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고등학생입니다 올해 입학했구요
굳이 따지자면 진로에 관한 고민입니다
서론이 좀 길어요 본론은 밑에 있으니 그것만 읽으셔도 됩니다
공부 열심히 했어요 초5 때부터
대형학원을 다니며 고생했습니다
한창 놀다가 공부를 하려니 학업 수준이 저와 너무 맞지 않아 힘들고 벅찼으며
자살이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온 때도 그 때입니다
그래도 시도같은 건 일제히 하지 않았어요!
중학교에 들어서고 2학년이 되자 시험을 치르는데 처음으로 시험점수를 보고 울었습니다
너무 어려웠던 것도 있고 중학교에 와서 대형학원은 웬만하면 끊었거든요
그렇게 동네학원을 다니고 점수는 점점 낮아지며 중학교 생활은 마무리했고
올해 고등학교를 입학해 학원은 다 끊고 문제집과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한 채로 금요일에 첫 시험을 치렀습니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현재 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성적 평균이 좋지않음이 예상되는 점수를 받았고
공부는 내가 노력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정말 내가 공부로 성공하는 건 안 될 거 같다 라는 생각이 점점 들어요
이렇게 저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글을 올리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건 가정 일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좋은 성적을 내어 좋은 대학에 입학해 좋은 직장을 얻길 바라십니다
저는 좋은 성적도 못 내고 있는데 부모님의 그런 기대가 부담스럽기만 해왔어요
어렸을 때 보던 웹툰이 재밌어 웹툰작가를 꿈꾼다 말씀드려서 좋은 컴퓨터와 타블렛도 사주시고
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던 부모님입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까 말씀드렸던 부모님의 기대가 강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제가 좋은 성적을 내오지 못하면 이만큼 지원해줬는데 너는 뭘 했냐, 성적을 내왔냐 공모전을 제출했냐, 한 것도 없으면서 놀기 바쁘다, 폰 압수하고 컴퓨터도쓰지마라 등 점점 강도가 센 말을 하십니다 이런 말에 감정이 무뎌진 것 조차도 슬프네요
제가 놀기 좋아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일은 미루다가 몰아서라도 끝내는 편이에요 자랑은 아니죠
웹툰작가가 될 거면 공모전을 준비하라는 아빠의 말을 들어 몇 개 지원하고 상 하나 탔습니다
근데 시간 내에 한 컷 한 컷 그리는 게 생각보다 힘들고 공부도 같이 하라는 말씀에 머리가 혼잡하더라구요
전에는 공부가 하기 싫어서 웹툰작가가 되고싶다 한 거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강하게 부정했는데 요즘들어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좋은 성적을 원하시는 부모님이 부담스러워 예체능쪽으로 발을 돌리면 좀 부담이 덜 할까라는 마음이 들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부모님은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유명한 회사에 취직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거기에 공모전도 꼬박꼬박 참가하라고 하십니다
웹툰 공모전은 스토리를 짜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계속 그림만 그리는 제게 아빠는 책을 읽고 글을 쓰라고 하셨고 저는 몇달 전, 책을 읽는 것에 흥미를 붙여 진로를소설가나 작가로 전향했습니다
아직 꿈이 많고 여러 진로를 생각할 나이이기에 아빠도 이해해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참가해야 할 공모전 세 개 중 하나를 참가하지 못했구요
5월 4일에 끝나는 시험때문에 지금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는 지금까지 본 시험 성적을 정확히 알려드리진 않았지만 좋지 않다는 건 부모님도 파악하셨는지 눈치를 주시더라구요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와서 공부를 하다가 2시간을 잤는데 부모님이 되게 혼내셨습니다
잠이 오냐, 세상에 저렇게 태평한 고등학생은 없을 거다, 성적 나오면 두고보자 라는 말씀을 하세요
제가 정말 폰을 압수당하더라도 제 머리카락 만큼은 건드는 걸 싫어하는데
전에 공부를 하지 않고 게임을 한 탓에 부모님께 마구잡이로 잘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똑같이 자르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제 성적은 겨우 반타작을 넘거나 그 이하입니다
그냥 공부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시겠지만 저는 공부머리는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죽어라 해도 오늘 영어 점수가 50점도 안 되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이도저도 아니게 사는 것 보다는 돈이라도 버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시험이 끝나고 친구가 하는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겠죠 예상은 합니다
하지만 공부로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성과를 내지 못한 걸 보면 공부는 아닌데 계속 붙잡고 있는 건 더더욱 좋은 결정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걱정되는 건 부모님의 반응입니다
여기에는 자극적이라 쓰지 못한 일이 몇가지 있지만 생각보다 많이 엄하세요 통제도 심하시구요
친구들이랑 놀러가면 해 지기 전 보통 6시까지 집에 오라고 하십니다
휴대폰은 집에 오면 항상 안방에 둬야 하구요
가끔 제가 휴대폰으로 딴 짓 하는 것 같으면 폰을 검사해 친구들과의 대화내역을 보십니다
때문에 욕설이나 좋지 않은 말을 하는 친구들을 마음대로 판단하시고 제게도 화를 내십니다
지금도 글을 쓰며 부모님 눈치를 보고 있어요
혹시라도 부모님이 제가 딴 짓을 하는 걸 보시면 아마 제 컴퓨터와 휴대폰은 영영 보지 못하겠죠
그런데 제가 공부를 하지 않고 알바를 하겠다고 하면 무슨 반응이실까요
대충 짐작은 갑니다
그래도 제가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 말씀드리면 조금은 수긍하시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어봅니다
긴 글을 읽기 귀찮아하실 분들을 위해 요약해드리겠습니다
통제와 억압이 심하신 부모님이 제가 공부로 성공하길 바라시는데
공부와 거리가 먼 저는 시험이 끝나면 부모님께 공부는 그만두고 알바를 시작하여 돈을 벌고싶다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제게 잘못된 생각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기에 글을 올려요
친구들에게는 우울한 얘기를 잘 못 하는 편이라 이렇게 익명으로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