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들 감사해요 글을 남편에게 보여줬습니다 상처받았다니 감정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자신은 사실을 말한 것 뿐이고 예전같은 그림을 다시 못 그릴까 걱정하는 건 너무 앞서나간 기우라네요 실제로 육아를 하든 육아 비용을 벌든 남편과 아내가 각자의 형태로 육아에 기여하고 있으니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고맙다 할 게 아니래요 즉 저한테 자기에게 고마워하지 말라고 자기가 저한테 결혼해달라 매달린 건데 왜 자기한테 고맙냐고 우리 둘 다 서로한테 고마운 거라고 하네요 제 그친구와도 고맙다는 저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고 그 친구가 제게 한 말에 대해서 사과를 받겠대요 그리고 스스로 보잘 것 없다고 자책하지 말라고 보잘 것 없어서 택한 게 아니라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잘 채워줄 수 있는 짝이라고 생각해서 택한 거라고 제가 자꾸 남들이 뭐라든 상관없다 이러는 게 오히려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저를 상처주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제 피해의식 속에서 우리 부부를 항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있는 가상의 “남들” 이라면서 여기 올려도 어차피 똑같은 소리만 들을 거라고 상처 또 받을 거라고 올리지 말래요
제가 그래도 이왕 길게 쓴 거 올려는 보고싶다 우리가 너무 우리 생각에만 갇혀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다른 사람들 생각이 어떤지나 좀 들어보고 싶다 했더니
올리긴 올리되 이대로는 자기가 너무 차갑고 정없는 아빠같다고 아이들 이뻐하지 않냐고 그 말도 쓰랍니다 네 아이들 이뻐합니다... 회사에서 틈틈히 카톡으로 아이들 보고 싶다고 사진 요구하고 퇴근하고 돌아와서 아이들이 달려들면 반갑게 안아주고 뽀뽀하고 출장 갔다올 때마다 아이들 선물 사오고 다 합니다 식사 때 하나 붙들고 밥도 먹여줍니다 밥 먹을 때만이라도 서로 얘기를 하고 싶은데 아이 밥 먹이랴 식탁에 아이패드 놓고 영상 보랴정신이 없어서 그렇지요.... 놀아줄 때도 잘 놀아줍니다 다만 그 집중력이 오래 안 가고 아이돌 영상으로 넘어갈 뿐....
남편은 아직도 달리 뭔가를 할 생각이 없다지만 그래도 상처받았다는 말은 용기내어 했고 미안하다는 말도 들어서 조금은 마음이 가볍네요.... 그래도 조언해주신 분들 말대로 집에서도 할수 있는 일거리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갈 예정입니다 왜 전업주부들이 자아가 없어지는지 깨닫네요 그러면서 차차 남편과 상의해볼 생각입니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 써보는 쌍둥이 엄마입니다...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저는 원체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어도 너무 없는 성격이라 주변사람들이 남자 잘못만날까 걱정할 정도였도 수줍음 많고 낯선 환경과 사람을 싫어하고 집순이성향이 강했습니다...
