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어떻게해야 좋을지 충고좀 해주세요..

쓰니 |2023.05.01 18:47
조회 6,819 |추천 8
저는 현재 29살 여자입니다.현재 굉장히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머리론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만 도저히 실천한 용기가 나지 않아 조언 및 충고를 듣고자 글 올립니다.글이 길어지지만 대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아빠가 굉장히 가부장적이시고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하신 분인데요,언행도 조금 거치신 편이여서 자기 기준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타인, 가족 가릴 것 없이 씨X, 개XX 같은 욕을 섞어가며 언성을 높여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제 사춘기 시절엔 리모컨이나 핸드폰 등을 던지기도 하고 자기 화를 못 이겨 문이나 옷장을 발로 차기도 하셨습니다. 한번 화가 나면 누구도 말리지 못할 정도여서(정말 경찰이고 형제고 아무도 못말립니다.. 그 순간 만큼은 아무것도 안 보이세요..) 저희 가족은 단 한번도 아빠에게 말대꾸나 반항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뒤에서, 속으로 엄청나게 욕할 뿐...
모든 일을 다 적을 순 없지만 굉장히 자기 성격대로 사신 분이세요. 다만 저희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고, 현재는 많이 유해지신 편임에도 워낙 어렸을때부터 봐왔던 강압적이고 무서운 모습에 현재까지 아빠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긴장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가장으로서의 책임은 다 하셨어요.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이사와 술집 간판 달린 작은 가게를 집으로 얻어 저희 온가족이 살았는데, 열심히 막노동하시며 번 돈으로 현재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비위만 잘 맞추면 큰일이 일어나지 않아 되도록 아빠 기분에 거스르는 행동은 하지 않고 최대한 밝고 애살있는 말과 행동으로 최근까지 잘 지내왔는데요,
29살이 된 지금 그럼에도 느꼈던 크고 작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현재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까지 왔습니다.


그 중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이 '외박' 입니다.
쓸데없이 나가 노는거 싫어함 + 흉흉한 세상에 대한 걱정 + 돈 아까움 등의 이유로 통금이 중, 고등학생 때는 6-7시, 20살 초중반이 되서는 10-11시였습니다. 어쩌다 조금 넘어 집에 가게 되면 위에 적어 놓았듯 폭언이 쏟아졌고, 저 뿐만 아니라 엄마나 언니에게까지 불똥이 튀었습니다. 심하게 짜증을 내고 예전에 있었던 일들까지 들춰내 더 격하게 화를 내다보니 가족에게 미안하여 최대한 시간을 잘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특히 외박할 일이 있으면 머릿속으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상황을 몇십번 그려본 다음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뉘앙스와 행동을 보이셨지만 외박은 두달에 한두번 정도였기에 더 크게 반응하진 않으셨어요. 
그런데 저도 사람이다보니 20대 후반이 되니까 굉장히 답답하더라구요.. 친구들, 남자친구와 놀러갈 때 항상 제가 잘 안돼서 계획이 틀어지길 다반사..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도 이제는 눈치 보는 제가 잘 이해가 안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생각해도 이 나이에 아빠 눈치를 보며 제대로 놀러가지 못하는게 너무 한심하고 미안했구요. 
게다가 지금 현재 제가 6년 간의 회사 생활을 그만 두고 휴직 상태에 있는데,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하기도 했고 앞서 말했던 상황들 때문에 남들 만큼 제대로 놀지 못한 아쉬움을 지금 시간이 충분할 때 즐기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리고 3,4월 두 달 동안 총 5번의 외박을 하였어요. 평소보다 잦은 외박이라 말씀드릴 때마다 심장 떨리고 긴장되었지만 그럼에도 잘 말씀 드리고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제가 말씀 드렸을 땐 "뭘 그렇게 밖에서 자려고 용을 쓰냐." 이 정도만 이야기하셨는데 제가 집을 비우는 날만 되면 엄마에게 욕을 하며 "씨X 남자새끼들도 그렇겐 안 나가겠다." , "한번만 더 외박한다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 "애가 나간다고 하는데 엄마가 돼서 왜 안 말리냐." 등등 소리를 지르며 격양되게 말을 하셨더라구요.. 그 말을 전해 듣는데 '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예전에 아빠에게 들었던 폭언과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더해지며 갑자기 굉장한 우울감이 들었어요. 그걸 넘어서 아빠에 대한 분노와 혐오감까지 느껴졌구요. 

집이 여유롭지 못해서 대학 등록금을 75만원을 제외하곤 20살부터 제 힘으로 돈 벌어 경제적 독립을 했고, 금전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면 바로 도움도 드렸습니다. 제주도 여행도 보내드리고 용돈, 선물도 나름 자주 챙겨드렸어요. 평생 제 방 한번 가진 적 없고 사춘기 시절 항상 방문을 열어두라 할 때도 싫었지만 불평한 적 없었구요. 기분 나쁠 때마다 쌍욕하고 자존감 깎아내리는 말을 해도 집안 분위기 생각해서 언제나 먼저 살갑게 다가갔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참고 곯았던 감정이 한번에 터진건지 주체가 안됩니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우울감, 분노, 무기력감, 혐오가 미친듯이 새어나오는 것 같아요. 이젠 집에 들어가기 전이나 말을 꺼내기 전 숨이 가빠오고 온 몸이 춥고 간지러운 기분마저 듭니다. 온 몸이 새빨갛게 될 때까지 긁어야 하고 아빠가 작은 소리만 내도 온몸이 긴장되고 소름마저 돋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학습된 두려움이 크게 남아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용기가 없어요.. 지금은 잠잠해도 언제 터질지 몰라 무섭고 불안하고, 제 생각을 말로 꺼내는 순간 정말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될거고, 제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욕하고 윽박지를 아빠의 모습을 보면 제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앞으로 외박할 일은 또 있을거고 그 밖에 다른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럴텐데... 아버지와 말을 해보던지 뒷일 생각 안하고 나가서 자취하던지 둘 중 하나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은데 뭐든 최악이 될 것 같습니다. 저만 생각해서 될 일이 아니라 남아있는 엄마와 언니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이런 생각들을 하면 계속 도돌이표에요. 제 자신도 멍청하고 한심스러워요. 정말.. 문제점도 알고 좋진 않아도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아는데 할 수가 없어 미치겠어요.. 그냥 다 뒤로 하고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 어떻게 하는게 맞는 걸까요?




추천수8
반대수2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