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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진상 현실

톡톡 |2023.07.24 17:59
조회 1,913 |추천 11
안녕하세요 요즘 진상 부모때문에 문 닫는 소아과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아과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 너무나 공감하기에 그 동안 근무하면서 겪은 일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절대 어떠한 과장, 거짓이 없이 사실만 적겠습니다.



1. 기본적인 진찰도 거부하면서 약 처방 원하는 보호자들

"아기 목이 아파서요", " 콧물이 나서요" 등등 진료 볼 때 보호자분이 환아 증상에 대해 얘기해주시면 의사는 청진, 코 안, 목 안, 귀 안 확인 등 기본적 진찰을 하게 됩니다.

진찰을 통해 그에 맞는 약 처방이 나가게 되는거죠

하지만 어떤 보호자들은 진찰을 위해 아기 마스크 내리겠다라고 하면 "마스크 꼭 벗겨야 해요? 코로나 걸리면 어떡해요", "여기서 다른거 옮으면 어떡해요" 라는 등의 이유로 진찰을 거부합니다. 

목이 아프다면서 아기 목은 보지 못하게 하고 콧물나고 코막힘이 있는거 같다면서 코 안을 보지 못하게 하고 약처방은 해달라고 합니다.

도대체 기본적인 진찰도 못하게 하는데 어떤 약을 처방해줘야 하는지,,

+ 대부분의 소아과는 진료 전 환아의 체온을 측정합니다. 체온 측정 시 성인과 달리 귀가 작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을 위해 귀를 살짝 잡고 체온을 재야합니다. 보호자분께 곧 진료 들어가야하니 체온 재겠습니다하고 아기한테 다가가면 아기를 품 안으로 숨기거나 체온계를 들고있는 직원의 손을 치면서 "우리 애 열 안나요"라며 체온 측정 조차 거부하는 보호자도 계십니다.



2. 시간 지키지 않는 보호자들

병원마다 접수 시간, 진료 시간, 점심 시간 등 정해져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접수 마감 시간이 오후 5시인 경우 전화로 "우리 아이 학원 마치는 시간이 5시 반인데 그 때 가면 접수 좀 해주시면 안돼요?", "제가 퇴근을 5시 넘어서 하는데 퇴근하고 바로 출발할테니깐 진료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등등 개인 사정을 얘기하며 정해져 있는 시간은 무시하며 진료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거나 접수 마감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원해서 "우리 애 조퇴하고 온건데 좀 봐주시면 안돼요?", "우리 애 열나서 왔는데 지금 좀 봐주세요", "지금 진료 좀 봐줄 수 있는거 아니에요?", "퇴근하고 오면 이 시간밖에 안되는데 그럼 우리 애는 계속 진료보지 말라는거에요?" 라며 당당하게 진료 요구를 합니다.

접수 마감 시간이 지나 오늘은 어려울거 같다고 안내를 하면 "애 아파서 그런다니깐요?", "아파서 우리 애 잘못되면 책임질거에요?", " 우리 애 한명만 좀 봐달라니깐요" 부터 시작해 정말 심한 보호자분들은 "당신 이름 뭐야",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 "의사 어디있어. 직접 나와서 지금 진료 못 본다고 종이에 적고 싸인해" 등 큰 소리를 냅니다.

만약 정말 열이 많이 나거나 많이 아파하는 아이가 내원하게 되면 점심 시간이거나, 접수 마감 시간이 지나도 진료 볼 수 있도록 해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라는 몇몇 보호자분들이 있습니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병원은 개인 사정을 모두 들어줄 수 없는 곳입니다.

보호자분 입장에서는 우리 애 한명이겠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그 한명 한명이 모여 수십명이 됩니다.



3. 아이 없이 진료 보러 내원하는 보호자들

아이 약 처방이 필요하다면 아이랑 같이 내원해야 합니다.

아이랑 같이 오지 않아서 접수를 해줄 수 없고 진료도 볼 수 없으니 아이랑 같이 내원해주셔야한다고 안내를 하면 "다른 병원에서는 해주던데", "그냥 약처방만 받으려고 온건데요?", "우리 애 지금 어린이집/학교/학원에 있어서 못 와요", "그냥 좀 해주면되지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구세요?"

병원에서 어떻게 아이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보호자의 말만 듣고 약 처방을 해줍니까?

아이는 진료 보지도 않고 보호자가 얘기하는 것만 듣고 처방을 해줬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병원에 있습니다. 그리고 보호자도 분명 병원 탓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 학원이 저녁에 끝나 병원에 올 수 없다고 말하는 보호자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면 학원이 우선이 아니라 병원이 우선입니다.

아이가 지금 학원에 있어 같이 못 온다고 얘기하지 마시고, 아이랑 같이 내원해주세요.



4. 수액 치료

아이들은 성인처럼 수액 치료 시 빠른 속도로 주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적은 용량의 수액을 처방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2~3시간은 소요되며, 나이가 어릴수록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 진료 대기 환자가 많거나, 진료 마감 시간이 가까워졌을 경우 수액 처방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분이 접수할 때 애기 수액 맞으려고 왔다라고 얘기하시면 병원에서는 현재 진료 상황을 파악한 후 보호자분께 지금은 대기자가 많아서/곧 진료 마감 시간이라서 수액 처방은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안내를 드리면 "그럼 진료 안보고 수액만 맞고 갈테니깐 지금 바로 수액 달아주세요", "왜요? 입원실 있잖아요. 입원실에서 수액 맞고 가면 되잖아요", "여기 건물 복도에서 맞고 갈게요", "나도 수액 맞아봤는데 1시간이면 다 끝나던데?", "당신이 의사야?"


수액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진료는 필수이며 병원에 입원실이 있다고 외래환자가 입원실에서 수액을 맞을 수는 없습니다. 입원실은 입원할 정도로 많이 아픈 아이들과 전염성이 있는 아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만약 외래 환자를 입원실로 보냈다가 감염 등의 문제라도 생긴다면 모두 병원 책임이기에 외래 수액실이 따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만 두고 직원들은 퇴근할 수 없습니다.


5. 아이 방치하는 보호자들

병원에 내원하는 몇몇 아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의자에 낙서하고 접수증에 낙서를 합니다. 아이들에게 그러면 안된다라고 얘기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보호자들이 꽤 있습니다. 

심지어 병원 안에서 어린이 퀵보드를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보호자분들이 말리지 않고 오히려 귀엽다고 동영상,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낙서한 종이를 치우지 않고 의자 위나 바닥에 그냥 두고 가시고, 개인정보동의서, 신환종이 등 작성할 때 사용하라고 비치해놓은 볼펜과 종이를 아이들한테 낙서하라고 손에 쥐어줍니다.

다른 보호자분이 접수증 작성을 하려고 바로 옆에서 볼펜 찾는다고 두리번거려도 모른 척하면서 본인 아이 낙서하는 거만 귀엽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병원은 다른 아이들과 보호자분들이 있는 곳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면 병원에서 뛰어다니면 위험한 거라고, 의자나 벽에는 낙서하면 안되는거라고, 퀵보드 타는 곳이 아니라고 아이한테 얘기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일들도 많지만 글로 다 적기에는 너무 많아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진상 보호자보다 좋은 보호자가 더 많지만 악성 진상 보호자는 정말 소아과를 비롯한 모든 병원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아이가 소중하듯이 병원에 일하는 모든 직원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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