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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에 대해 솔직해서 공감갔던 이보영 인터뷰

ㅇㅇ |2023.04.15 22:45
조회 119,419 |추천 768
<5년 전 인터뷰지만,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큰 이보영 ‘마더’ 종영 인터뷰>
+마더는 아동학대, 입양에 관한 이야기이자 다양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드라마. (일본원작, 극본 정서경)




이보영은 아이를 낳고 몸이 너무 지쳐, 딸 지유가 태어난 지 100일까지 ‘이 애가 진짜 내 애가 맞나?’ 의문이 들고 정신이 없었단다. ‘내가 이상한가?’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키우다보니까 정말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오빠(지성)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만약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어. 그걸 지금 알았어. 그래도 난 아이를 못 바꿀 것 같아.’ 낳은 정보다는 기른 정. 이 아이와 보낸 하루하루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마더’에서도 낳았다고 어머니가 아니고 기른 어머니의 정도 중요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마더’는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이에요. 모성이 강요되는 사회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아이를 낳고 나서는 처음부터 모성애가 생기지도 않았고, 솔직히 제 몸이 너무 힘드니까 예뻐보이지도 않았어요. 100일까지는 '나는 나쁜 엄마인가' 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요. 책이나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아이를 낳으면 바로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아이와 저와 조금씩 관계가 쌓이면서 아이가 예뻐보였어요. 저와 상관이 없는 주변 사람들까지 저에게 ‘엄마는 이래야 된다’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어요.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밤중 수유를 안했어요. 잠을 충분히 자야 좋은 컨디션으로 아이를 볼 수 있었고, 엄마도 제가 힘드니까 하지 말라고 하셨죠. 그런데 ‘이보영씨만 안해요’라고 다그치는 거예요.
‘모유수유를 왜 안 하냐’는 얘기부터 ‘아기 옷은 왜 이렇게 입혔냐’까지 별 얘기를 다 들었어요. ‘엄마라면 수유는 당연히 해야 된다’는 식이었어요. 다들 자꾸 저를 혼내는 거예요. 그러다가 남편(지성)이 안고 있으면 '대단해' '착해' '결혼 잘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맞벌이 부부라서 일도 같이 하는데 왜 오빠가 하면 대단한 거고, 내가 안하면 이기적이고 나쁜 엄마가 되는 건지. 공동육아인데 누구는 칭찬을 받고, 누구는 질타받는 시선이 싫었어요. 또, 아이랑 저도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빠들에겐 아이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반면, 엄마에 대한 이해는 당연시 되지 않더라고요. 엄마에겐 무조건적인 강요를 하는거에 반발 심리가 생겼어요. 저도 엄마는 똑같이 처음인데, 엄마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아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요. '왜 엄마는 나와서 커피 마시면 안 돼?' '엄마는 왜 예쁘게 하고 미니스커트 입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엄마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단유를 하러 갈 때도 울면서 갔어요. 애한테 못 할 짓을 하는 건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랑 같이 육아를 하는데, 팔 힘도 그렇고 아기는 아빠가 안는 게 더 편해요. 어느 날은 제가 남편이랑 아이 옆에서 대본을 보고 있었거든요. 어떤 할머니가 남편한테 ‘고생이 많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말없이 남편 등을 두드리고 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처음에는 의식을 안 했는데 나중에는 제가 나쁜 엄마가 된 기분이 너무 싫었어요. 남자가 아기 띠 하면 '역시 대단하다'고 하고 제가 하면 '뭐 힘들다고 하냐'고 그러고. 드라마를 통해 이런 강압적인 모성애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또 낳았다고 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도요. 그런 이야기들이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보영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이보영은 “저는 아기를 낳으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다”며 사회적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는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해도 대기가 300번이 넘고, 일을 관둬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회의 도움 없이는 키울 수가 없어요. 저는 아기를 낳고 어른이 된 것 같긴 해요. 그런데 누구나 해야 될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저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직업 특성상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잖아요. 남편이 쉴 때는 애를 봐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해도 월급의 3분의 1일 때가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이 사회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포기해야 할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할 수는 없죠. 사회적으로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육아휴직을 남녀 다 쓸 수 있고, ‘칼퇴’를 해도 눈치 안 주는 등 제도와 인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웰메이드라는 평과 함께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동학대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저희가 외면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희는 가학적인 내용을 거르고 걸러서 쓴 기사들을 보고 있고, 영상으로 많이 걸러 표현해도 이 정도인데, 학대 받는 아이들은 더 힘들고 아팠을 거예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더’를 통해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섬세해지고 사회적으로는 아이의 부모를 만들어주는 제도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한 남자와 그의 동거녀가 아이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어요. 동거녀 사촌동생이 그 집에 3~4일 있었는데, 아이가 있는 줄 몰랐다고 한 기사가 보도됐었어요. 당시 그 아이가 제 딸과 동갑이었는데, 그 나이 대에 아이가 집에 있는 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끊임없이 울고 보채요. 그 기사가 제겐 너무 충격이었어요. 아무래도 저는 연기자이다 보니, 기사도 이미지화돼서 연상이 잘돼요. 아동학대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봐주시고, 아동학대법도 강화됐으면 좋겠어요. 저희 드라마가 이런 생각들을 한 번 더 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보영은 "엄마의 모습은 다양하다. 못된 엄마, 헌신적인 엄마처럼. '엄마는 이래야 돼' 이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엄마는 당연히 이래야 돼’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런 얘기를 왜 여자에게만 하나 생각이 들었죠. 이상하게 보시는 분도 있고 공감하는 분도 있을 거예요. 세상엔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가 다 있어요. 저도 우리 딸에게 최고의 엄마일 수도 있지만 가장 먼저 상처를 주는 성인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마더’를 보면서 비슷한 고민을 가졌을 엄마들에게도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기 인생을 잘 살길, 죄책감을 가지지 않길, 지금 애한테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사람이다 보니 아이에게 실수를 하고 상처를 줄 수 있지만 그건 서로 살아가면서 맞춰가는 게 아닐까. 엄마라는 무게에 짓눌려서 내가 나쁜 엄마가 아닐까 자책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종영 후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는 이보영.