부모님이 슈퍼 운영하시고 한 동네에만 오래 살아서 초중고 친구 다 걔가 걔라 이런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학교 생활 했고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이라 졸업 후에는 작은 출판사 다니면서 월급 백오십에 간간히 들어오는 외주 의뢰로 겨우 제 한몸 건사하는 수준에 상대한테 끌려다닐 걱정도 들어서 결혼은 생각도 안 해봤구요... 저한테 호감을 먼저 표시해온 사람도 제가 호감을 가졌던 사람도 있었지만 진지한 관계로 발전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딱히 불만 없었고 그냥 이렇게 나 혼자 소소하게 살면 됐지 했어요
근데 어느날 친하던 남사친이 자기 회사 동료친구놈 중에 저랑 진짜 잘 맞을 거 같은 사람이 있으니 만나보라더군요 그 친구는 대기업 연구직으로 일하는 친구였거든요 벌써 남자한테 제 얘기를 했대요 이런 애가 있다고, 근데 그 쪽에서 먼저 소개해달라고 했다더라고요 왜?? 하니까 저같은사람 만나고 싶었다고... 그렇게 친구 주선으로 소개팅을 하게 됐고 얘기를 들어보니까 친구가 저에 대해 말할 때 “할 줄 아는 게 그림이랑 요리 밖에 없어 술이고 뭐고 안 마셔 집에만 있어” 이랬대요 근데 그 말 듣자마자 맘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을 처음 보자마자 느낀 게, 저 사람 내가 좋은가보다 였습니다 웃긴 게 제가 이쁜 외모도 아닌데 남편이 절 보는 눈에 첨부터 저에 대한 호감이 가득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당연히 저한테도 호감으로 다가왔고요
얘기도 잘 통해서 모든 게 술술 풀렸습니다 남편은 여자친구를 만난 경험이 많았고 저는 남편이 처음이라 연애 내내 제가 많이 서툴렀지만 남편은 저의 그런 점이 오히려 좋았대요 명문대 출신에 대기업 입사해서 목표가 임원 승진인, 저랑은 완전 다른 사람이었지만 저는 사람과 소통하는 게 너무 힘들고 어디 나가면 결정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늘 피곤한데 남편은 그 모든 걸 너무나도 쉽게 척척 해내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제가 잘하는 그림이랑 요리만 계속 했습니다
거침없고 활동적인 성격이긴 해도 저처럼 사람 많은 곳은 별로 안 좋아하는건 매한가지라서 주로 넘편집에서 데이트 하면서 제가 음식을 해줬거든요.... 드물게 밖에 나간다면 집 근처 조용한 카페에 가서 그림 그리면서 얘기하고요... 모아놓은 돈도 없고 벌이도 변변찮았던 저도 저지만 시댁에 비해 저희 집이 기우는 편이라 결혼얘기도 제가 먼저 못 꺼내고 있었는데 남편이 먼저 얘기하더라고요 이미 양가 부모님 상견례 날짜랑 장소도 자기가 다 잡아놨다고요...와 진짜 이 사람은 대단하다고 그 때도 남편한테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놀랍게도 시부모님은 저를 맘에 들어하셨어요 잘난 아들이 어릴 때부터 워낙 확고하게 혼자 살겠다 큰소리를 쳐놔서 그러려니 하다가 자기한테 어울리는 짝을 잘 찾은 것 같다고요 오히려 저희 부모님이 첨에 너무 과분한 상대 아니냐면서 좀 오래 만나보라고 너무 빨리 결정하지 말라고 하시는 걸 남편이 저희 부모님을 설득하고 끈질기게 밀어붙인 끝에 저희는 교제 8개월 만에 식장을 잡아 결혼을 했고 남편이 살고 있던 3억 짜리 전세집에 이미 모든 게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제 월세방 보증금 삼천으로 소박하게 결혼식을 치른 후 나중에 아파트 청약이 되면 저희 부모님이 모자란 잔금을 최대한 채워주시기로 합의를 하고 신혼 살림을 시작했고 얼마 안 있어 임신을 했습니다 그땐 정말...이렇게 쓰면서 다시 생각해도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암튼 그 당시에는 저도 남편도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임신 5개월 쯤에 남편이 돈은 자기 벌이로 충분하니 저한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으라더군요... 제 월급의 세 배 넘게 버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저는 반박할 수가 없었고 어느 모로 봐도 그게 맞았습니다... 어차피 야근이 잦은 남편이 아닌 칼퇴하는 제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상태였고 저야 워낙에 집에만 있으라면 땡큐인 사람이니 별로 달라질 것도 없었죠
