 게임(로아) 하고 있으면 말도 못하고 혼자 속상해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때부터 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해줬어야 했는데 제 잘못도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주말에 만나면 남친은 제게 정말 잘해줬습니다.
저한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네 알아서 해라 그러고 관심끄는게 아니라 자신의 견해와 경험이나 조언도 곧잘 얘기해 주고 단 한번도 욱하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화낸적이 없고 다정다감한편이라 애정표현도 잘 해주고 요리도 해주고 영화도 보고 전국각지로 여행도 가고 둘만의 추억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더라구요.
작년 5월 1주년때 처음 말했습니다.난 오빠를 사랑하는데 오빤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우리 주말에 한두번 볼까 말까 하는데 매일은 아니더라도 평일에 이틀에 한번씩이라도 톡이나 전화로 안부 물어봐주면 안되겠냐고.서로 연락이나 표현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고.
오빠가 게임 하는것도 싫은건 아닌데 나랑 같이 있을때는
서로 대화하거나 쉬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그때 남친은 자신이 답장이 늦는편이지만 너의 연락을 아예 안 받는것도 아니고 무슨일 있으면 나한테 네가 먼저 얘기할 수 있지 않냐고 하면서 어차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일텐데 연인끼리 일과보고 한다는게 이해가 안되고 그러다 지치면 오히려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같이 있을때 항상 뭔가를 같이 해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마다 쉬는 방식이 다른데 나는 게임하면서 쉬는거고 스트레스 푸는건데 일단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연락문제와 함께 그래도 노력해보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이후로 조금은 나아지긴 했습니다.
그전엔 같이 있을때도 기본 두시간정도 원신과 로아를 돌렸지만 이후론 제 눈치를 슬쩍 보면서 한시간을 넘기지 않고 수욜쯤 "오늘도 힘내! 조금만 버티자"라고 뭔가 기계적으로 톡 한줄 보내 놓는게 다였지만... 그리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어디가자 뭐 먹으러 가자 하면서 미리 제안하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여전히 먼저 연락하고 데이트 일정 짜는 건 제 몫이었습니다.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개인사정으로 평일엔 아침9시부터 새벽1시까지 투잡을 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퇴근길에 집에 잘 들어갔냐 오늘도 고생했다 하는 그 흔한 톡 하나 와있지 않고 주말에 어떻게든 남친 보고싶어서 제가 일정 맞춰주고 하다보니
난 정말 혼자라는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결국 작년 12월에 우리 이대로 괜찮은거냐고 울면서 얘기했습니다.
그때 엄청 당황해하면서 네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줄 몰랐다고 난 너랑 만나면서 정말 행복하고 안정감이 들고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헤어지고 싶진 않다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네가 지금 투잡하면서 심신이 지쳐 보이고 안쓰러워서
자기가 돈을 빌려줄테니까 저녁알바 당장 그만두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빌린돈은 두달후에 바로 갚았구요.
근데 한달전에 함께 한강 놀러갔다가 같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한시간이 넘도록 또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길래 기분
안 좋은 티를 냈습니다.제 눈치를 보더니 바로 그만두고 같이 영화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제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남친이 갑자기 너는 내가 옆에서 조금이라도 게임하는게 싫은거냐고 그때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얼른 껐다고 하면서 따지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표정관리가 안됐구나 하면서 넘어갔습니다.
뭔가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제가 이상한건가 싶어서
주변에 친한 언니와 오빠에게 물어봤습니다.(두분 모두 저와 함께 남친을 한두번씩 보고 같이 밥도 먹은 사이입니다. 금전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얘기를 듣더니 네가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것 같다며 남친이 키 크거나 잘 생긴것도 아니고 돈을 잘 버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잘해주는것도 아닌데 넌 뭐가 아까워서 그런 남자를 만나는거냐며 당장 헤어지는게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널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고 너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없는거라구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생각을 정리하면서
엊그제 술먹고나서(반주라서 취한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집 도착하기전에 남친에게 밤12시쯤 장문의 톡을 보냈습니다. (※맨위 세번째 문단 글 부분 )
당연히 무슨일이냐고 걱정해줄거라 생각했는데 아침 8시쯤 답장온거 보니까 일어나자마자 당황스럽다 술마셨냐 앞으론 조금만 마셔라 그러고 말길래 술김에 이상한 소리 한 것 같냐고 술 취했던 거 아니라고 보냈더니
자기한테 듣고 싶은 답변이 있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듣고 싶지 않은 답변밖에 없다고 하고 일단 주말에 만나서 얘기하자 그랬습니다.
만나서 남친에게 어디서부터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헤어지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깊은 절망감에 허우적댈 것 같습니다...나같은 사람을 또 누가 좋아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는 아니지만(남친은 비혼주의자입니다.) 저는 정말 남친을 사랑하는데 남친이 저를 사랑하는 방식이 틀린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헛짓거리를 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걸까요?
이대로 헤어지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