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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여행 갔다가 압사사고 당할뻔 했습니다..

토신 |2023.06.13 16:22
조회 1,185 |추천 1
우선 저는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한 신입 응급구조사 취준생입니다.
취준하다 머리식힐겸 지인과 호주로 패키지 여행을 떠났습니다.
처음 가보는 패키지라서
여행사는 부모님이 예전에 가보셨던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도착하니 저희빼고 거의 다 어르신)
일정을 즐기다가 반강제 같았던 선택관광으로 '오페라하우스 야간투어'를 했습니다.
하필 이 날 비비드 축제기간이라고 드론쇼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이드 핸드폰 불빛만을 의지한 채
20명 정도의 일행들이 둘셋씩 손을 잡고 따라갔습니다.
가이드가 더 잘 보이는 곳으로 데려다주시는건지
사람들이 더 몰리는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인파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고,
사방에서 비집고 지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태원 사건'이 생각나서 양팔을 앞으로 접어 숨 쉴 수 있는 가드를 만들었지만, 이것조차 밀리는 것 같았고
갑자기 덥고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파 속에서 찍은 모습)

패키지는 단체활동이고 개별행동은 하면 안되지만,
가이드만 믿고 인파속에 가만히 서있다가 정말 큰일 날 것 같아 생존본능으로 지인의 손을 잡고 이탈해 빠져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같이 패키지 다녔던 아주머니 아저씨 부부께서
바로 제 앞에 계시길래 함께 모시고 나왔습니다.
함께 그곳을 비집고 빠져나오면서 의식잃은 외국인이 들것에 실려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습니다.
비비드고 뭐고 다 필요없고 이탈한 저희 4명은 한적한 도로변까지 올라가 피신했습니다. (이때 또 구급차 지나감)



(인파에서 조금 빠져나온 뒤 모습)


나중에는 패키지 다녔던 어떤 가족분들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어 뛰쳐나왔다고 하셨습니다.
알고보니 가이드도 인파에 밀려 근처 00에서 다같이 만나자고 했다네요.
드론쇼가 끝나서 사람들이 다같이 빠져나오고 있는데
이 위험한 상황에 저희는 다시 그 00으로 내려가야했습니다.


(드론쇼 끝나고 몰려나오는 사람들)

너무 무서워 언제라도 도망갈 준비를 하며 근처00에서 패키지 일행분들을 만났습니다.
가이드분도 놀라신 것 같았고,
어떤 일행분은 왜 말도없이 어디갔냐고 걱정했다 하시길래
저희와 함께 나온 부부께서 해명해주셨고, 저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또 줄줄이 가이드를 따라가며 좁은 길로만 가는데.. 너무 무서웠습니다.
가까스로 버스에 탑승했는데 가이드분은 미안하셨는지
갑자기 20명에게 물을 사주셨고,

본인이 폐쇄공포증이 있다며
다음 패키지부터 여기 안넣을거라면서
본인은 오늘만 사는 사람인데 살고싶어졌다고
이게 다 '경험'이라고 포장하며 웃으시더라구요.

그런데 더 기괴했던 것은 패키지 아저씨아주머니들이
가이드 고생했다며 따라 웃고 박수치고..
솔직히 거의 교주같았습니다.
그렇게 분위기 되살아나니 가이드는 바로
이제 돈 내놓으라고, 돈 받을거라고
웃으면서 선택관광비를 걷어가셨습니다.
저는 그때 한국에 사는 부모님께 실시간으로 사진+영상 보내고 부모님은 엄청 걱정하시며 뉴스 나올 일이라고 하셨지만,
가이드분은 호주에 오래 사셔서 이태원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모르시는 듯 했습니다.


-------------한국도착 후, 여행사 문의 후기--------------

해당 여행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사진도 보여드렸더니,
여행사 직원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보해주셔서 감사하다,
이 부분 체크해서 다음엔 위험하지않게 일정잡겠다" 끝..

그래서 제가 이 사실을 호주여행 카페에 올렸고
여행사 어디냐고 묻는 분들께 말해도 괜찮냐 물었더니,
여행사 직원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걸 물어보는 사람들은 여기 거르려는 의도일텐데,
솔직히 호주 정부도 예상치 못한 일이니까
저희 여행사의 100프로 책임은 아니지 않나요?
그러니 여행사만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말해주세요"

그럼 쪽지로 갠적으로 알려드리는 것도 문제가 되냐 물었더니,
여행사 직원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법무팀에 문의해보니,
카페에 올린 이 글이 사실 일지라도
누군가에게 ○○○○ 여행사라고 밝히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객님께 피해가 갈 수 있다."

저는 이 사건을 묻으면, 언젠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방관하는 살인미수 짓이라고 생각해 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
사람이 죽을뻔 했는데 앞으로 여행 갈 분들에게 어디 여행사인지 알려주지도 못하고 있네요..
저는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자유여행만 하려는데,
패키지가 필요한 부모님께서 만약 이런 일을 당하셨더라면
전 진짜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아무도 본인의 안전을 지켜주지 않고
결국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라고다시 느꼈습니다.

이상, 안전의식이 1도없는 여행사와 가이드의 처신이었습니다.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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