출판사는 그만둬도 외주 일은 계속 할 생각이었습니다...정말 초라하고 별볼 일 없지만 그래도 제가 안 되는 깜냥에 너무너무 힘들게 쌓은 인맥이라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었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그림 일만은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육아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앉아서 차분히 그림을 그려요? 클라이언트랑 통화하면서 의견 조율을 해요? 글 작가랑 미팅을 해요? 아들 쌍둥이를 혼자 키우면서는 허황된 꿈이었습니다...남편이 절 조금이라도 도와줬다면 혹시 모르겠습니다만 남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집안일이 전부 제 몫이듯이 육아도 당연히 저의 전담이 되었죠 집에 와서 샤워하는 동안 제가 저녁을 차리면 그걸 먹고 제가 설거지 하는 동안 아이들이랑 살짝 놀아줍니다... 딱 설거지 하는 동안만요... 그리고 제가 부엌에서 돌아오면 저한테 애들을 맡기고 제가 아이들 목욕을 시키는 동안 유투브를 보다가 혼자 침실로 가서 잠이 듭니다.... 귀마개를 단단히 한 채로요 아이들이 몇 번씩 밤에 깨서 울 때마다 저를 발로 쓱 밀고는 이불을 뒤집어써버립니다...나중에는 그마저도 안 하더군요 안 그래도 제가 혼자 일어나 아이들을 재울 걸 아니까요
주말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차린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을 자거나 유투브 영상을 봐요....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 영상을요... 제가 청소하고 빨래 돌리는 동안 애들 좀 봐달라고 부탁하면마지못해 아이들을 맡긴 하는데 온 신경이 영상에 쏠려있어요...연예인은 연애 전부터 좋아하긴 했습니다 그 때도 제가 그림 그리는 동안 옆에서 아이돌 영상 보고 그랬지만 저한테도 저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저 사람도 그렇구나 이해했습니다 서로 좋아해서 결혼했지만 서른 넘어 만난 사람들인데 설마 어린 애들도 아니고 24시간 붙어있지 않으면 곧 죽을 것처럼 연애했을까요 적당히 나 좋아하는 거, 너 좋아하는 거, 그렇게 각자 하더라도 서로 편한 게 좋았죠
하지만 이제 아이가 생겼잖아요....그것도 둘이 합의해서 동의해서 낳은 우리 아이잖아요....아이가 생기면 그만큼 자신만의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그런데 남편은 그 어떤 것도 포기 못 하겠답니다 저도 제가 즐겨하던 게임을 아이 생긴 이후로 끊었습니다 제가 무슨 롤이나 오버워치 같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닌텐도 유저라 짬짬이 하려면 못할 것도 없었지만 아이들 앞에서 게임기 붙잡고 있는 것도 교육상 못할 짓이란 생각에서요
하지만 남편은 제가 영상 좀 줄이고 아이들을 챙겨달라는 말을 할 때마다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서 이 정도 취미 생활도 못 하고 사는 게 말이 되냐고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딱 잘라냅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너는 집에만 있으니 아이 보느라 힘들어도 직장에서 사람한테 치일 일은 없지 않냐고 저는 아이 보면서 인터넷도 하고 드라마도 볼 수 있지만 자기는 일하느라 단 1분도 아이돌 영상을 직장에서 볼 수 없으니 집에서 밀린 영상 따라잡아야 한다고 하루종일 밖에서 시달리고 온 사람을 온전히 쉬지 못 하게 하는 제가 너무 이기적이래요
제가 그래서 언제는 이렇게까지 말을 했죠....
너랑 똑같이 일하는 ㅇㅇ (우리를 엮어준 제 친구) 이는그렇게 좋아하는 게임 집에서 하게 시켜준대? 주말에 반나절만 게임하게 해달라고 와이프한테 싹싹 빌어도 절대 허락 안 해준다더라 걔는 지가 퇴근할 때 장 다 보고 설거지 다 하고 주말에 와이프 친정 보내고 지가 애보고 집안일 다 하면서도 그러고 사는데 내가 너한테 출근할 때 쓰레기 봉투 한 번 버려달라고 한 적 있어? 애 둘 앞뒤로 업고 매일매일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게 나야 내가 아예 다 끊고 보지 마 하는 것도 아니고 그 동안 너 좋아하는 애들이 콘서트 할 때마다 꼬박꼬박 티켓도 사주고 암말 안 했는데 어떻게 아이돌 영상은 제발 평일에만 보고 주말에는 온전히 애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에 이기적이란 말이 나와? 그랬더니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내더군요... 자기가 백퍼센트 자기가 벌어오는 돈을 제가 관리하면서 콘서트 티켓을 자기에게 사줬다는 표현이 너무 어이없대요....제가 선물로 집에서 결제하긴 했지만 그 돈이 자기 돈인데 제가 사주긴 뭘 사줬냐며 어떻게 사줬다는 소리가 나오냐는 겁니다...