그러나 그는 "워킹맘으로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은 없어요. 저는 나중에 저희 딸도 결혼을 해서도 계속 일했으면 좋겠어요. 자기의 능력이 있고 무언가에 재능이 있을 때에 그 일을 쉬게 하고 엄마가 되라고 딸을 키우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 삶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중에 어느 순간에는 이해할거라 생각합니다."

"촬영 막바지엔 집에 들어가서 딸이 잠든 모습만 보고 나왔어요. 늘 보고 싶고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그렇다고 미안함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아요. 대신 극중 ‘사랑 받는 아이는 어디에서든 당당할 수 있다’는 대사가 있어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아이에게 가장 전해주고 싶은 말이죠."

"집안일은 아무리 해도 표가 안 나고, 인정해주지도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론, 일을 하면서 숨 쉬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도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일 외에는 가족에 집중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가족이 제일 소중한 것 같다."



-‘엄마 이보영’은 어떤 엄마인가.

“나쁘지 않은 엄마?(웃음) 저는 배우로서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다 해봤기 때문에 심적으로도 여유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일보다 아이가 소중하죠. 배우가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엄마가 됐을지도 몰라요. 아직 엄마가 된 지 30개월밖에 안 돼서 아이가 예쁘기만 해요. 앞으로 아이의 사춘기와 격동기를 함께 겪어야 할 텐데 그때 아이가 자신의 힘든 일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야 하겠죠.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자기중심이 선 사람,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요.”


-엄마가 된 후에 배우로서 달라진 점은 있을까.

“배우로서 달라졌다기보다는 어쨌든 우리 부부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람들이다보니 아이가 우리들 때문에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항상 해요. 조심해서 더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과 이 아이가 우리로 인해서, 우리의 실수로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이 커진 건 엄마가 된 뒤에 확실히 생겼어요.”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

“제가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감정이) 더 깊어질 수도 있고, 더 무뎌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 변화들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변화해 가겠죠.”

+얼마 전에 '마더' 정주행했는데 이보영 인터뷰 찾아보다가 5년전이지만 솔직하고 공감되는게 많아서 일부분 가져왔어. '마더' 진짜 웰메이드니까 다들 한 번 봤으면!
추천수768
반대수13
베플ㅇㅇ|2023.04.16 11:37
맞벌이해도 아빠가 자식들한테 라면 끓여주면 가정적이고 부성애 강한 좋은아빠, 엄마가 끓여주면 애 밥도 제대로 안챙겨주는 엄마자격도 없는년...이게 한국 현실임.
베플ㅇㅇ|2023.04.16 01:34
맞아... 하다못해 머리가 긴것가지고도 애엄마가 머리길면 어쩌냐며.. 아이낳고 어느정도 살이빠져 결혼전입던 옷들을 입는데 결혼식가려고 원피스를 입으니 애엄마니까 이런옷은~ 이러더라는.. 툭하면 애엄마 안같다~ 애엄마가~ 왜그럴까. 애는 애고 나는 난데. 아빠에 대한 얘긴 왜 안하는지 모르겠음. 생활만 봐도 나는 임신과 아이를 출산하면서 너무도 달라졌는데 아빠이자 남편은 크게 달라진 느낌이 없달까. 물론 남편이 젖먹이 아이 혼합수유하니 새벽에 한두번쯤은 깨서 대신 수유하기도하고 어디 같이 외출시엔 아기띠를 신랑이 하고 같이 외식이라도 하면 평소 아이와 함께 매번 급하게 먹다 말다 하는걸 아니 본인이 후다닥 먹고 천천히 먹으라며 기다려줌. 배려이니 고마움. 그런데 나는 일상적인것이고 당연한 일들인데 남편이 하면 정말 가정적이며,배려심많고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이런 말들이 붙는다는게 좀 이상함.
베플|2023.04.16 17:18
호주에서 최근에 유행했던 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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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ㅇ|2023.04.16 10:25
진짜 다 맞는 말
베플ㅇㅇ|2023.04.16 12:30
유튜브 육아 영상에 달린 댓글들 보면 진짜 별 참견들을 다하더라ㅋㅋㅋ아빠들이 육아하는 영상은 제목부터가 아빠한테 아이맡기면 생기는일 이러면서 다들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인데 엄마가 하면 진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고나리질ㅋㅋ보고있으면 어질어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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