그러더니 게임을 하게 시켜준다느니 허락을 해준다느니 이런 표현도 너무 불쾌하대요 내가 내 집에서 나 하고 싶은 거 하는데 네 허락이 왜 필요해? 네가 나한테 시켜주긴 뭘 시켜줘? 이러면서 화를 내는데 제가 나 좋으라고 이러는 거냐고 아이들 앞에서 무슨 짓이냐고 말려도 안 듣고 집안일은 도우미 쓰면 그만이라면서 저보고 그럼 나가서 도우미 비용 벌어오면 되잖냐는 겁니다 그 말에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웃기는 건 그 와중에도 덜컥 겁이 났어요 진짜로 벌어오라고 하면 어쩌나 하고요...가진 거라곤 알량한 그림 재주랑 출판사 경력 뿐인데 그마저도 2년을 통으로 쉬었고프리랜서라도 하려면 인맥 관리가 생명인데 그마저도 육아한다고 끊겼고 성격상 다시 찾아가서 친한 척하며 다시 인맥 쌓겠다고 여러 사람 만나야 할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두렵고 한창 일할 때도 한 달에 이백 겨우 벌던 내가 무슨 수로 그보다 더 비싼 도우미 비용을 벌어오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말은 또 남편에게 못 했어요....사실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이미 저보다 본인이 저의 그런 처지를 더 잘 알아서 저렇게 말한 걸 테니까요...친구한테는 이런 얘기 안 했습니다 아니 못 했습니다 예전에 친구가 저한테 그랬거든요 내 마누라가 맨날 나한테 내 자식 낳고 키워주는 거 고마운 줄 알라는데 솔직히 걔는 그런 말할 자격 없지 지가 혼자 무슨 재주로 신도시 아파트에서 차 굴리고 산다고, 고맙다는 니가 니 남편한테 할 소리지
그렇죠...저는 남편에게 한없이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힘들게 애를, 그것도 쌍둥이를 거의 혼자 키우다시피하면서도 누구처럼 고마운 줄 알라고 떵떵거리기는커녕 이렇게 보잘 것 없는 나와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남편에게 평생 감사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대든 아파트 이웃들이 어떤 시선으로 저를 보든 그래, 내가 모자라니까 이런 거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그저 남편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일 뿐이다 하고 제 자신을 설득했습니다 자존심 같은 게 있었다면 처음부터 결혼하지도 못 했겠죠 저를 두고 시부모님 제외한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말이 오고 갔을지 정말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고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결혼식에서 사람들이 절 보는 시선들, 제가 하는 인사들에서도 은연 중에 절 무시하는 게 느껴지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저는 남편이 좋았고 남편도 절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남편이 이런 식으로 저에게 상처를 준다면 이 마음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이 점점 사라집니다 그림도 그렇고요... 저는 아이들도 남편도 사랑하지만 그림 그리는 걸 너무 좋아해요.... 너무너무 다시 하고 싶어요 아이가 크면 그림은 다시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시 그리는 그림 속에 제가 없을까봐 너무 겁이 납니다 저는 맑고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이렇게 가다가는 제 그림도 상처 투성이가 되지 않을까요 남편 대한 원망과 분노로 얼룩지지 않을까요 그런 그림을 누가 보고 싶어할까요.... 아무쪼록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